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교육 민관학 거버넌스 만들자

이동고 기자 / 기사승인 : 2020-01-07 21: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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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도시 울산포럼 준비위원회’ 첫 시동
▲ 교육도시 울산을 꿈꾸는 교육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교육도시 울산포럼 준비위원회 첫 강연을 열었다.ⓒ이동고 기자

 

[울산저널]이동고 기자=  오랜만에 울산을 교육도시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애쓰는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6일, 울산광역시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교육 생태계를 만드는 거버넌스인 교육도시 울산포럼 준비위원회가 준비한 강의가 울산시의회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에는 ‘교육도시 울산포럼’ 준비위원회 최병문 준비위원장, 이미영 울산시의회 부의장, 손종학, 백운찬 시의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행복한 서귀포 만들기 사례’를 송형록 서귀포 어울림교육사회적협동조합 이사가, ‘서울형 혁신교육지구와 마을교육공동체 만들기’를 안승문 울산교육연수원 원장이 강의했다.

 

▲ 서귀포 어울림교육 사회적협동조합 송형록 이사는 비영리 재단법인이 민관학 거버넌스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고 기자  

 

인구 감소 행정시 서귀포를 좋은 교육도시로

송형록 이사는 인구가 줄어 드는 서귀포시에서 지역의 교육 문제를 풀었던 사례를 들려줬다. 2010년부터 교육기금을 만들어 서귀포에 교육 관련 비영리단체를 만들었다. 서귀포시는 인구가 16만 명 정도인 도시로 2010년이 지나니 15만 명으로 줄었다, 그전에는 아이들이 공부를 하러 제주시로 가면 학생만 갔지만 인구가 자연감소하기도 하고 ‘젊은 부모들의 더 높은 곳을 향한 교육 욕망’으로 10년 동안 만 명 정도 인구가 줄었다.

 
자동차와 도로가 발달해 제주시로 이주가 많아지면서 인구가 줄었다. 농사를 지어도, 서귀포시에 생계가 있어도 제주시에서 출퇴근하는 식으로 생활방식이 바뀌었다. 제주시와 지역 간 균형이 깨져 젊은 학부모들이 아이들 교육 문제로 전부 제주시로 가버렸다. 선생들도 모두 제주시에서 출퇴근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교육환경을 개선해 활력을 넣고 싶었다. 고등학교까지는 아이들이 지역의 향기를 맡으면서 커야 되지 않느냐는 고민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농촌을 살리고 생태를 살리는 서귀포만의 프로그램,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 인재를 키우는 좋은 교육도시를 만들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제주도는 2006년 7월 1일부터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이 시행, 정부직할령(政府直轄領)인 특별자치도(特別自治道)가 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산하에 기초자치단체를 두지 않는 단층제로 일반 도(道)급 자치단체보다 더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된다. 서귀포시장은 도지사가 직접 임명하고, 시의회도 없다.


서귀포시가 기초자치단체로 있을 때는 시장 아래 기금을 만들어 그 이자 10%로 책도 만들고 연수도 가능했다. 하지만 행정시장 아래 기금을 만드니 특별자치도로 도로 귀속됐다. 서귀포가 행정시로 되니 도는 어두운 곳을 보지 않고 보살피는 곳을 잊어버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어려움을 겪어 왔다. 2010년 11월 보다 독립적인 교육포럼 기구를 시민, 기업, 행정, 학부모 등 31명이 모여 만들었다. 서귀포시 교육 비전과 전략 수립을 자문하고 협의하는 기구를 만들자는 뜻으로 사람들이 모였다. 돈이 필요하니 기금을 만들자고 하니 기자들이 ‘뭐할 것이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2011년 3개월 만에 3억 원 이상을 모았다.

공익재단법인 설립해 80억 원 모아
출향 인사 재능기부 제주엔터테이너

비영리로 사단법인과 재단법인을 고민하다가 사람이 많은 결정구조보다 교육발전기금 100억 원 목표로 공익재단법인으로 가게 됐다. 이사 15명, 감사 2명으로 감독기관은 제주교육청이었다. 설립 목적은 △지역교육 발전 연구개발 사업 △교육환경 개선 지원 사업 △지역인재 육성 사업 △특화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지원 사업 △장학사업 등으로 명시했는데 ‘특화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지원 사업’에 중점을 둬서 진행했다. 80억 원을 모아 42억 원을 기본재산으로, 나머지 38억 원 중 35억 원은 프로그램 진행에 사용했다.


