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내골을 돌배나무 환한 마을로 가꾸고 싶다

이동고 기자 / 기사승인 : 2019-12-04 19: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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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 그루경영체 ‘배내골숲사람들’을 이끄는 안정호 배내이장
▲ 안정호 배내이장이 배내골 야생 돌배를 활용해 생산한 돌배주 앞에 섰다. 돌배주는 곧 시판을 앞두고 있다. ⓒ이동고 기자

 

[울산저널]이동고 기자=  안정호 배내이장은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에 살지만 배내골이 고향은 아니다. 원래 살았던 곳은 서울시 도봉구다. 배내골에 들어온 지도 11년째가 되니 이제 완전 배내골 사람이 됐고 이제 이장 일까지 맡아 한다. 그는 여러 가지 이유로 배내골에 들어올 운명이었던 모양이다. 마을주민과 협동조합을 만들어 배내골 돌배를 이용해 술을 담그고 조청을 만들어 파는 일을 시작했다.

1. 배내골은 어찌 들어오게 됐나?


서울 도봉구에 살고 있는데 우리 아이가 7개월 만에 태어나 기관지가 나빴다. 의사가 “성장할 때만이라도 공기가 좋은 데 살아라”고 권유했다.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기관지가 좋지 않으니 무척 힘들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여기를 데리고 왔는데 1년 동안 병원에 간 날을 보니 387번이나 됐다. 어떤 날은 두 번 이상 병원을 간 날도 많았고 119를 부른 횟수가 22번이더라. 기관지에 문제가 생기면 고령 노인처럼 숨이 쌕쌕거렸다. 1~2년 배내골에서 생활하니 자연스레 기침을 하지 않게 됐다. 그 당시를 알던 친구들은 배내골 들어와 성공했다고 한다. 그런 아이가 지금은 경기도 근처에서 학교를 다니는데 기침도 하지 않고 잘 지내고 있으니. 나도 전산실에 근무할 때 모니터만 보면 가슴이 두근두근하는 증상이 있었기에 이유는 복합적이었다.

2. 배내골에 와서 어떤 일을 했나?


농사는 지어보지 않아 농사지을 용기는 나지 않았다. 서울에서는 어느 언론사 전산실에서 근무했는데 나름 전산처리 능력은 갖고 있었다. 여기 펜션들이 많으니 그들 홈페이지를 만들고 홍보하는 일을 하는 것이 괜찮을 것 같아서 그런 일을 2~3년 동안 했다.
지자체마다 시행하는 정보화마을 사업은 끝이 난 상태였다. 10년 전 당시에 배내골, 양산에 펜션이 90개 가까이 되더라. 지금은 150개 정도 된다. 그 당시는 배내골인가 양산인가도 모르고 영업을 했다. 그 다음은 개인적으로 드론으로 영남알프스 일대를 촬영하는 일을 한다. 한 3~4년 전부터는 마을 일을 보고 있다.

3. 산림청 그루경영체로 하고 있는 일을 좀 소개해달라.


현재 조합원이 13명 정도로 돌배주와 돌배청 두 가지를 생산하고 있다. 여러 가지 임산물을 이용한 생산품을 추가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생각하는 품목이 많아 당장은 뭐라고 하기 힘들다. 어쨌든 원래 마을 이름에 맞게 돌배로 시작했다. 동네 주민들이 원래 마을에 많았던 야생화들이 하나 둘 사라진다고 하면 그 식물을 심어 복원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돌배나무로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배내골에 많았던 돌배나무가 하나 둘 사라지는 걸 보면서 그것으로 사업을 해야 지켜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아직 돌배나무를 심고 있지는 못하다. 내년에 국유림관리사무소에서 우리가 씨앗을 주면 묘목으로 키워 주겠다는 정도 약속은 받아 놓고 있다. 기존 배나무에 접붙이는 방식도 있다고 하는데 하여튼 돌배나무를 마을에도 많이 심고 싶다. 펜션에 오는 손님들에게도 ‘돌배나무가 많아서 배내골’이라고 말하면 그때서야 ‘아’ 한다.

4. 배내골 배가 다른 지역보다 특별한 것이 있는가?


식감은 잘 모르겠지만 이곳 돌배는 다른 지역 돌배보다 신맛과 향이 강하다. 돌배로 가공품을 만드는 지역으로 견학 갔는데 우리 배내골 돌배처럼 향이 강하지 않더라. 옛날 어른들은 배내골 돌배를 신맛이 강해 ‘신배’, 향이 강해 ‘향배’라 불렀다더라. 올해는 못 했지만 가장 좋은 유전자를 찾아 그 품종으로 대량증식을 하는 산림청 신품종 개발사업을 앞두고 있다. 산에 다녀 보면 같은 돌배나무라도 유전자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색있는 배나무마다 고유번호를 매겨 관리하려고 한다.
고로쇠나무 수액이 좋다고 밭에 심어 퇴비를 줘서 키우면 수액은 많이 나오지만 수액이 맹물이 된다. 돌배나무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야생배를 퇴비를 주고 재배하면 과일은 커지지만 그 향과 맛은 변한다. 다른 지역 야생배는 재배를 통해 직경이 7~8센티미터 정도는 되는데 우리 배내골 돌배는 탁구공보다 작다.
돌배는 기관지에 좋지만 돌배껍질과 잎은 아토피에 아주 좋다. 기존의 아토피 약 성분의 6배 기준의 약성이 나왔다고 한다. 말려서 차를 만드는 식으로도 생각하고 있다. 잎으로 목욕할 때와 마셨을 때 등의 비교 실험이 필요하다. 우리 마을 이천리는 면적의 90%가 산림이고 10%가 사람이 이용하는 땅이지만 95%가 국유림이고 5%만이 사유림이다. 사유림도 접근이 힘든 악산이다. 그러니 임업후계자로 나서는 사람도 없다. 국유림관리소와 보호협약을 맺어 너무 높게 자라지 않고 주변 잡풀 정리하는 식으로 하면서 채집하는 식으로 하고 있다.  

 

▲ 배내주민들이 서로 재능 품앗이로 배워 만드는 여러가지 양초 제품. 재료 대부분이 배내골의 자연에서 구한다. ⓒ이동고 기자

5. 마을주민을 위한 문화활동도 활발히 하는 것 같은데.


배내골은 시내와 먼 곳이라 문화 혜택이 적은 곳이다. 마을 부녀분들이 뭘 배우고 싶어하는데 어떻게 할까 방법을 찾다가 마을사람에게서 서로 가르쳐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캔들샵을 하다가 들어온 분이 있는데 조합을 한 번 만들어 해보자고 해서 지금 만들고 있다. 어른들도 한글을 모르는 분들이 있는데 젊은이들이 가르치는 식으로 풀고 있고, 마을 일을 서로 교환하는 식으로 지금은 목공까지 하고 있다.
최근 폐교된 이천분교를 울주군이 구입해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한다. 리모델링해서 교육문화체험공간으로 이용하면 좋겠는데 실제 수익이 가능해야 유지관리가 되니 협동조합을 만들려고 한다. 배내골 지역 펜션에 오는 분들이 여름철 물놀이 빼고는 할 일이 없다고 하는데 가족이 좋아할 색다른 공간으로 꾸며 볼거리, 즐길거리, 체험거리를 만들고 싶다. 배내골이 400년 된 마을이라 마을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면 특색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 본다.


이동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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