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물속으로 뛰어든 날

이동고 기자 / 기사승인 : 2019-09-01 20: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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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쓰는 자연 이야기
▲ 우리 인간은 바닷속을 잘 모르면서 지상의 온갖 쓰레기를 흘려보냈다. 바다 생태계 살리기는 뒷전이고 '장미빛 미래 먹거리'라는 환상만 심고 있다. ⓒ이동고 기자

 

[울산저널]이동고 기자=  사람은 아가미를 떼어 버리고 뭍에 올라와 지구생물의 가장 강력한 지배자로 되었다. 하지만 지구 면적의 대부분이 해양이고 보면 과연 그 말이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해양 관계자들은 바다가 미래 먹거리를 생산하는 공간임을 강조하며 인류의 마지막 미지의 개척지임을 강조한다.

해양개발에 대한 다양한 첨단장비를 내세워 장밋빛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그 넓은 바다마저 이제 비닐과 플라스틱으로 가득 차고 이제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를 염치없이 버리려는 다급한 순간이다.


언론 연수과정으로 처음 잠수체험을 해보며 물속이 얼마나 인간이 접근하기에 만만치 않은 공간인지를 새삼 깨달았다. 스노쿨링과 스킨스쿠버는 코로 숨 쉬는 것을 잊고 입으로 숨 쉬어야 한다. 하지만 다급할 때마다 원래 코로 숨 쉬던 방식으로 돌아와 연거푸 물을 먹었다. 아직 생존수영도 몸으로 익히지 못했다. 하지만 잠수체험을 낀 해양 관련 연수를 신청한 것은 아직 알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이었다. 수영을 못하면 물을 무서워하게 되고 그만큼 바다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언제 이런 도전이 다시 올까?

스노쿨링으로 처음 뛰어든 5미터의 깊은 인공풀장 물속을 보고는 바로 겁을 먹었다. 당황해서 수면 바깥이 아닌 물속에서 물을 뱉어내고 몇 번 물을 먹었다. 비가 와서 바다로 나가지 않은 것에 안도했다. 뒤로 침수 과정을 배워 다시 유영을 하는데 트레이너가 스노쿨링 물빼기 과정을 익히라고 다시 물속으로 집어넣는 바람에 방비 없이 또 물을 먹었다. 뭍에서는 강자인지 모르겠지만 물속에서는 엄마 양수 속에서 안온했을 기억을 까맣게 다 잊고 허우적대며 공포에 사로잡혔다. 양수 속 태아는 눈을 감아 시각을 제외한 감각으로만 물을 느꼈기에 평온함을 느낀 건 아닐까?

이제는 공기통을 짊어지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잠수체험훈련이다. 묵직한 통을 짊어지고 오리발을 끼우니 움직이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다. 이제 잠수. 공기를 공급해 뜨게 하는 자켓과 스킨스쿠버 옷 자체의 부력이 한편이고, 공기통과 허리춤에 납덩이가 다른 한편으로 가라앉기와 떠오르기 균형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었다. 물론 발차기는 물속에서 몸을 뜨게 하는 추진력이다. 물속을 들어가니 호흡으로 내뱉는 숨소리와 뱉을 때마다 한 웅큼씩 올라가는 물방울 소리만 환청처럼 들린다. 지도 잠수사와 손으로 하는 오케이와 엑스 표시로 의사소통할 수밖에 없다. 잠수경은 보이는 풍경을 조금 크게 만들어 풍광을 비현실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호흡이 안정되자 의외로 물속은 편안했다. 수영도 못하는 사람이 서너 번 유영하며 잠수를 즐기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이전 잠수에 대한 간접적인 체험은 뤽베송이 만든 영화 <그랑블루>에 나오는 심해잠수사들의 도전이었다. 그들은 푸른 바다 깊이깊이 들어간다. 깊고 푸른 바닷속은 들어갈수록 인간의식의 심연처럼 깊이 더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준다. 물론 그런 도전은 전문적인 훈련을 필요로 한다. 공기 중 78%를 차지하는 질소는 1기압 상태에선 비활성기체라서 우린 잊고 살지만 물 속으로 들어가면 기압이 높아지면서 인간의 몸속으로 녹아 들어온다. 물속에서 나오는 과정을 천천히 하지 않으면 몸속 혈관에서 질소 기포들이 생겨 혈액순환을 막고 곳곳에서 출혈을 일으킨다. 바로 잠수병이다.

잠수체험은 그냥 피상적으로 알았던 침몰사고와 인명구조가 얼마나 만만치 않은 일인가를 깨닫게 했다. 한동안 트라우마로 다가왔던, 세월호를 탄 사람들이 느꼈을 공포와 구조활동이 생생히 다가왔다. 사람들은 바다와 해양 생태계를 고작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서 접하고, 직접 체험이라야 여행지에서 체험 다이빙으로 본 아름다운 산호초나 물고기 떼 정도가 아니었을까?

그런 정도로 우리에게 바다는 피상적이고 알지 못한 세상이다. 바다가 아무리 깊어도 햇빛이 들어가는 깊이는 고작 100미터. 그 이하는 생물체들이 별로 살지 않는다고 한다.
알지 못하고 느끼기 못하기에 우리는 바다에 무책임했고 바다라는 단어처럼 바다는 모든 것을 다 받아줄 존재처럼 생각했다. 바다 생태계를 보존하겠다는 나라와 계획은 부족하고 모두 자원약탈과 해저개발 계획만 넘치고 있는 건 아닐까? 강사는 해저에서 로봇을 가동시킬 수명 긴 연료전지 더 나아가 소형원자로, 그것이 무엇이 됐건 효율성만 뛰어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고기들이 바닷물에 눌려 산다면 우리는 일상적으로 대기에 눌려 산다. 심해어류가 겪는 수압을 우린 상상할 수 없지만 물은 비교적 압축되지 않는 매질이라 심해 수압은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영향력이 적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그 깊은 바다에 사는 생명체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에 접근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바닷가 전망 좋은 곳에서 회 한 점을 먹더라도.

이동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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