재능기부 사례가 있는데 제주엔터테이너 모임이라고 서울, 경기도 등에서 활동하는 제주 출신 사람들이 2011년부터 지금까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대중적인 엔터테이너, 연기, 연출, 극작, 패션, 의료, 모델까지 진행했다. 2박 3일 고향에 있는 후배를 위해 재능을 기부했다. 고향 출신의 선배들이 지도하니 후배들이 잘 따랐고 꿈을 키우기도 하고 꿈을 떼 주는(조절해주는) 역할도 무리 없이 잘 진행했다. 홍대 미대 학생들이 재능기부를 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지역 인사들이 강의하고 아이들과 놀아 줬다.


CMS을 통한 5000원, 1만원 후원 등 적은 금액이지만 지속적으로 모으는 것이 중요했다. 학생들이 바자회에 동참해 다문화 가정 기부금을 모았다. 고향을 떠난 출향인들이 부산, 울산, 포항 등 향우회를 할 때마다 직접 돌아다니면서 기부를 받았다. 자신을 알리지 말라며 기부도 하고 경조사 상을 치르고 난 다음에 기부하는 분도 있었다. 시민 중심으로 청소년들이 같이 운영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이런 장학회의 예는 거창군장학회(군 직영), 안성시민장학회(시 직영), 합천군교육발전위원회(군 직영), 광주시민장학회(시 직영), 여수시인재육성장학회(민간 중심)등이 있다. 송형록 이사는 특히 민간 중심인 여수시인재육성장학회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능기부를 활용한 프로그램으로는 △제주청소년 대중문화캠프 △홍익대 재학생 재능기부 미술캠프 △대학 전공 탐색하기 등이 있었고, 청소년 주축 프로그램으로 △청소년 동아리 축제 ‘몬딱’ △청소년의 목소리 프로젝트 △서귀포시 청소년의회 △청소년의 모의 유엔대회가 있었다.

또 문화·예술·역사·체육 인성 프로그램으로 △토요 청소년 인문학 강좌 △지역 역사 속으로 찾아가는 청소년 교육 △네-올리 사람 ‘효’교육 학력 신장 프로그램 △자기주도학습 △청소년 토론 아카데미 △소외계층 청소년 멘토링 △논술, 면접 캠프 △수능특강이 있었다. 

농촌지역 활성화 프로그램으로 △인성교육 모록밭 체험농장 운영 △학부모가 함께 하는 승마체험 △부모님과 함께 박물관 탐방 △우리학교 벽화 그리기 등이 있었다. 문화탐방과 어학프로그램으로는 △사제동행 해외 문화체험 △대학교와 타문화 탐방 △자매교류도시 홈스테이와 문화탐방도 진행했고 기타 프로그램으로 △제주진로직업박람회 △서귀포시 청소년 진로축제 △혁신과 비전 ‘서귀포의 꿈’도 진행했다.

서귀포 어울림교육 사회적협동조합
비영리 재단이 거버넌스 핵심 역할


송 이사는 그 뒤 서귀포 어울림교육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었다. 교육적 재능을 가진 분들을 모아서 활용해보자, 주민참여 형태로 접근해보자는 식으로 교과부 인가를 받았다. 제주에 수학여행을 오면 여행사보다는 협동조합원들이 제주도의 속살을 보여주는 활동을 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보다 잘 사는 선진국이 아니라 함께 가려는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국가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찾았다. 베트남 여행을 통해 영어와 담 쌓고 살았던 아이들이 영어공부를 새로 시작하고 국내의 벽을 넘어 외국에서 활동할 꿈을 꿨다. 베트남 교실에 가서 에코백을 직접 만들어보고 힘든 것을 체험하니 학생들이 처음으로 ‘선생님, 존경스럽습니다’고 말했다.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특성화고 청소년 미래인재 육성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베트남에서 공정무역 배우기 미션을 하고, KONICA 한국사무소, 삼성전자, 베트남 초등학교, 하룽베이 등을 방문했다. 항상 느낌 나누기와 보고서로 경험을 공유하고 축적했다. 하노이 키즈와 문화교류도 했다.
서귀포는 행정 수장들이 자주 바뀌기에 변화가 많은데 지속적으로 갈 수 있는 것이 중요했다. 안정적인 교육기금을 모으기 위해서는 비영리재단이 변화의 핵심이 돼야 한다. 국내외 여행의 패러다임을 비영리재단 ‘제주올레’가 만들었다. 포장을 잘 하는 정도가 아니라 생태를 살리는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했고, 세상을 바꾸는 힘은 비영리단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서귀포 시민들의 역량을 결집한다면 안 될 것 없다는 생각했다. 사회적인 기금을 잘 사용하도록 잘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판단,  삼다수 등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끈기 있게 설득했다.


