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료원, 산재공공병원과 투트랙으로 가야”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1-02-26 19: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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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8월까지 부지선정 후 9월에 예타 면제 건의
일각에선 산재공공병원 있어도 공공의료 부족 우려
전국 공공의료원 중엔 운영수지 개선된 곳도 있어
▲ 울산시가 울산의료원 설립을 위한 자체타당성 조사용역에 착수한 가운데 지난 23일 울산시의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울산의료원이 산재공공병원과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중점적으로 나왔다. 울산의 한 병원 모습.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울산시가 울산의료원 설립을 위한 타당성조사 용역에 착수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울산의료원 건립 사업이 정부의 예타조사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 예타조사 면제를 위해 자체적으로 타당성조사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울산의료원의 주요 기능으로 주요 질병인 고혈압, 당뇨, 심뇌혈관질환 등을 관리하고 예방하는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응급, 아동, 분만, 정신 등 필수보건의료가 제공돼야 하고 지역의 응급의료기관 담당 역할도 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 밖에 감염병 관리 기반 구축 및 강화를 위해 감염병 관리 컨트롤타워를 담당하고 격리병상 확충과 전문의료인·역학조사관 등 감염병 관리전문가도 증설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장애인, 이주노동자, 저소득층 등 의료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요구됐다. 

 

지난 23일 울산시의회 시민홀에서는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과 윤정록 시의원이 주최한 ‘울산 공공의료원 설립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코로나19 감염병 유행 등으로 울산의료원 설립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회와 시의회 차원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고 울산의료원 설립 타당성과 고려할 점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울산의료원이 시가 추진 중인 산재전문공공병원과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 대전과 경남처럼 재정사업으로 의료원을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 의료소외계층에 필수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토론회을 주최한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울산 울주군)은 “2018년 기준 울산의 병상수는 130병상에 불과하지만 울산과 인구가 비슷한 광주는 2753병상, 대전은 3129병상이나 된다”며 “울산은 사회적 감염병을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 병상 수가 타 시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이를 위해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이 추진되고 있지만 설령 산재전문 공공병원이 2024년 완공되더라도 공공의료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울산의 공공의료원을 비롯한 공공의료시설 확충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문제이고 여야 상관없이 함께 힘을 모아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최근 전국 34개 공공의료원 중 운영수지가 개선되는 병원들이 나오고 있고 시민들의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기에 이전 사례를 참조하고 연구해 울산시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정훈 복건복지부 과장은 “지방의료원 중에서는 최근 흑자로 전환된 곳도 상당수 있으며 울산의 경우 지방의료원 운영에 대한 국가의 지원 책무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법개정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공공의료원 설립추진 관련 긍정적인 면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과장은 “울산이 2025년 공공의료원 설립을 목표로 한다면 부지 선정을 최대한 단축시키는 게 급선무며 운영비 부담이 큰 민간 BTL 방식보다는 대전동부권과 경남진주권과 같이 재정사업만으로 의료원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수익성이 낮아 종합병원급 기존 2차 병원에서 기피하는 진료과목 중 시민에게 꼭 필요한 부분을 운영해 지역 의료공백을 최소화해야 하며 어느 정도의 ‘착한 적자’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울산의료원 설립방안 추진 발표에서 김상육 울산시 시민건강국장은 “보건소-울산의료원-울산대학병원으로 연결되는 지역완결적 의료체계를 구축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공공의료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의료서비스 소외계층에 심뇌혈관 응급진료 등 필수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복합재난에 대비한 응급의료자원을 확보해 지역 건강안전망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며 효과성이 입증된 최첨단 의료서비스를 도입해 진료의 질을 높이고 유전정보(게놈) 기반의 맞춤형 의료진단과 치료로 정밀의료 산업의 성장을 선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추진전략으로는 예타 면제를 통해 조기 사업추진을 확정하는 게 급선무인데 울산시는 광주시와 공동 대응해 정부 설득을 강화하고 지역 정치권과 협력해 예타 면제 및 내년도 국비를 차질 없이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계획으로는 4월까지 범시민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타당성 조사용역 착수 및 수행을 거쳐 8월 중에 부지 선정 후 9월에는 사업계획서 제출 및 예타 면제를 건의할 방침이다. 

