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위기 극복위해 고용전환지도 필요”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0-11-10 20: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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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산업은 울산의 미래입니다’를 주제로 한 제2차 울산자동차산업 노사정 미래포럼이 10일 울산시청에서 열렸다.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지역 자동차 산업 위기극복에 대한 노사정 간의 공동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제2차 울산자동차산업 노사정 미래포럼’이 10일 울산시청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은 송철호 울산시장, 박병석 울산시의회 의장, 김홍섭 울산고용노동지청장, 하언태 현대차 사장, 전영도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변기열 매곡일반산업단지 협의회장, 김근식 서연이화 대표, 윤한섭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이상수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윤장혁 금속노조울산지부장 등 지역 노사정 대표 및 관계자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 


울산자동차산업 노사정 포럼은 지난 6월 울산시, 현대차 노사, 민주노총, 금속노조, 울산상공회의소, 울산고용노동지청 등 관련 기관‧단체 간 사전 실무협의회를 거친 후 7월 30일 출범했으며 이날 열린 제2차 노사정 미래포럼은 출범식이 있었던 당일 제1차 포럼이 있은 후 약 100여 일만에 열리게 됐다. 이날 나온 주된 의견으로는 자동차산업의 변화와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고용전환지도가 필요하다는데 목소리가 모아졌다.

“2030년 자동차부품 절반가까이 전장부품으로”
“자동차부품 협력사들, 새로운 아이템과 기술들 필요”


‘전환지도의 개요와 자동차산업에서의 전환지도 활용방안’에 대해 발표한 백승렬 공학박사는 “지금까지는 자동차 업계들이 기계의 가공과 조립기술의 형태로 진행돼 왔다면 최근에는 전기, 전자,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과 관련된 기술들을 보유한 기업들로 판도가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 대기업은 2030년 자동차부품의 절반 가까이가 전장부품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으며 아쉽게도 울산에는 이러한 전장부품 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이 부족한 편”이라고 전했다. 또 “2035년이 되면 내연기관보다 수소차,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 판매량이 더 높아지는 역전현상이 나타날 것이며 앞으로 내연기관차의 판매율도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독일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2배로 확대하고 있고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2072억 달러로 자동차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백승렬 박사는 또 하나의 변수로 미국 바이든 후보의 대선승리를 꼽았다. 백 박사는 “그동안의 미국은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의 도입을 주저하고 있었는데 바이든 후보의 공약사항은 앞으로 친환경적 정책이 많고 실제 전기차 보급을 서둘러 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고 했다. 또 “예전에는 자동차 업계가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해 협력사들이 쫓아가는 형태였다면 지금은 전기, 전자,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을 무기로 미국의 웨이모 같은 거대협력사들이 끼어드는 판국”이며 “앞으로는 많은 자동차부품 협력사들에게 각각의 기획능력, 정책능력, 새로운 아이템과 기술들을 요구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 세계 자동차회사들은 글로벌 구조조정기에 돌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우디는 2025년까지 9500명의 직원을 감원하며 포드자동차는 유럽 내 6개 공장을 폐쇄하고 사무직 직원의 10%를 감원했다. 제너럴모터스(GM)은 북미 5개, 해외 2개 공장의 생산을 중단했고 8000명을 감원했으며 폭스바겐도 5년간 7000명의 직원을 감원하는 대신 절약한 돈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일본의 혼다 역시 2021년 영국 공장을 폐쇄할 예정이며 도요타자동차는 임원들의 임금을 10% 감축했다. 유럽노조 총연맹도 기술변화는 거부할 수 없는 현상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주 내용은 다른 구성원들과 담을 쌓고 내 이익만 추구했던 그간의 이기주의 현상을 극복하자는 전향적 정책을 내새움으로써 자동차산업변화에 대응하는 우선정책으로 삼고 있다.

이문호 워크인조직혁신연구소 소장은 독일 자동차 산업의 성공요인을 설명했다. 독일은 자동차산업 경쟁국 중에서 시간당 52유로라는 가장 높은 노동비용을 보이고 있다. 또 주 35시간으로 유럽에서는 가장 짧은 노동시간을 기록함에도 매출과 고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독일은 전 세계에서 R&D 투자비용이 가장 높고 부품사들도 전체 매출의 6%정도를 R&D에 투자하고 있는 바 특히 고급차종의 R&D에 주력한 결과 고급차종의 80%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 소장은 “독일의 자동차부품 중견기업은 매우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로봇과 같은 장비산업, 기계산업의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환지도의 배경인 인더스트리(Industrie) 4.0
‘공정한 전환’이라는 슬로건으로 대규모 집회


인더스트리 4.0은 2012년 독일 정부의 핵심 미래 프로젝트로 도입됐으며 핵심 분야는 센서, 로봇 산업, 혁신 제조 공정, 물류 및 정보 통신 기술(ICT) 분야이다. 독일은 1990년대 경제위기 이후 2000년대 들어 전통적인 강점이었던 제조업 강화를 위한 연구가 추진됐고 2007년 세계금융위기와 함께 실물경제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게 됐다. 2011년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산업 4.0’이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공론화되고 정책적으로 본격 추진됐다. 

 

▲ ‘자동차산업은 울산의 미래입니다’를 주제로 한 제2차 울산자동차산업 노사정 미래포럼이 10일 울산시청에서 열렸다. ⓒ이기암 기자

 

이 소장은 “그동안 인더스트리 4.0이 사업장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얘기는 많았지만 구체적이고 경험적인 연구는 부족했다”며 “현장의 실제적 변화는 등한시 한 채 공상적 논의만 무성하다는 비판이 대두됐고 인더스트리 4.0이 실제 작업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노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의문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독일의 금속노조가 전환지도를 생각해 냈는데 이 전환지도의 배경이 됐던 것이 인더스트리 4.0이라는 것이다. 전환지도는 스마트공장의 경쟁력을 위해 2010년부터 추진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스마트공장이 상당히 이슈화가 되면서 금속노조 입장에서는 스마트 공장 또는 기술혁신은 일어나는데 실제 사업장에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는 연구된 것이 없었다고 한다.

이 소장은 “실제 제조현장에서 새롭게 들어오고 있는 것은 무엇이고 노동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봐야 했고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전환지도”라고 말했다. 이에 “독일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서는 2016년,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해서 100개의 노조가 사업장 지도를 그려보자고 했고 각 공장의 부서별로 전환지도를 그린 후 어떤 부분에서 노동자에게 기회가 있고 위협이 되는지를 파악했으며 2019년 초에는 1964개 사업장으로 전국적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엔 5개 영역에서 10개의 주제와 93개 개별질문이 있었으며 주 내용에는 기술변화(디지털화)의 정도, 고용구조 및 발전, 기업의 성장과 전환전략, 인력개발과 직업적 교육 및 직무능력 향상, 공동결정과 참여 등이 있었다.

2019년 6월 베를린에서는 ‘공정한 전환’이라는 슬로건으로 대규모 집회가 있었는데 이때 전국에서 5만 여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참여했다. 공정한 전환의 조건에는 친환경차 등 미래형 제품 개발과 전기차 충전소·전력망 등 인프라 구축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노동자들의 교육·훈련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할 것이 들어있었다. 

 

또 산업공동화를 막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보장하기 위해 공동결정 제도를 강화하고 기술혁신 과정에 노동자들의 더 많은 참여를 요구하는 독일 내 입지와 생산기지 보장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많은 노동자들이 급속한 변화과정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으므로 이 변화는 사회적 연대를 통해 풀어나가야 하며 모든 계층·연령층에서 소외가 없도록 복지를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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