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정책 수다, 울산저널 시민포럼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19-03-06 19: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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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자리, 그리고 행복한 삶(1)
▲ 지난달 21일 북구 명촌동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울산저널 시민포럼 세 번째 좌담이 열렸다. 왼쪽부터 최미아 시민활동가, 박현미 시민기자, 김창선 ㈜좋은일자리 대표 ⓒ이종호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지난 2월 21일 오후 6시 북구 명촌동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 오픈 스튜디오에서 ‘시민들의 정책 수다, 울산저널 시민포럼’ 세 번째 녹화를 마쳤다. 울산저널 시민포럼은 울산지역 현안들을 시민들의 시각에서 살펴보고 정책을 제안하는 좌담회로 마련됐다. 녹화된 좌담은 편집을 거쳐 유튜브 ‘울산저널 시민방송’에 방송되고, 지면에 지상중계된다. 이번 주제는 ‘좋은 일자리, 행복한 삶’으로 최미아 시민활동가의 진행과 김창선 ㈜좋은일자리 대표, 박현미 시민기자의 대담으로 이뤄졌다. 1부에서는 ‘요즘 사람들이 말하는 좋은 일자리’, ‘좋은 일자리의 기준’, ‘중장년층을 위한 생애 설계지원프로그램’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2부에서는 ‘사람들이 퇴사하지 않는 이유’, ‘퇴사 후 창업이 많은 이유’, ‘좋은 일자리가 행복한 삶이 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 등에 대해 알아본다.

 

최미아 시민활동가(이하 최)=울산저널 시민포럼, 세 번째 시간 ‘좋은 일자리, 행복한 삶’ 진행을 맡은 시민활동가 최미아입니다. 취업정보사이트 알바몬, 잡코리아에서 최근 48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4명이 퇴사를 원한다고 합니다. 첫 직장에 들어간 노동자의 평균근속연수가 1년 5개월입니다. 평균근속연수가 4년 6개월이라면 보통 다섯 번 정도를 이직한다는 말입니다. 이제 직장은 언제든지 자유롭게 이직하고 퇴사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하지 않을까요? 노동환경이 좋은 교육-좋은 회사-정년-노후라는 틀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예전 상황에서 지금은 유연한 노동환경으로 원하든 원치 않든 누구나 빠르면 40대 후반, 늦어도 50대 중반쯤에는 은퇴의 시기를 맞아야 합니다. 또 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의 발달로 4차 산업혁명의 영향 아래 2030년경이면 기존 직장 50%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유연한 노동환경과 일, 직업에 대한 가치가 과거를 기준 삼아서는 더 이상 예측할 수 없을 때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직장인이 80%의 시간을 보내는 곳, 삶이 곧 시간이라고 한다면 그 삶의 80%의 시간을 원치 않는 일을 한다는 불만과 좌절로 행복하지 않은 현실을 참아내며, 번아웃 증상에 소모되는 직장인들이 되뇌는 말 ‘퇴사하겠습니다’, 이 말에 좀 더 주목해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다만 퇴사라는 의미는 40대 이하의 청년과 40대 이상의 가장이 얘기할 때는 그 내용이 다를 수밖에 없겠습니다. 저희는 40대 이하의 청년들에 포커스를 맞추어 얘기하려고 합니다. 사실 울산지역같이 대기업-하청으로 이루어진 제조업 중심의 산업도시의 경우, 40대 이상의 가장들이 직면한 구조조정, 퇴직, 퇴직 이후의 삶이 더욱 엄중하고 또 깊게 다루어져야 함에도 이 부분은 산업구조의 변경을 동반한 부분이라 좀 더 전문적인 전문가를 모시고 따로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좋은 일자리 김창선 대표와 시민기자 박현미 씨께서 함께해 주셨습니다.  

 

우리 시대 교육의 목적은 안정적 직장을 구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모두가 안정적인 인생을 살기 위해 안정적인 직장을 가져야 하고 그래서 시험과 직장에 매진해 20여 년 정도를 보냅니다. 박현미 시민기자께서 요즘 사람들이 말하는 좋은 일자리, 직장은 어떤 곳인지 먼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박현미 시민기자(이하 박)=네, 저는 이 주제에 대한 특별한 식견이 없어서 장수한 님이 지으신 <퇴사학교>를 많이 참조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사회자님이 말씀하신 질문에 대해 대답을 하겠습니다. 저도 이제까지 일자리와 직장을 혼동해서 사용해왔고 흔히 무슨 일을 하고 싶냐는 질문을 받으면 공무원, 교사, 회사원 등등 이렇게 직장의 개념으로 대답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 두 개념을 먼저 분리해서 자기만의 일, 직업에 대한 깊은 고민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일자리와 직업, 다시 말해서 직업과 직장을 혼동해서 사용하는데요. 이 말은 서로 완전히 다른 말입니다. 일은 내가 어떠한 소질, talent를 가지고 이 사회 속에서 생계 유지와 자아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을지, 먼저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한다고 봅니다. 여기서도 경제적 물음과 통계에 관한 얘기에 앞서서 먼저 인문학적인 질문이 선행돼야 제대로 된 길을 찾아갈 수 있겠구나 하고 새삼 느꼈습니다. 좋은 대학→안정적 직장→저축 후 주택마련→자산 가치의 상승→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며 행복하게 살았더라 하는 직장인의 성공 모델은 사회구조가 안정적일 때 어느 정도 꿈꿔볼 수 있는 모델이었다면 현재와 같은 초고속, 탈지역, 유연성이 사회환경을 바꿔놓는 시대에는 맞지 않는 시각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다. 

