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팎 위기 청소년들의 회복과 성장을 위한 디딤돌 놓기” 두남 보금자리

김선유 기자 / 기사승인 : 2021-01-27 19: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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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교육공동체 탐방

▲ 왼쪽부터 우남주 대표(울산두남중고등학교 교장), 정창호 보금자리청소년회복지원시설 시설장, 윤선희 울산두남중고등학교 교사, 이화조 울산두남중고등학교 전문상담사, 임창범 울산두남중고등학교 교사 ©김선유 기자

[울산저널]김선유 기자= 두남 보금자리는 지역 위기 청소년들의 회복을 위해 연구하는 모임을 시작으로 울산두남중고등학교 교사, 보금자리청소년회복지원시설의 운영진, 한동대학교 학생 등 13명이 모여 만든 마을씨앗동아리다. 현재 울산두남중고등학교와 보금자리청소년회복지원시설은 학교 안팎의 위기 청소년들이 치유와 회복을 통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동대학교 대학생들로 구성된 “비행” 학회는 위기 청소년들의 회복적 탄력에 대해 연구모임을 하고 있으며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연구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두남 보금자리의 우남주 대표와 정창호, 윤선희, 이화조, 임창범 교사 등 회원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 2020년 8월 두남 보금자리 독서모임.


Q1. 두남 보금자리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2017년도부터 울산두남중고등학교에서 교사로 부임하며 학생들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거나 위기 청소년들이다 보니 소년재판에 출석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교사로서 쉽게 경험해보지 못했던 소년부 재판을 직접 접하게 됐고, 보금자리청소년회복지원시설에서 보호처분소년 보호도 하지만 시설장이 재판을 앞둔 보호소년들의 국선 보조도 해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울산두남중고등학교는 Wee스쿨형 대안학교다. 사실 대안학교라기보다는 Wee스쿨의 성격이 강했다. 비행에 연루된 아이들이 많았지만 결손 가정이거나 보호받지 못한 아이들도 있었다. 울산두남중고등학교의 교사들도 울타리가 돼 위기 청소년들을 지도하려고 애를 쓰지만 일탈과 비행이 교육만으로 고쳐지는 것에 한계를 느끼면서 교사들의 고민이 깊었다. 시설의 입장에서는 보금자리청소년회복지원시설이 비공개시설이고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문제해결보다는 감추기에 급급한 상황이라 늘 답답함을 느꼈다. 또 위기 청소년의 회복적 탄력에 관해 공부하고 함께 고민하는 동아리나 학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오고 있었다. 울산두남중고등학교 교사들과는 학생들의 소년재판 때문에 법원에서 종종 만남이 이뤄지면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시설에서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기간은 6개월이다. 6개월 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행동을 개선해 가정과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행동의 변화와 목표를 갖고 학교와 가정으로 돌아가지만 학교와 가정에서는 소년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재비행으로 법정에 돌아오는 경우가 빈번하다. 2019년도 말경 보금자리청소년회복지원시설 시설장이 울산두남중고등학교 교사들에게 함께 모여서 위기 청소년들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제안으로 모임을 시작하게 됐다. 아이들의 재비행을 막고 회복과 성장을 돕는 방안을 함께 찾아보자는 공통된 생각이 모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2020년 울산교육청의 마을 교육공동체 씨앗동아리 공모 사업은 자발적인 소모임에 날개를 달아줬다. 최초 두남 보금자리 마을 씨앗동아리는 울산두남중고등학교의 교사, 지속해서 보금자리청소년회복지원시설 보호소년들의 멘토 활동을 하던 한동대학교 법학과 대학생, 보금자리청소년회복지원시설 운영진 등 13명으로 구성됐다.  

 

▲ 2020년 8월 3~5일, 회복적 생활교육  교사 워크숍.


Q2. 울산두남중고등학교는 어떤 학교인가?
울산두남중고등학교는 2017년에 개교한 Wee스쿨형 공립 대안학교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학교 부적응 등 위기를 겪고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문을 열었다. 교육부 Wee 프로젝트의 하나로 설립돼 치유와 돌봄을 통해 학생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노력해왔다. 교육부 시행사업인 Wee 프로젝트는 ‘Wee클래스’, ‘Wee센터’, ‘Wee스쿨’ 등으로 체계가 나뉘어 있으며 학교와 교육청, 지역사회의 긴밀한 협력으로 학교폭력, 학교 부적응 등에 처한 위기 학생 예방 및 위기 학생 상담·치유 지원 등 종합적인 지원 체제를 갖춰 학교 안전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우리’를 뜻하는 ‘We’와 ‘교육’을 뜻하는 Education, ‘감정’을 뜻하는 Emotion의 합성어로, 교육부에서 2008년부터 시행해 왔다. 두남 중·고등학교는 그 중 Wee스쿨의 성격과 대안학교의 성격이 함께 있는 형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같이 있다. 울산두남중고등학교는 올해 Wee스쿨의 성격보다 대안교육을 강화한 고운중학교로 전환될 예정이다.  

