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수소 4만 베크렐 이상 방출됐다면 피난 경고해야”

이종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1-19 20: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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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기후위기대응 환경특위 월성원전 현장조사

월성원전 삼중수소 누출로 탈핵단체와 피해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기후위기대응 환경특별위원회(위원장 양이원영 의원)가 18일 월성원전 현장조사를 벌이며 참고자료를 공개했다. 18일 민주당 환경특위의 월성원전 현장조사에는 양이원영, 우원식 의원과 김성환, 이학영, 이상헌 의원 등이 함께했다. 민주당 환경특위의 <월성원전 비계획적 방사성물질 누출사건 현장조사 참고자료>를 통해 삼중수소 누출 사건을 둘러싼 논란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월성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오염 현황. 출처: 더불어민주당 기후위기대응 환경특별위원회.

 

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오염 현황

 

지난해 6월 한수원 자체 조사에서 월성원전 부지 전반에 걸쳐 방사성물질 삼중수소 오염이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 월성원전 부지 내 27개 지하수 관측정에서 다른 원전보다 높은 수준의 삼중수소가 검출되고 있고, 최대 2만8200베크렐(Bq/L)까지 오염된 곳도 있었다. 부지 경계에 있는 일부 관측정에서는 1230베크렐, 1320베크렐이 검출됐다. 한수원은 보초 우물에 대해 배출관리기준이 4만 베크렐을, 감시 우물과 부지 경계 우물에 대해서는 관리기준의 10분의 1인 4000베크렐 기준을 적용하는데 이 기준 이내라며 문제 없다는 입장이고, 기준치 이하라는 이유로 외부유출은 없다고 주장했다.

 

‘계획적 방출’과 ‘비계획적 방출’

 

한수원 중앙연구원에 따르면 ‘계획적 방출’이란 원전의 방사성물질 배출에 있어 운영기술지침서에서 규정한 절차에 따라 이행되고, 규제치 이하의 농도로 사전에 정해진 배출경로를 통해 방출되며, 주기적인 감시를 통해 확인되는 배출이고, ‘비계획적 방출’은 사전에 정해진 경로를 통해 방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감시 및 관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사성물질이 환경에 도달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또한 운영기술지침서상에서 허용되지 않는 배출이다. 

한수원은 “부지 내 지하수에서 높은 수준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주요 원인은 배기구를 통해 정상 배출된 공기 중 삼중수소가 강우 등으로 지하수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민주당 환경특위는 “390~2만8200베크렐로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설명되지 않는다”며 “이번 월성원전 부지 삼중수소 오염은 일부 공기 중 삼중수소의 영향은 있지만 알려지지 않은 비계획적 방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어디서 얼마나 누출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배출기준의 적정성

 

한수원이 주장하는 4만 베크렐 배출기준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배출기준 4만 베크렐은 계획적 방출에 해당하는 기준이고, 비계획적 방출에 대한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만약 4만 베크렐 이상의 방사성물질이 누출됐다면 원자력안전법 시행령에 따라 피난 경고 등을 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의 사고”라고 강조했다.

 

삼중수소의 유해성

 

삼중수소는 자연계에서 일부 생성되기는 하지만 워낙 미량이라 검출되는 양은 극히 미미하다. 현재 대부분의 삼중수소는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인공 방사성물질로 이번에 월성원전 부지에서 검출된 삼중수소 거의 대부분은 인공방사성물질이다.

 

WHO(세계보건기구) 음용수 기준 1만 베크렐 대비 외부 식수와 지하수에서 검출되는 방사성물질은 문제가 없다며 최대 방사선량은 바나나 3.4개를 먹은 영향과 동일하다는 한수원의 주장에 대해 민주당 환경특위는 “바나나에 포함된 방사성물질은 주로 칼륨(potassium)40이고 칼륨은 생체 내 물질과 결합하지 않고 비교적 빠르게 며칠 단위로 배출되는 물질”이라며 “인체에 들어온 삼중수소는 대체로 10일이 지나면 체내에서 배출되지만, 극히 일부 삼중수소가 체내 단백질, 당, 지방 등과 결합할 경우 200~550일 동안 남아 있을 수 있으며, 그중 일부 삼중수소는 체내에서 붕괴해 피폭을 일으켜 세포를 파괴하고 유전자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반박했다. “유기물과 결합한 삼중수소는 체내에서 바나나에 포함된 방사성 칼륨과 다르게 작동하는 것을 외면한 채 단지 에너지 측면(방사선량)에서만 비교하는 것은 명백한 왜곡”이라는 것이다.

 

또 원안위가 2015년 발표한 연구에서도 월성주변 주민들의 방사선 관련 암이 유의하게 증가했음을 확인하며 추가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제시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삼중수소는 일본이 바다로 방류하려는 후쿠시마 오염수에 포함된 물질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도 문제없다고 주장하는 원자력계의 주장만을 담아 아무 문제 없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의 길을 터주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먹는물 기준 논란

 

한수원은 WHO 먹는물 기준이 1만 베크렐인 점을 고려하면 원전 부지 밖의 지하수가 삼중수소로 오염됐다 해도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환경특위는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는 부지 내 지하수가 음용수로 사용될 경우는 삼중수소 농도가 미국 환경보호청(EPA) 음용수 제한치인 740베크렐 이하가 되도록 규제하고 있고, 음용수로 사용되지 않을 경우에는 1110베크렐 이하가 되도록 규제하고 있다며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월성원전의 보초 우물은 기준의 최대 25배, 감시 우물의 경우 기준의 최대 3배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삼중수소 오염 사실 은폐

 

한수원은 지난 11일 언론 설명자료를 내고 “지난 2019년 월성원전 3호기 터빈 건물 배수로 맨홀 고인물에서 배출관리기준인 4만 베크렐을 훌쩍 뛰어넘는 71만3000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됐지만 원전 건물 내 특정 지점에서 일시적으로 나왔고, 액체방사성폐기물 처리계통으로 모두 회수돼 문제없다”며 “이 사실을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지역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14일 한수원은 사실관계 확인 결과 규제기관에는 보고했으나 안전협의회 및 민간환경감시기구 등 지역주민에게는 보고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며 정정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민주당 환경특위는 “한수원이 지역주민에게 보고한 것은 월성 1호기 차수막 손상에 대한 것이 유일하고, 부지 내 오염 및 비계획적 유출에 대한 것은 보고한 바 없다”고 비판했다.

 

원전 부지 내 지하수 흐름 파악해야

 

한수원은 월성원전(1~4호기) 부지 내 지하수 관측정에서 높은 농도의 삼중수소가 검출되는 상황에서 기준치 이하라는 이유로 외부 유출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하수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 있는 흐름 분석과 같은 시험은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환경특위는 “방사성물질이 어디서 얼마나 유출되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는 상황으로, 일부 부지 경계 우물에서 측정된 삼중수소의 농도가 1320베크렐, 1230베크렐로 부지 내부의 감시 우물보다 높게 측정됐다”며 “원전 부지 및 주변 지역에 대한 조속한 지하수 흐름 분석을 통한 외부 영향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근본적 종합대책 마련해야

 

민주당 환경특위는 한수원이 누설 원인을 에폭시라이너와 벽체 및 배관 균열 등으로 추정하며 문제가 있는 곳에 대한 부분적인 점검, 보수 계획과 ‘지하수 감시 프로그램 최적화’ 같은 부분적 대책에 치중하고 있다며 전체 주요 구조물의 건전성 평가 시행 같은 비계획적 유출에 대한 근본적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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