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반 산림순환경영 특구 지정해 시범사업부터”

이종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11-12 21:3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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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공동기획
5~6일 울주형 그린뉴딜 일자리 시나리오 워크숍
유영민 생명의숲 사무처장 발제 ‘숲과 사회적 경제’
▲11월 5일 울주군 상북면 소호리 마을 체험관에서 유영민 생명의숲 사무처장이 ‘숲과 사회적 경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우성 시민기자

 

‘무늬만 간벌’ 막으려면

 

[울산저널]이종호 기자= 사회적 경제와 공유경제로 지역의 숲을 지속가능하게 ‘경영’할 수 있을까? 11월 5~6일 울주군 상북면 소호리 마을 체험관과 소호 숲센터에서 울주형 그린뉴딜 일자리 모델 시나리오 워크숍이 열렸다. 

 

노사발전재단의 울주군 상생형 지역일자리 컨설팅 사업 4개 분과 연구진을 이끄는 한상진 울산대 교수(사회학)는 울주형 산림일자리 모델이 ‘생태사회적 경제’라는 산림경영과 목재순환의 통합적 틀에서 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산주포럼을 통한 산림경영 단위의 확립은 50년 전 한독 임업협업체 전통을 새롭게 계승하는 산림일자리 모델의 첫 단추”라며 “현 단계에서 솎아베기 목재가 자원순환 사회적 경제로 연계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같은 전문가 집단이 산림경영의 틀을 만들어내는 것은 울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솎아베기를 통한 숲의 회복력 유지가 목재 자원순환을 위한 소재 제공으로도 연결되는 가치사슬이 만들어지기 위해, 무늬만 간벌이고 모두베기로 위장될 위험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산림전문가의 개입이 필수적”이라며 “산림경영과 목재순환이 통합적으로 운영되기 위한 산주와 산촌 주민의 수익 공유 규칙이나 참여적 거버넌스의 제도화가 고민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유지의 비극’ 막으려면 

 

‘숲과 사회적 경제’를 주제로 발표한 유영민 생명의숲 사무처장은 산림 분야가 다른 분야에 견줘 성장가능성이 높고 다양한 스펙트럼의 전문 일자리를 창출할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숲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8~10조 원에 이르고, 공익적 가치는 연 221조 원에 달한다. 하지만 산림의 사적 소유와 난개발은 산림자원과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지구온난화와 사막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모두에게 개방된 목초지가 있다면 목동들이 자신의 사유지는 보전하고 이 목초지에만 소를 방목해 곧 황폐해지고 말 것”이라는 ‘공유지의 비극’을 막기 위해 200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엘리너 오스트롬은 “산림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소유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하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유영민 사무처장은 “공적 영역, 공적 공간과 프로그램을 확대해 사적 영역과 균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이덴슈타트 택벌림 경영

 

해외의 지역 산림경영 사례도 소개했다. 필리핀은 대통령령과 환경자원부 행정명령을 통해 산림에 대한 지역사회의 실질 소유권을 인정하는 지역기반 산림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독일 흑림의 프로이덴슈타트는 목재 수확보다는 경관과 휴양 기능에 중점을 둬 숲을 관리하는 택벌림(항속림)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프로이덴슈타트의 택벌림은 다양한 구조의 혼효림과 천연치수를 활용한 갱신을 지향하고 이를 통해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려고 한다. 택벌림은 땅부터 나무꼭대기까지 엽록소로 가득한 숲이고 아기 나무부터 100년 이상 된 나무까지 하나의 공간에 여러 시간이 혼재된 숲이다. 

 

프로이덴슈타트 택벌림에서는 전체 갱신 면적 중 95%는 천연갱신하고 나머지 5%만 인공갱신하고 있다. 가지치기는 양질의 대경재를 생산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지역 담당관이 현장을 답사하며 가지치기할 나무를 선택한다. 가지치기 후 직경 80cm까지 키워야 비용을 제할 수 있어 꼭 키울 우량목을 골라 헥타르당 100~200본가량 가지치기한다. 흉고지름 15cm 정도인 나무를 대상으로 지하고 10m 정도까지 가지치기하고, 가지치기할 때 지름의 3배가 될 때까지 키워야 옹이가 없는 고급재 생산으로 가지치기 비용을 제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이 발생한다.

 

일본 사토야마(里山) 운동

 

그린짐은 1997년 영국에서 시작된 새로운 형식의 숲속 건강 증진 프로그램이다. 환자를 대상으로 숲속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재활훈련으로 활용한다. 실내 재활보다 임상효과가 더 높다. 숲속 작업 치료로 일반인 대상으로도 실행한다. 생명의숲에서 2017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사토야마(里山) 운동은 도시화와 연료혁명에 따른 생태경관 변질과 전통생활문화 쇠퇴에 대한 반작용으로 시작됐다. 지역주민과 출향민들이 생활림을 가꾸고 보전하며 전통문화경관으로서 사토야마를 복원했다. 오사카 사토야마 클럽은 산촌 주민들의 자발적 모임이다. 1989년 조직돼 2002년 비영리법인으로 승인됐다. 지자체, 기업, 개인으로부터 위탁받은 24헥타르의 산지를 관리한다. 산림환경, 임업 교육과 훈연용 목재칩, 땔감, 커피 로스팅 등 소득사업도 한다. 도쿄 도시공원을 관리하는 NPO-birth도 비영리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시모카와정 순환형 산림경영

 

일본 홋카이도 시모카와정은 2014년부터 순환형 산림경영을 시작했다. 해마다 50헥타르를 벌채하고 나무를 심어 60년 동안 키운다. 그렇게 3000헥타르의 지역 산림을 경영해 원목을 생산한다. 원목을 제재하고(1차 가공) 훈연재, 목탄, 목초액, 목제품, 공예품, 아로마오일 등을 생산한다(2차 가공). 공공기관, 학교, 역사 등 공공시설에 지역 목재를 우선 활용하고, 공공시설, 고령자 복합시설, 학교와 병원, 버섯 재배 농장 등에 바이오매스 열에너지를 공급한다. 유아부터 고등학교까지 산림교육을 실시하고 주민 숲해설가를 활용한 산림생태관광도 활발하다. 