송형록 이사는 참석자들이 던지는 질문에 “지역사회 교육의 변화는 학교만으로는 어렵고, 지역사회와 시민이 나서서 도와줘야 한다.”, “학교에 만들어지는 학부모협동조합은 학부모들 욕심만 아니라 학생들 욕심을 챙기는 협동조합이 됐으면 한다.”, “하이에나는 혼자라서 외롭다. 늑대처럼 참여와 협업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등의 조언을 들려줬다.  

 

▲ 지난해 9월에 취임한 안승문 울산교육연수원장은 조건이 가능할 때 민관학이 협업을 통해 거시적인 협약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고 기자  


서울교육 희망선언과 혁신교육지구

안승문 울산교육연수원장은 먼저 제주도는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자치 역할을 할 수 없는 지역으로 상부기관인 도가 시장을 임명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마을교육공동체도 없을 때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라고 서귀포 사례를 높이 평가했다.

  
안 원장은 3.1운동 5개월 전인 1918년 10월에 법정사에서 항일투쟁이 일어나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교육하고 있고, 국가적으로 역사범죄를 저지른 베트남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들 교류활동은 국가를 앞서가는 활동이라며 이런 두 가지 활동만 봐도 서귀포의 교육활동 스케일은 크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만들려는 마을교육공동체는 단순히 방과후교실이 아니고 우리의 설득력이 더 커져야 한다며 아무 것도 없던 시기에 서귀포의 경험과 사례가 울림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9년 스웨덴에서 돌아온 안승문 원장은 40명의 북유럽 신사유람단을 만들어 북유럽 복지를 견학 갔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도종환 시인 등이 같이 갔다. 2011년 선거 때 선거운동도 하고 시민들의 정책 협약을 7가지로 정리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관계를 맺었다. 맨 마지막이 교육과 복지와 관련한 민관의 거버넌스를 만들자였다.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고 1호 결제는 무상급식, 시립대 등록금 반값이었다. 미국과 일본 정도의 시각에 머물렀던 박원순 시장은 요람에서 대학 박사학위 등록금까지 무상인, 교육과 복지가 섞여 있는 북유럽을 보면서 상상력이 커졌다.


2012년 5월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도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며 ’서울교육 희망선언’을 만들었다. 앞으로는 교육과 행정과 협력해야 하고 접착제는 시민들이라는 관점에서 돈을 적게 쓰면서도 폭넓게 교육하는 ‘서울형 혁신교육지구’를 만들었다. 민관학 거버넌스로 ‘민’인 마을주민과 시민사회, ‘관’인 교육청, 지자체, 시·구의원, ‘학’인 학교, 학부모, 학생 주체들이 함께 그 선언을 만들어냈다.


교육도시 서울, 희망선언을 만들고 곽노현 교육감은 2012년 12월에 중도 사퇴했다. 보궐선거로 문용린 교육감이 당선됐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사업이 중단됐다. 박원순 시장은 2013년 교육우선지구를 만들었다. 기초지자체와 서울시가 각각 3억 원씩 내서 매칭사업으로 진행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당선되면서 또 다시 선언을 했고, 혁신교육지구가 생기게 됐다. 그게 커져 가면서 마을교육공동체가 만들어졌다.

해마다 세월호 아이들 수만큼 자살
아이들에겐 지금이 지옥, 구조해야

안 원장은 2014년 세월호 사건이 있었지만 지금은 또 다른 세월호 대한민국을 구조하라는 상황이라며 대한민국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더 이상 가만히 있으라고 강요하지 말고 아이들을 주체로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로 한꺼번에 304명의 희생자가 났지만 지금도 1년에 그 수만큼 자살하고 있다면서 성장하는 아이들이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자살하고 있는 나라, 아이들에게는 지금이 지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죽지 않았을 뿐이지 죽은 것처럼 살아가는 아이들, 초등학교 3~4학년에 영어를 포기하면 고등학교 마칠 때까지 학교가 무슨 즐거움이 줄 수 있느냐며 가만히 있을 수 없고 뭔가 해야 한다. 교육도시 울산도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안승문 원장은 울산을 몇 번을 오가면서 보면 울산은 아직 수소경제, 해상풍력 등 경제적인 문제에만 관심을 두지 이런 교육 문제에 관심을 두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면서 울산은 잠재성이 많은 도시지만 시민문화가 고분고분하게 시키는 것만 잘하고 뭔가 도전해서 만들어가는 문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동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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