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위주로 단행된 해고는 부당, 회사는 지노위 결정에 따라야”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1-01-05 19: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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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주군 상북면 길천산단 자일대우상용차 공장에 해고 노동자들이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울주군 길천산단에 있는 자일대우상용차(이하 대우버스)가 추석 직후 356명을 해고했다. 사실상 전 직원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해고사유는 2003년부터 국내사업에서 1600억 정도 적자가 발생했다는 것인데 사측은 적자 발생 원인이 노조가 협조를 안 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노조 측은 사측이 주장하는 국내사업 1600억 적자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 이에 사측의 입장을 들어보려 경기도 부천의 본사와 울산공장에 연락을 해봤지만 연락이 닿진 않았다. 해고 후 회사 입구 쪽에 40여 개의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대우버스노조. 이병진 홍보실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사측이 주장하는 1600억 적자 인정할 수 없다”

이기암 울산저널 기자(이하 이 기자)=사측은 대우버스가 국내사업에서 1600억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더 이상 이대로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해고통보를 결정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입장을 간단히 말한다면?
 

대우버스노조 이병진 홍보실장(이하 이 실장)=노조에서는 사측이 주장하는 국내사업 1600억 적자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회사의 경영상황은 공시된 재무제표를 보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데 우리가 살펴본 바로는 지난 17년간 영업이익이 500억대 정도로 알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1600억이라고 적자를 얘기하니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 기자=재고용 조건을 얘기해보면, 사측이 제시한 내용이 정규직 연봉 최대 5000만 원, 비정규직 최대 3000만 원이라고 했는데 이 조건이 그대로 존속하고 있는 건가?
 

이 실장=지난 3월 30일부터 현재까지 쭉 협상을 진행해오면서 처음 사측이 얘기한 것은 정규직 5000만 원 수준, 비정규직은 3000만 원 수준이라고 얘기했다. 재고용 인원도 처음엔 140명이었다가 지금은 170명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임금의 경우 5000만 원 수준이라고 했지만 세금이나 4대 보험 다 포함해서 평균 6500만 원까지인 걸로 알고 있다.
 

이 기자=그럼 사측이 제시한 임금조건은 노조 입장에서는 크게 나쁘지 않은 거 같은데?
 

이 실장=사실, 사측이 제시한 5000만 원이라는 기준이 어떻게 판단되는지 모르는 것이 문제다. 실제 회사는 노동자들 평균임금을 7000~9000만 원이라고 말하고 있고 많게는 1억도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자들 입장에서 연봉이라는 것은 원천징수를 다 뗐을 때 나온 금액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기준으로 우리가 봤을 때는 15년 근무한 사람들의 경우 현장 정규직 기준으로 연장 특근이 없으면 4500만 원 언저리다. 이런 사람들한테 평균 7500만 원 정도 연봉을 받는다고 얘기를 하니까 여기서부터 차이가 많이 나는 거다.
 

이 기자=사측이 연봉 7500만 원 수준의 얘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 실장=우리들이 예상하건대 연봉 7500은 회사가 사람 한 명을 쓸 때 들어가는 모든 돈을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사측에서는 퇴직충당금, 후생복지금 등 여러 가지 다 넣는 걸로 보이는데 솔직히 그걸 다 넣어도 그 정도는 안 나올 것이다. 우리들이 봤을 때 재무제표 상 1인당 평균임금이 5500만 원 정도 수준인데 퇴직충당금, 후생복리비 다 포함해도 6500만 원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그런데 회사는 7000만 원, 사무직은 8000만 원 정도를 얘기한다. 그래서 실제 회사가 주장한 5000만 원 정도의 수준이 우리가 생각하는 5000만 원과 같은 의미인지 의문이 드는 것이다. 현재 임금을 기준으로 봤을 때 차이가 큰 편인 것이다. 현장 직원들이 봤을 때 사측이 5000만 원 정도 수준이라고 말한다면 굳이 임금삭감이 필요 없는 상황이다. 또한 사무직 임금이 현장직보다 상대적으로 좀 높은 편이다. 과연 사무직 조합원들이 회사의 입장을 그대로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며 우리 역시 사무직과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 “사측 해고통보는 부당해고”