 

시모카와정이 지역의 공유림을 활용해 지속가능 산림경영에 나서게 된 건 1980년대 급격한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2007년 시모카와정 자치기본조례에 ‘지속가능한 지역사회의 실현’을 목표로 명시하고, 지역의 산림자원을 남김없이 사용하는 산림종합산업, 산림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열에너지 완전자급, 초고령화 대응 사회 등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만들기 3대 전략을 마련했다. 2009년에 견줘 2016년 인구는 거의 변동이 없었지만 14세 이하 인구가 늘어 고령화율이 낮아졌다.

 

시모카와정의 성과는 전문성과 산림경영 능력을 겸비한 장기근속 공무원과 헥타르당 60미터에 이르는 임도와 작업로 등 기반시설이 뒷받침했다.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지역 목재를 우선 활용하는 정책과 유치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산림과 임업교육을 체계적으로 실행한 것도 성공 요인이다. 

 

지역기반 산림순환경영

 

유영민 사무처장은 “산림경영을 통해 지역 일자리와 주민 소득창출을 위해 지역 내 목재생산, 1~2차 가공, 지역재 이용이라는 공급체인이 구축돼야 하고, 이를 위해 집단화, 집약화가 가능한 지역기반 산림순환경영이 필요하다”며 “목재 외에 확대되고 있는 비목재 임산물, 산림서비스 등 연관 산업을 포함한 광의의 지역기반 산림순환경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기반 산림순환경영 체계가 구축된다면 산림경영-목재생산-목재가공, 임산물 생산-가공, 산림서비스 등 일련의 산림산업 주체들이 지역기반 산림순환경영 체계 속에서 역할을 분담해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주민 소득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영민 처장은 “산림에 부여된 사적 가치는 공적 가치의 테두리 안에서 허용된다”며 “산림을 공유자산으로 관리하고 이용하는 방법은 이해관계자의 합의를 통해 결정돼야 하고, 자치와 협치를 통한 관리 외에 다른 대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산림 협치의 최소 단위는 기초자치단체 단위의 지역사회일 수밖에 없고, 정부는 협치의 규칙을 제공하는 정도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역사회의 산림 협치는 생태적 산림순환경영을 목표로 하고 지역 산림과 직접적 이해관계를 가진 주민들이 주도하는 협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기반 산림경영을 위해서는 산림기본법을 개정해 시군 단위 지역산림계획을 법정계획으로 바꿔 지역 단위 산림경영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민관협력형 지역기반 산림순환경영을 위해서는 임도, 기계화, 인력 양성, 수종 개발 등 기반이 구축돼야 하고, 산림을 정비해 임상과 영급, 밀도를 관리해야 한다. 

 

임팩트 금융, 녹색 금융 등을 활용해 자본이 조성되고 산림 (준)공영제를 통해 정부와 민간 경영체가 공동책임을 지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대리경영과 집단화, 위탁, 투자, 매입을 통한 집약화도 필요하다. 산림조합의 역량을 강화해 산림경영 주체로 만드는 것과 산림조합 외 민간 영역이 산림경영 주체로 나서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특정 시범지역에 집중투자해 성공 모델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유영민 처장은 우리나라 산림산업 전반을 담당하는 산림산업 플랫폼과 지역 단위 산림위원회를 거버넌스로 제안했다. 산림경영체는 집단화, 집약화, 규모화하고 유동(지분)화, 융복합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 유영민 사무처장은 “국내 산림경영이 정부 보조 기반의 공공사업이 중심이고 이런 특성이 당분간 중장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산림경영 주체도 산림경영의 공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사회적 경제 영역을 중심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업자협동조합을 산림경영체로 육성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지역기반 산림산업 특구

 

산림산업 클러스터(지역기반 산림산업 특구)는 지역주민과 산주가 사업주체가 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지역기반 산림경영과 사회적 경제 사업 등을 하기 위해 지정한 산촌 내 특별 구역이다. 목재생산과 복합경영, 가공산업 등 자원순환형 산림산업을 다양한 사회적 경제 단위가 결합해 추진한다. 

 

대리경영제도를 활용한 산주 참여와 연접한 국유림을 포함해 국사유림 통합 최소 1만 헥타르 이상의 산림경영 대상지를 확보하고 목재생산과 복합경영, 지역 내 가공산업을 육성한다. 산림청과 지자체가 협력해 지역산림경영위원회와 중간지원조직으로 지역산림산업지원센터를 운영한다. 숲 가꾸기, 산림 복합경영, 적정기술 장비 생산, 작은 제재소와 작은집 짓기 등 지역 목재생산과 가공, 산림복지 서비스 등에 사회적 경제 사업체를 육성한다. 

 

경기도 양평군은 순환형 산림경영과 자원 이용을 통해 산림일자리 2000개를 만들어낸다는 비전 아래 스마트 산림경영 기반 구축, 재해 예방과 산림 정비, 목재가공 유통산업 클러스터, 미이용 산림자원화센터, 비목재 임산물 클러스터, 산림서비스 클러스터, 사회적 경제 육성, 산림뉴딜포럼 운영 등을 전략 과제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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