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울산> 농어촌 노인 의료접근성 문제, 해법은?

이승진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마을연구소장 / 기사승인 : 2022-05-02 00: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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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농촌진흥청이 ‘2021 농어업인 복지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읍·면 지역 4000가구를 직접 방문해서 만 19세 이상 가구주나 배우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해 나온 결과다. 조사결과 농어촌에서 혼자 사는 노인이 병원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왕복하는 데 한 시간 이상 걸리는 것이다. 조사결과가 농어촌 노인들의 의료접근성 문제를 반증하고 있다.


농어촌 가구는 보건소 같은 공공의료기관 이용률이 3.1%로 나왔다. 병원이나 의원 등 민간의료기관 이용률은 96.9%로 압도적이다. 이 대목에서 공공의료 시스템의 취약성도 보여준다. 여기에 노인들이 병원을 오가는 교통편도 마땅치 않다. 혼자 사는 노인은 대중교통 이용률이 59.5%에 이른다.


내가 거주하고 있는 울주군 서생면의 어촌마을 노인들도 시내버스를 이용하면서 겪는 불편함을 토로한다. 서생면은 시내버스 두 개 노선과 마을버스 한 개 노선을 운행하고 있다. 공업탑까지 오가는 405번 버스는 배차 간격이 1시간에서 길면 4시간 40분이다. 태화강역까지 오가는 715번 버스는 2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다닌다. 서생면과 온양읍을 순환하는 51번 마을버스는 2시간마다 한 대씩 다닌다.


청년들이나 중장년층은 울산교통관리센터에서 운영하는 울산버스정보 앱을 이용해서 버스를 놓치거나 하는 경우가 잘 없는데 노인들은 스마트폰 앱을 사용할 줄도 모르고 설사 사용한다 하더라도 눈이 어둡거나 글을 몰라서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 그러니 버스를 놓치면 길게는 한 시간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주민들이 적은 마을은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조차 설치되지 않은 곳이 있다. 이런 정류소들은 주민들이 안에 앉아 있으면 버스가 정차하지 않고 지나간다. 그러니 땡볕에도, 눈비에 강풍이 불어도 노인들은 멀쩡한 정류소 놔두고 밖에 앉아서 기다린다. 단말기 설치를 안 할 거면 사람이 정류소 안에 있을 때 녹색등이 켜지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서생면은 과거에 울주군이 아니라 기장군에 편입된 적도 있기 때문에 행정구역이 부산이라 하더라도 같은 생활권이다. 대개의 사람이 기장 미역으로 알고 있지만 대부분 서생에서 채취한 미역이다. 서생 해녀들이 버스를 타고 기장에 가져다가 파는 경우가 많다. 서생 미역을 기장에서 파니까 기장 미역이 된 것이다. 그러니 이 마을 노인들은 울산 시내보다 가까운 기장군에 있는 병원에 더 많이 방문한다.


이렇게 생활권이 같은 울주군 서생면과 부산 기장군을 연결해주는 광역버스 체계도 없다. 동해선이 개통됐다고 하지만 노인들은 하나밖에 없는 전철역까지 오가는 것 역시 곤욕이다. 서생면뿐만 아니라 대개의 농어촌이 행정구역상 접경지역에 있는 경우가 많다. 시내버스도 예산으로 운영해야 하니 당장 노선을 늘리거나 운행 간격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면 여러 농어촌 지역에서 운행하는 ‘100원 택시’ 도입도 고려해 볼 만하다.


특히 농어촌이 즐비한 울주군은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 안산시는 임신한 여성들을 위한 100원 택시도 도입했다. 경남 남해군은 밤늦게 귀가하는 청소년들까지 이용할 수 있는 100원 택시를 운행한다는 사실도 참고하자. 이와 함께 농어촌 지역은 찾아가는 보건의료서비스 확대도 필요하다. 일상적으로 건강관리를 해주는 ‘마을주치의’ 사업과 약물 오남용 예방 교육이나 불필요한 약울 폐기해주는 ‘방문 약사’ 사업이 대표적이다.


작년에 서생면 주민들을 상대로 조사한 욕구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이번에 발표된 농어업인 복지실태조사에서도 농어촌 지역 노인들의 의료접근성 문제가 재차 확인됐다. 지방선거가 코앞이다. 100원 택시와 마을주치의, 방문 약사 사업을 패키지로 묶어서 공약으로 제시하는 후보가 나타나길 바란다.


이승진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마을혁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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