 

최=직업과 직장에 대한 개념부터 정립하고 좋은 일자리가 뭔지 물어야 한다고 얘기해 주셨습니다. 그럼, 김창선 대표께선 좋은 일자리는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김창선 대표(이하 김)=좋은 일자리라 함은 개개인의 기준이 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젊은 청년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면 임금-안전성-자기개발이 보장되는 순서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돈 많이 주고, 속된 말로 짤리지 않는, 이러한 것이 보장되는 곳이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대부분 공무원과 공기업으로 귀결됩니다.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고, 잘하는가에 따라 직업과 직장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임금과 안정성을 우선적 가치로 보니까 젊은 층들이 공무원이나 공기업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무원이나 공기업의 채용경쟁률이 높아져서 해마다 갱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몇 년 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공무원이나 공기업, 대기업에 합격했는데도 5년 이내에 약 20% 정도가 퇴사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즉 ‘공무원과 공기업, 대기업에서 무엇을 하는가?’에 대한 역할과 적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적성과 능력, 가치관 등에 대한 분석과 경험을 토대로 고려한 직업을 선택하고,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것이 좋은 일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최=좋은 일자리는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중·고등학교 때부터 다양한 체험과 실험을 통해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며 살 것인지 자신의 인생 계획에서 녹여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말씀으로도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자본주의가 서구 250년 역사를 압축 추격해 30년 만에 따라잡았다고도 하고 이를 위해 1973년부터 추진된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에 의해 울산의 산업도시가 형성, 발전되었다고 봅니다. 1, 2차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포드주의, 고용사회 모델이 해체되고 있는데요. 전통적인 사업의 영역이 핀테크, 공유경제, 전기차, 1인 미디어, 서비스 플랫폼 등 혁신적인 스타트업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고 얘기합니다. 또 미래학자 최윤식 님은 2030년이 되면 국내 대기업의 50%가 사라지거나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김창선 대표께선 정말 대기업이 사라진다고 보십니까? 우리나라는 대기업 의존도가 매우 크고 취업생들도 대기업에 무척 들어가고 싶어 하는데요. 

 

김=울산지역의 기업체 수와 고용인력에 대해 1995년~2014년까지 20년의 통계를 보면 기업체 수는 53%, 고용인력은 54% 증가했습니다. 1000명 이상 회사는 변화가 없고, 주로 작은 규모의 회사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고용인력의 측면에서 보면 1000명 이상 대기업의 고용인력은 22%가 감소했고, 500~999명의 회사는 10% 정도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대신에 50~99명, 100~299명, 300~499명 회사의 고용인력은 두 배로 증가했습니다 중소기업만 많이 생겨나고, 고용인력도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입니다. 즉 대기업에서 고용을 늘리지 않고, 중소기업에서만 인력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최=젊은층이 선호하는 대기업에 취업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이제 일자리와 행복에 관해서 얘기를 해보았으면 합니다. 매년 UN이 발표하는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해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덴마크가 1위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덴마크 사람들은 행복한지 아닌지를 아침에 출근할 때 발걸음이 가볍고 마음이 즐거운지로 판단한다고 하는데요. 그럼 퇴사란 말에는 사람들의 일이 행복하지 않다는 의미가 들어있는 듯합니다. 박현미 시민기자께서 회사생활이 힘든 이유를 혹시 말씀해주실 수 있을지요? 

 

박=퇴사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대상도 어쩌면 40대 이하의 젊은 청년, 소위 일정한 교육을 받고 퇴사를 통해서, 전직이나 이직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재설계할 수 있는 세대들에 한정된 물음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아시다시피 고용과 복지가 함께 가야 하고 또 고용이 복지로 통합돼 함께 논의되어야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많습니다. 또 그래야만 ‘최저시급 문제나 보편적 기본소득’ 등 정책상으로 논의될 해결 방안이 좀 더 탄력을 받을 텐데 아시다시피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그래서 사회자님이 말씀하시는 회사생활이 어려운 이유는 개인적 문제만이 아닌 사회 내 통제 가능한 어려움과 통제 불가능한 어려움도 포함된 얘기입니다. 통제 가능한 어려움에는 적성, 성장, 시간, 관계가 있겠고, 통제 불가능한 어려움에는 공허, 안주. 문화를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듯 개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문제인지 조직 내 시스템이라 본인이 바꿀 수 없는 문제인지 분리해서 문제를 작게 나누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해결이 좀 더 쉬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김창선 대표님. 제가 좋은 일자리라는 사이트를 보니 좋은 일자리에서는 중장년층을 위한 생애설계지원 프로그램과 성공적인 재취업을 위한 전직지원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시던데요. 저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수 십 년 전에는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어렵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분들은 한 직장에서 30년 이상 장기근속을 하면서 퇴직을 합니다. 이분들은 회사에서 제시하는 일을 하는 것 말고, 취미활동, 사회참여활동, 가족활동 등에 미숙했습니다. 평생 일만 하다가 퇴직하니 할 수 있는 것이 뭔지, 다양한 사회활동을 경험하지 못해 그야말로 스스로의 활동을 하지 못하게 돼서 우울증이나 어려움에 봉착합니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퇴직 이후에 겪게 될 문제를 재직 중에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생애설계지원프로그램입니다. 다음으로 전직지원은요. 요즘 젊은 층은 평생 5,6회 정도 직업이나 직장을 바꾼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에 자신의 직업경력을 토대로 새로운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과거에는 직업을 찾는 것이 전적으로 개인적인 몫이었다면 이제는 정부와 기업 등 사회 전체와 개인의 과제로 변화돼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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