 

▲ 2020년 10월 14일, 독도 울릉도 역사 문화 탐방.


Q3. 보금자리청소년회복지원시설에서 하는 일은?
청소년회복지원시설이란 소년법 처분(제1호 ‘보호자 감호위탁’)을 받은 청소년을 감호위탁 기간 동안 보호하면서 상담·주거·학업·자립 등을 지원하는 시설을 의미하며 한마디로 사법형 그룹홈이라고 할 수 있다. 전국에 20여 곳 있지만, 울산은 보금자리청소년회복지원시설 단 한 곳 뿐이며 현재 시설장 부부가 남자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2017년에 아동·청소년복지법에 따른 여성가족부 소속기관이 됐다. 보금자리청소년회복지원시설은 1호 처분 감호위탁시설로 2015년 4월 15일 울산 남구에서 문을 열었다. 재판 처분은 1호에서 10호까지로 나뉘는데, 아이들이 1호 처분만 받는 것이 아니라 부가적인 처분을 받아온다. 2호는 준법 교육 수강명령이 있고 3호는 사회 봉사활동 등이 있다. 4호 단기 보호관찰의 처분으로 보호관찰소에서 1년 동안 재비행을 방지하기 위해 생활을 관찰하고 있다. 5호는 2년의 보호관찰 처분이다. 보통 아이들이 1호부터 5호까지의 처분을 중복되게 받아온다. 시설의 센터장이 감호위원이기 때문에 처분을 받은 아이들이 시설로 넘어오게 되면 6개월 동안 해당 청소년의 보호자가 돼 보호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시설에서는 다양한 회복프로그램, 상담 등을 받고 있다. 처분을 받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교밖 청소년들도 시설을 이용한다. 아이들이 가정에서 갈등도 상당하므로 해당 청소년의 학부모들에게도 부모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6개월 동안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시설에서 생활하면서 보호감호 처분 이외의 부가 처분에 대해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처분을 받은 아이들 대부분이 학업에 대해 학년 유예나 퇴학의 위기에 놓여 있어서 학업을 제일 우선시해 아이들이 등하교를 잘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학교밖 청소년의 경우에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과 잘하는 것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기술 습득, 자격증 취득 등을 지원하고 있다.
울산의 경우에는 소년재판이 한 달에 두 번 진행된다. 보통 한 번 재판 때마다 60~70명의 청소년이 심리를 받는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며 비행의 수위와 재비행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소년범이 성인범으로 이어지는 가장 큰 원인이 재비행률이다. 성인범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재비행을 막는 것이다. 청소년기에는 주변 환경(가정, 학교, 또래 등)이 매우 중요하다. 비행 환경으로부터 분리하기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청소년회복지원시설이 대안 가정, 대안 부모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지만 청소년 범죄로 법원을 출입하는 아이들은 넘쳐나지만 이를 예방하기 위한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2020년도 한 해에도 보금자리에서 14명의 보호소년이 시설에 입소하고 9명이 퇴소했다. 청소년의 재비행률이 60%인 데 비해 다행히 청소년회복시설에서 있다가 돌아간 아이들의 재비행률은 20%대로 현저히 낮다.
시설에서는 아이들 내면의 문제를 드러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상담과 가정과 학교의 지속적인 교류와 소년들의 욕구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내면의 상처 치유, 자신감 회복으로 가정, 학교, 사회로 안전망을 확보해 돌려보내고 있다. 

 

▲ 2020년 10월 17일, 두남보금자리 성장의 땀 나누기.


Q4. 동아리 이름 ‘두남 보금자리’란?
회원들이 소속돼 있는 기관의 이름을 합쳐서 지었다. ‘두남’의 경우에는 북두칠성의 남쪽이라는 뜻으로, 온 천하를 이르는 말이다. ‘두남 받다’라고 하면 ‘남다른 도움이나 사랑을 받다’라는 뜻이 되고 ‘두남 두다’라고 하면 ‘애착을 갖고 돌보다’라는 뜻도 된다. 또한 아이들이 정서적 안정과 스스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디딤돌, 울타리 등의 역할로 보금자리를 생각했다. 두남 보금자리에서 가정과 사회, 학교에서 받지 못했던 관심과 사랑을 아이들에게 주면서 상처를 치유해 회복할 수 있길 바랐다.  

 

▲ 2020년 6월 4~6일, 탐험활동(제주도 트레킹).


Q5. 두남 보금자리의 목표는?
두남 보금자리 동아리 활동이 지금은 작은 물방울에 불과하지만, 물방울이 물 위로 떨어지면 퍼지는 파장은 크듯 청소년 문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방법과 방안들이 서로 공유돼 지역과 학교, 학생, 가정 등 긴밀한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학교와 시설에서 잘 지내다가 돌아갔을 때 다시 범죄의 유혹을 끊지 못해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있다. 아이들이 스스로 유혹을 이겨내 바르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두남 보금자리뿐만 아니라 울산의 많은 단체와 시민들이 위기 청소년들의 울타리가 됐으면 한다.