 

울산시의 계획대로라면 울산의료원은 빠르면 2025년 일반진료센터와 건강증진센터, 호스피스센터, 정신병동, 장례식장 등을 갖춰 개원하게 되며 규모는 300~500병상, 20여 개 진료과, 인력 500~700명 규모로 설립된다.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의료원 설립 타당성조사 용역의 주 내용은 울산의료원 설립 기초현황을 분석하고 울산의료원 입지 및 규모 분석, 예상 진료권 현황 분석, 울산의료원 설립·운영 방안, 울산의료원 설립 타당성 검토 및 결과 도출 등이다. 또 울산시는 건립 후보지 1곳을 용역 중에도 선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현재 5개 구·군이 시에 추천한 후보지는 총 11곳으로 중구 혁신도시 클러스터9지구·문화의전당 일대·다운목장 일대, 현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부지·옥동 군부대 부지, 동구는 남목고개 일대, 북구는 천곡도시개발사업지구 인근, 울주 범서읍 굴화리(산재공공병원 인근)·온양읍 남창역 등지다.

대전·서부산의료원 올 1월 예타 면제 확정
경남, 도민참여단으로 구성된 공론화협의회

다른 시도에서는 대전의료원과 서부산의료원이 현재 예타조사가 진행 중이고 진주권, 거창권, 통영권, 상주권, 영월권, 의정부권 6곳은 현재 해당 시도에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동해권의 삼척의료원은 현재 이전 신축 실시협약을 위한 계약 체결 협의 중이다. 광주의 경우 지난해 5월 ‘광주의료원’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해 7월 정세균 총리에게 광주의료원 설립 건의 및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제외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용섭 시장은 지난해 11월 2021년 예산안과 관련한 광주시의회 시정연설을 통해 광주의료원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광주의료원 설립에 관한 연구 용역 조사비용에 1억 원을 편성했다. 대전의 경우는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은 뒤 대전시, 시민단체, 감염병 전문가 등이 ‘대전의료원 설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지난해 3월 대전시의회가 ‘대전의료원 설립 촉구 건의안’을 채택한 후 현재는 올해 1월 예타 면제를 확정받아 KDI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준비 중에 있다.

 

서부산의료원은 사하구 신평동에 약 2200억 원을 들여 300병상 규모로 2022년 착공, 2024년 준공 계획에 있으며 2016년에 이미 부지 선정을 확정하고 2017년 타당성조사를 완료한 뒤 올해 1월 예타 면제를 확정받았다. 부산의 경우는 동부산권 공공병원 설립도 추진되고 있는데 2024년까지 침례병원을 동부산권 공공병원으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보건산업진흥원에 ‘동부산권 공공병원 확충 방안에 관한 연구’ 과제를 맡겨둔 상황이다. 

 

경남은 지난해 5월 행정기관, 시민사회단체, 전문가, 도민참여단(진주시, 사천시, 남해군, 하동군, 산청군 주민 100명)으로 구성된 서부경남지역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공론화협의회를 구성했다. 공론화 주제로는 공공병원 필요성과 설립조건, 공공의료 현황과 주요 과제, 의료취약지역 대책으로 각 시·군에서 공론화 도민설명회를 열었고 지난해 7월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정책 권고안’이 확정된 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에 포함됐다.
 

울산건강연대 박영규 대표는 시민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병 관리와 필수의료 확보를 위해 울산의료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현재 울산산재병원 설립이 진행 중이지만 울산시민의 건강지표 개선, 필수의료 인프라 부족 개선, 감염병 관리, 울산시 공공의료체계 마련 등의 종합적인 의료정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울산의료원을 따로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울산산재병원은 산재환자들의 재활치료 및 장기요양을 위한 특수목적병원으로서 종합적이고 일반적인 의료서비스 제공과 의료정책을 실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울산산재병원은 노동부 산하 의료기관이기 때문에 복지부의 보건의료정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협조를 구해야 하며 복지부 예산을 노동부 산하 산재병원에 투입하려면 법적 근거 및 절차 등이 필요한데 현재까지는 복지부 예산을 산재병원에 지원하는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박 대표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이 감염병 확산 등 응급 상황에서 울산시의 직접적이고 전면적인 통제 하에 감염병 환자 치료, 감염병 확산 차단, 방역 강화, 광범위한 역학조사 등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울산의료원이 반드시 있어야 하며 각 지방의료원들이 코로나19 전담병원이 돼 고군분투하고 있는 타 시도의 사례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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