장애인 이동권

권명길 특별교통수단이동권연대 공동대표 / 기사승인 : 2021-01-27 00: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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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권

2005년 1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하 교통약자법)이 제정됐고, 2006년부터 시행됐다. 이동권이라는 용어가 법률에 직접 명시돼 이동권 보장정책에 기준이 됐고, 이동권이 구체적 권리로 인정됐다. 장애인 이동권이란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비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때 불편함 없이 움직일 권리를 말한다.


나는 전신경화증을 진단받았다. 주변에서 보기 드문 희귀질환으로 혼자서 움직일 수 없을 만큼 몸 상태가 악화됐고, 2012년 지체 1급을 판정받았다. 장애등급이 폐지된 현재는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에 속하며, 전동휠체어가 없이 집 밖을 나가는 건 아예 불가능 일이 됐다. 앞으로도 계속 전동휠체어와 한 몸으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장애인콜택시가 중요하게 느껴진다. 지금까지 경험한 일들로 인해 더욱더 ‘장애인 이동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음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전국 지자체별로 특별교통수단인 장애인콜택시를 운영 중이다. 지자체마다 명칭도 다르고 운영방식과 요금도 다르지만, 내겐 장애인콜택시 운영 여부에 따라서 타 지역 방문의 유무가 정해진다. 평소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해서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가고,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학교에 가거나 직장으로 출근도 하고, 정해진 병원 일정에 맞춰 치료와 재활을 위해 병원으로 이동한다. ‘나에겐 유일한 교통이동수단이 장애인콜택시가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울산에서는 더더욱 장애인콜택시가 중요한 것 같다.


작년 8월, 울산 장애인콜택시 운전원들이 처우개선과 임금협상 등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했다. 당시 장애인콜택시는 바로콜로만 접수를 받았고, 언제 배차가 될지 모른다는 불확실한 상황에 2시간 전부터 콜 신청하고 배차를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24시간 운행하던 심야시간을 없애고 밤10시까지만 운행했다. 노동자의 권리에 가로막힌 장애인들의 이동권은 속수무책이었다. 이 상황에 이동의 어려움을 겪는 우리가 대체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투석하시는 분들이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파업 당시 10대 안팎으로 운행 중인 장애인콜택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장애인 당사자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서로가 겪는 어려움을 알았고, 우리는 파업에 대한 불편함을 민원으로 호소하는 것보다 ‘필요한 사람이 먼저 탑승할 수 있도록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기로 했다. 그때 함께 뜻을 모아서 참여했던 장애인 당사자들과 단체들이 모여 특별교통이동권연대를 구성하게 됐다. 지금도 우리는 장애인 입장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길 바라고 있다. 이처럼 장애인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조금 불편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장애인 당사자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은 심각한 문제였다. 조금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장애인 당사자는 건강을 잃을 수 있는, 목숨을 걸어야 했던 일이다.


작년 여름, 교육시간에 맞춰 바로콜을 신청하고 기다렸다. 앞에 대기자 몇 명… 계속된 배차 지연… 대기시간이 길어질수록 교육에 참석할 확률은 줄었다. 그때 콜센터에 배차 여부를 물어보고,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 일단 휠체어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차로 8분 거리면 금방 도착하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푹푹 찌는 날씨에 휠체어로 목적지까지는 너무 멀게 느껴졌다. 40여 분을 가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약속을 어길 수 없다는 마음이 앞서 무작정 가긴 했지만 폭염 속에 두 번 다시 휠체어로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처럼 장애인콜택시 운행차량 대수변동은 장애인 당사자의 이동에 있어 불편함을 유발한다. 정해져 있는 약속을 늦추거나 취소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상황을 미리 알고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운행차량 대수변동이 있다면 미리 안내할 필요가 있다.


특별교통수단의 운영은 지자체의 권한이기 때문에 지자체장의 의지로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울산 장애인콜택시는 전화,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앱 등을 활용해 접수할 수 있고, 대기 현황을 고지하는 등 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장애인 당사자들이 겪는 불편함은 여전하다. 이제부터는 서로가 장애인 이동권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고, 이러한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누구나 마음 편히 원하는 것을 보고 경험할 수 있는 사회가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권명길 특별교통수단이동권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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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명길 특별교통수단이동권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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