Q6.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현재 두남 보금자리는 울산팀(두남 중·고등학교, 보금자리청소년회복지원시설)과 포항팀(한동대 학회)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주 활동으로는 <가족>, <관계 외상의 치유> 같은 책을 통해 토론하는 독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와 시설에 오는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하는 방법과 여기까지 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있다. 독서 모임은 지난해 5월에 씨앗동아리가 결성된 후 6, 7, 8월에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됐을 때는 1주일에 한 번 정도 진행했고 상황이 악화했을 때는 2주에 한 번씩 꾸준하게 독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너무 심해서 ZOOM을 통해 비대면으로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가 먼저 학습하고 알아본 다음 아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접근 방법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8월 3일부터 5일까지 회복적 생활교육과 회복적 사법의 전문가인 정진 리피스평화교육연구소 소장과 함께 교사 워크숍을 진행했다. 8월 3일과 4일 이틀 동안 진행된 워크숍에는 씨앗동아리 회원들과 울산 두남중고의 교사들이 참여했고 8월 5일에는 울산지역의 관심 있는 초·중·고 교사들과 함께 연수를 진행했다.
이후 계획으로 경로당을 방문해 직접 만든 화장품과 빵을 전달하는 나눔 행사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무산됐다. 나눔 행사는 지난해 10월 17일 학교 아이들과 보금자리청소년회복지원시설의 아이들이 함께 모여 테이블 토크, 화장품 만들기, 빵 만들기 등으로 대신했다.
청소년회복지원시설에서는 신체 단련, 자기계발, 탐험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신체 단련은 아이들이 매주 접하는 프로그램으로 복싱을 진행하고 있다. 자기계발 프로그램으로는 난타를 진행하고 있다. 독서량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해 외부 강사를 초빙해 북 토크도 진행했다. 울주군에 있는 율리가족상담연구소와 MOU를 맺어 아이들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주 1회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큰 행사로는 지난해 6월 제주도 한라산 등반을 진행했고 8월에는 60킬로미터를 걷는 국토 순례를 진행했다. 11월에는 독도, 울릉도에 탐험 활동도 떠났다. 12월에는 한 해 동안 활동했던 자료와 사진을 모아 사진 북과 달력을 만들었다.

Q7. 주변의 반응은?
처음에는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방안을 찾자는 취지로 모였지만 활동을 하다 보니 회원들이 먼저 성장하는 경험을 했다. 함께 한다는 연대 의식으로 서로가 더 힘을 낼 수 있었다. 우리가 먼저 이해를 통해 치유되고 함께 성장한 것이 그대로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청소년회복시설과 울산두남중고등학교를 통해 가정과 학교에 대해 재경험하고 있다. 울산두남중고등학교의 대부분 학생이 자주 하는 이야기가 예전에는 학교에서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교사가 많이 없었는데 요즘에는 자신의 이름을 하루에 100번 이상 듣는 것 같고 자신의 이야기를 누구보다도 귀 기울여 들어준다는 것이다. 또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아이들이 눈을 맞추고 인사하고 얘기를 나누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우리는 사실 아이들의 관계 회복을 위해 말과 행동, 함께 하는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다. 코로나19 때문에 더 많이 만나지 못한 것에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Q8.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활동은?
2020년도 씨앗동아리 사업이 마무리됐지만, 공모 사업이 있다면 다시 지원해 볼 생각이고 만약 선정이 안 된다고 하더라도 모임은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위기 청소년들이 스스로 탈선의 유혹을 뿌리치고 바르게 자랄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할 것이다. 대안학교로 전환하면서 두남 보금자리 회원들이 흩어지더라도 모임을 계속 이어갈 것이고 네트워크를 더 확장해 나가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Q9.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우리 동아리가 씨앗이 돼 위기에 놓인 아이들 주위에 바른 가정, 바른 어른, 바른 환경, 바른 학교, 바른 공동체를 만들어 주고 싶다. 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공동체들이 서로 연계해 성과와 경험을 공유하면서 앞으로 자라는 모든 아이가 사회에서 받는 상처가 없어지길 바란다. 방황과 탈선을 하는 아이들은 보통 학교나 가정에서 관심을 놓거나 배제돼 있던 아이들이다. 때로는 지역사회가 부모가 되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돼 아이들을 함께 안아주고 보듬어 주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스스로 바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참된 부모, 학교, 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이다. 종종 사회문제에 대해 일시적으로 분노하고 관심을 두다가 사그라지는 것을 보게 되는데 우리 동아리 회원들은 자기가 서 있는 곳에서 변화를 위한 작은 실천과 행동이 일상이 돼 자신의 선한 영향력을 끊임없이 공유하며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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