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삶 살아온 얼굴 표정에 담긴 사람의 일생을 읽다, 송주웅 작가

이동고 기자 / 기사승인 : 2019-04-10 21:00:36
  • -
  • +
  • 인쇄

 

▲  송주웅 작가.                                                                                                                ⓒ 이동고 기자

 

▲ 데생은 ‘날 것이 주는 생생함이 살아 있다’고 여겨 중히 여긴다. 데생이 뼈대처럼 튼튼하게 받치면서 그 위에 색을 입힌다. ⓒ 이동고 기자


송주웅 화가의 이번 전시회는 세 번째 개인 전시회다. ‘우리들의 초상’. 주제는 같은 ‘사람’이며 ‘사람의 삶’이다. 강렬할 색채를 마음대로 구사하며 다채로운 사람들 표정을 잡아낸다. 수많은 주름을 지닌 사람들 얼굴에서 세상의 모든 것을 본다. 아주 힘들여 일하는 사람만이 느끼는 깊고 순수한 휴식의 희열마저도. 

 

1. 작가의 일상은 어떠한가?
현대중공업 용접공이다. 새벽 5시 정도에 일어나 출근해 아침을 먹고 8시부터 작업에 들어가면 저녁 8시 정도에 끝난다. 퇴근하면 몸이 파김치가 돼 작품할 시간을 내기 힘들다. 하지만 이런 생활을 4~5년 정도 하고 나니 몸이 적응이 되고 여유시간이 나니 작품활동도 가능하고 일상이 힘들어도 품어지더라. 산 타던 친구도 산을 못 타면 더 힘들어지듯이 내 작품활동이 내 생활의 리듬을 풀어내는 중요한 고리가 되고 있다.

2. 그리는 대상이 다 힘들게 살아온 사람들인가?
힘들여 열심히 일해 본 사람은 노동의 환희, 노동 후의 휴식이 주는 편안함을 안다. 열심히 함으로써 삶에 대한 애착이 더 진하게 온다. 새벽시장에 나가보면 많은 것을 보고 많은 느낌을 받는다. 힘든 일을 해내는 사람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사람들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작품 속에는 직장 동료도 있고 그런 분들이 많다.

 

▲ ‘신화마을 김씨, 농사꾼 김씨’                ⓒ 이동고 기자

 

3. 얼굴에 새겨진 주름살이나 표정에 주목한다는 느낌이 든다.
요번 작품에는 얼굴을 많이 모았다. 40~50대 얼굴을 보면 삶의 여정이 느껴진다. 얼굴 표정에 얼마나 어렵게 살았을 것인가 느낌이 온다. 얼굴만 봐도 이 사람 이런 삶을 살았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 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자꾸 웃다 보면 웃는 주름이 만들어진다는 묘한 느낌이 온다. 같이 미술작품을 하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부터 작업하는 데 큰 도움의 기운을 얻는다. 만나게 될 사람은 만나게 되어있다고 믿는다. 박진수 선생님이 다녀가시면서 ‘호흡이 짧으니 호흡을 길게 하고 천천히 가자’고 하신 말씀이 참 반가웠다. 공감 가는 이야기를 많이 했고 상업예술을 경계해야 한다는 말에도 동의했다. 그림도 데생으로 완결한 작품에 애착이 많이 가는 편이다. 날 것에 대한 애착이랄까? 어머니가 누워있는 모습을 그리면서도 얼마나 더 살아계실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 가족                       ⓒ 이동고 기자  

 

4. 개 그림과 선술집에서 그림이 좀 소재가 다른 듯하다.
정말 우연찮게 보신탕집 앞을 지나는데 개가 있더라. 보통은 살이 많은 개가 대부분인데 비쩍 마르고, 어찌 되었는지 엉덩이 쪽 곳곳에 상처가 있고 원망의 눈초리로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자신의 앞날을 예견하듯 얼마나 고통 속에 있겠나? 인간의 잔인성이 느껴지기도 했다. 눈을 마주치는 순간 질식할 듯한 느낌이었고, 눈싸움도 그 눈빛에 지고 말았다.
우리가 먹을 것이 부족하나, 먹을 것이 없어서 그걸 먹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복지를 생각하면 좋겠다. ‘선술집에서’라는 그림에서 나이 지긋한 술집 작부가 대단히 도도했다. 술 먹으러 오는 남자와 대화가 절대 밀리지 않았다. 그런 현실 자체가 슬퍼 보였다.

 

▲ ‘선술집에서’                         ⓒ 이동고 기자  



5. 그림을 보며 뭘 극복해내야 하는가?
그림 속에 녹아있는 구조적인 모순들, 조금씩 조금씩 찾아내려고 한다. 우리들 표정 속에 녹아있는 문제점을 찾아 나가야 한다. 그냥 그림으로 그려 던져 문제제기한다. 어릴 때 영향이 컸다. 우리 자식 때도 이런 세상이 계속된다면 아주 슬플 것 같다.
어른들 책임이다. 그런 세상에 대한 연민이 담겼다고 보면 된다. 노인의 뒷모습을 두고 우리 누님과 이모는 엄마 뒷모습 같다고 했다. 지금 치매에 걸린 내 어머니 뒷모습 같다. 소일거리 삼아 동네를 한 바퀴 도는데 지팡이 짚고 나서는 모습이 바로 저 모습이다. 우리 시대의 자화상일 것이다.


송주웅 작가의 개인전시회는 지금 현대오토밸리 건물 4층 노동역사관에서 5월 4일까지 열린다.

이동고 기자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동고 기자

오늘의 울산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