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주도 자치경찰제 도입 위해 공론화 필요, 지역적 특색도 반영해야”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1-02-25 20: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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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경찰제, 5월 13일 공포·시행 후 7월부터 공식 출범
김미형 의원 “자치경찰제 제반비용은 전액 국비로 부담해야”
박영철 대표 “외부 인권전문가 참여해 인권침해 대응해야”
▲ 자치경찰제 도입으로 울산지방경찰청이 개청 21년 만에 울산광역시경찰청으로 변경됐다.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자치경찰제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울산인권운동연대, 울산시민연대, 울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이 자치경찰제가 관 주도로 진행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자치경찰위원회 구성은 반드시 시민들의 의사를 반영해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8월 경찰법 전부개정안이 발의됐고 울산시도 자치경찰 TF팀을 구성하고 관련부서 회의도 여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등 자치경찰제 시행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경찰법 전부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울산경찰청 실무추진단이 조성됐으며 올해 2월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됐다. 2월 10일 열린 제220회 시의회 임시회에서는 ‘공무원 정원조례 일부개정안’과 ‘행정기구 설치조례 일부개정안’이 상정됐고 3월 중으로 자치경찰위 사무국 설치 및 사무공간이 확보된다. 이어 5월 초까지 ‘자치경찰사무와 자치경찰위원회 조직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안’이 심의될 예정이며 5월 13일 공포·시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후 시범운영을 거친 뒤 7월 1일부터 공식적으로 자치경찰이 출범하게 된다.
 

울산에서도 자치경찰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풀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먼저, 자치경찰사무 집행기관에 대한 시·도지사의 책임권한을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는 경찰청과 각 시·도경찰청, 경찰기관에 보통심사위원회가 설치돼 있는데 앞으로는 시·도, 시·도자치경찰위원회에 보통심사위원회를 설치해 자치경찰사무 담당 경찰공무원에 대한 시·도지사의 실질적 인사권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국가경찰사무와 자치경찰사무의 명확한 사무 구분을 위해 구체적 사항을 규정하는 시행령에 의거한 국가경찰과 지자체의 협의로 지역 실정에 맞는 조례가 필요해 보인다.
 

자치경찰사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한 국가의 재정 지원이 명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난 18일 울산인권운동연대와 울산시의회 주최로 열린 ‘자치경찰제 도입과 민주적 통제방안에 관한 논의’에서 김미형 시의원은 “현행 법률상 자치경찰사무에 관한 인력·장비 등 재정지원만 규정돼 있다”며 “임차료·관리비 등 사무기구의 운영경비에 대한 포괄적 지원이 필요하며 지방재정 부담을 피하기 위해서는 자치경찰제 제반 비용 전액은 국비로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 김 의원은 “자치경찰위원회의 중립성 확보, 사무기구 조직과 인력의 자율성 확대를 위해서는 위원회 사무국장이 업무 총괄 직위로서 충분한 행정 경험이 필요하고 지역별 수요에 따라 조직과 인력에 관한 자율결정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치경찰제의 향후 방향에 대해 김 의원은 “현 단계의 자치경찰제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적 권한과 책임 하에 치안서비스를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기에 진정한 지방행정과 자치경찰 실현을 위한 이원화 체계 추진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자치경찰의 당사자인 시·도와 충분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도 등 관련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회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지난 18일 울산시의회 시민홀에서 울산인권운동연대·울산시의회의 주최로 자치경찰제 도입과 민주적 통제 방안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이기암 기자

윤경일 울산대 인권법학연구센터 연구원은 시자치경찰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관한 문제에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자치경찰위원 중 1명은 인권문제에 관해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 있는 사람이 임명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고 이에 시의회가 인권전문가를 추천하는 것이 좋은 방안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동법에는 ‘자치경찰위가 정기적으로 경찰서장의 자치경찰사무 수행에 관한 평가 결과를 경찰청장에게 통보해야 하고 경찰청장은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는데 실제 이 조문만으로는 경찰서장의 평가를 어떻게 하고 경찰청장의 인사가 어떤 방식으로 반영될 것인가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기에 이에 대한 자세한 업무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영철 울산인권운동연대 대표는 경찰에 의한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경찰수사권에 대한 적절한 통제와 인권침해에 대한 신속한 대응 및 구제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경찰에 의한 인권침해가 속출하는 영역은 대부분 수사과정에서 발생한다”며 “경찰권한을 남용하면서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는 관행이 자치경찰에서도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수사인력 확보를 통해 권한에 따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낼 수 있도록 수사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지자체 등에서 인권옹호기관을 설치해 인권침해 사안에 직접 대응하는 것과 같이 자치경찰제 아래에서도 가칭 인권옴부즈만 또는 인권센터 등을 개방형으로 변경하는 등 외부의 인권전문가를 참여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민의 참여·지지로 자치경찰제 이뤄져야”
“2인 중 1인은 반드시 인권전문가 추천해야”


25일, 울산인권운동연대, 울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회, 울산시민연대 등으로 구성된 울산자치경찰제 대응 네트워크는 울산시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의 참여와 지지로 울산자치경찰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 단체는 시민주도 자치경찰제 도입을 위해 공론화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 자치경찰제도의 목적과 취지에 맞는 시자치경찰위원회 구성을 위해 개정 경찰법 제19조에서 제시하는 구성의 대원칙을 준수할 것, 위원추천위원회는 서로 다른 성(性)을 가진 위원을 추천하거나 추천위원 2인 중 1인은 반드시 인권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 있는 사람을 추천할 것, 시민과 전문가를 포함한 독자적 자문단을 구성해 표준조례안과 더불어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 등을 제시했다.
 

박영철 대표는 “울산의 자치경찰제가 2021년 7월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자치경찰의 업무 배분과 운영에 관한 사항은 아직도 확정되지 않은 채 조례를 통해 구체화시켜야 하는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치경찰위원회를 통한 민주적 통제장치의 핵심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와 지방 토호세력과의 유착으로 인한 부패, 온정적 사건처리의 문제 등을 제어하는 것”이라며 “정치권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자치경찰위원회가 민주적 통제장치로서 본래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자치경찰위의 역할에 대해 박 대표는 “7명으로 구성될 자치경찰위원회는 경찰의 업무처리과정에서 각종 인권침해, 기본권 침해 관련 쟁점들을 구체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3월 초로 예정된 자치경찰위원회 구성은 시민사회와 어떠한 공감도 없이 정치권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한 추천권 행사인지, 추천된 후보가 자치경찰위원회의 위원으로서의 정치적 독립성과 전문성을 담지하고 있는지 검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 장석대 변호사는 “울산변호사회 인권위원회 집행부 임기가 올 1월부터 시작됐는데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추천위원회의 과정이 어느 정도까지 진행되는지도 전혀 몰랐고 이를 인권연대포럼을 통해 접했을 정도로 소통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또 “법령자체가 기존에 국가경찰사무를 가지고 쪼개는 형식으로 만들어놨을 뿐이고 진정한 의미의 자치경찰에서 수사권 조정에는 많이 미흡해 보인다”며 “현재는 여러 과정들이 추진 중에 있는 단계기 때문에 시행 후 견제나 균형, 제도개선이 두루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미란 울산대 교수는 “경찰과 시민의 관계 재정립, 자치경찰사무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통해 자치경찰제 운영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확인하고 자치경찰의 활용, 협조, 평가, 통제에 이르는 자치경찰제 전반에 시민의 다양한 참여를 가능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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