이 기자=회사 측이 마지막에 보낸 서한에는 정규직 1인당 평균연봉 5000만 원, 복리후생 등 회사추가부담분 1500만 원, 합쳐서 총 6500만 원을 지급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 그 금액 그대로 지급이 된다면 큰 문제는 없지만 앞서 사측이 7000만 원 이상의 연봉을 얘기하니까 이 금액에 의문이 든다는 얘기 같다. 울산지방노동위가 사측의 해고통보를 부당해고라고 결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실장=우리들이 예상하건대 해고 자체가 원체 정상적이지 않아서 지노위도 부당해고로 판정을 내린 걸로 보인다. 해고 대상자 선정이나 해고회피의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보인다. 정리해고라는 것이 공장을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해고해야 되는데 회사의 해고통보는 사실상 공장 자체를 멈춰버리는 정리해고라고 볼 수 있다. 현장 조합원 같은 경우는 계약직을 전부 내보내고 현장의 조합원 4명을 제외하고는 전체를 해고했다. 현장 4명이서 어떻게 차를 만들겠나?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해고다. 대상자 선정도 이를테면 630명에서 왔다 갔다 하는 인원으로 그간 울산공장이 운영됐는데, 공장관리지원팀이라고 8명의 직원 중 1명만 해고됐다. 문제는 그 1명이 조합원이라는 것이고 해고되지 않은 7명은 비조합원이라는 것이다. 또 차체설계팀에 비조합원인 부장이 한 명 있는데 이 분만 빼고 나머지 조합원들만 전부 해고됐다. 이는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해고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 대우버스노조 이병진 홍보실장. ⓒ이기암 기자


이 기자=사측이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해고를 단행했다는 얘기로 들린다. 이런 사측의 해고가 당연히 부당하고 이유가 없다는 말이라 보면 되는가?

 

이 실장=앞서 공장관리팀 8명 중 비조합원인 7명이 해고되지 않았는데 사실 이 인원도 왜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공장을 폐쇄하기 위해 최소한의 인원만 남기고 전체 정리해고를 단행했다고 하는데 이 7명이 어떻게 최소인원이 될 수 있는지, 회사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부당해고라고 결정이 난 것으로 본다.

“대우버스 멈추면 버스 생산 독점될 것”

이 기자=지난해 3월부터 그간 9번 정도 교섭을 한 걸로 나와 있는데 그 과정은 어땠나?
 

이 실장=상대적이기 때문에 회사가 느끼는 것과 우리가 느끼는 것은 다르겠지만 회사는 일관된 주장으로 ‘적은 인원으로 임금을 삭감하고 최소한의 인원으로 이 안을 받아들여라’하는 입장이다. 이걸 받아들이지 않으면 공장을 폐쇄하겠다는 것이다. 휴업할 때도 회사가 처음 일주일엔 협의 자체가 없었다. 어렵게 마련한 특별단체교섭 자리에서 사측은 교섭 도중에 휴업공고를 붙였다. 협의 역시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한 차례만 진행했고 이런 행태를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는 거다.
 

이 기자=협상 중에 노조 쪽에서 나온 말이 사측이 회사를 살리려고 노력을 안 한 것 아니냐고 하던데? 지금 수소차, 전기차 등 내연기관 차들이 점점 미래형 차로 변화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든지 노력하지 않았다는 얘기인가?
 

이 실장=우리 입장에서도 좀 답답한 부분이 차는 수소차든 전기차든 계속 변화하는데 사측은 이런 변화에 아주 소극적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회사가 노력을 아예 안 했다고는 볼 수 없다. 사실 임금협상을 매년 할 때면 노동조합의 후생복지나 임금인상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신차 개발에 대해 투자도 요구하곤 한다. 그런데 그런 부분들이 뒤떨어지다 보니 변화되는 시장 속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그래서 경영이 악화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이 기자=타 회사들에 비해서 신차 대응에 발 빠르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보는 거 같다. 그게 영업적자로 이어질 수도 있는 부분이고, 혹시 고객사 입장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이 실장=고객사랑 직접 연락해본 적은 없지만 인터넷을 통해 보면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우버스가 멈추면 분명 독점이 될 거니까. 독점이 되면 독점에 따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분명히 예상된다. 준중형 버스인 카운티 같은 경우는 레스타가 나오기 전까지 독점했는데 당시 카운티의 고객들이 불만이 많았던 걸로 알고 있다. 예전에 레스타 위장막 씌워서 시험운행 다니면 막 쫓아오면서 ‘이 차 언제 나오냐’ 할 정도였다. 속단할 순 없지만 독점에 따른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고 때문에 대우버스가 사라지면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기자=독점이 이뤄지지 않고 경쟁관계로 가야 고객사 입장에서는 좋다는 말로 들린다.
 

이 실장=사실 품질이라든지 투자라든지 이런 부분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서 애초에 고객들 불만을 해소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렇게 못한 부분들도 있다. 그래서 타 사에 점유율을 뺏기기도 했다. 그런 부분들은 앞으로 공장이 재개된다면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사 “1월에 폐업하겠다”…노 “위장폐업 여부 지켜보겠다”
금요일 울산시장 만나고 월요일 지노위에 해고계획서 제출


이 기자=연봉 얘기를 다시 한다면, 업계에서는 대우버스가 타 버스업체보다 연봉이 적은 편이라고 하는데 그 차이가 어느 정도인가?
 

이 실장=정확하게 완성차업계 간 연봉을 비교해보진 않았는데 현대나 기아, 쌍용, GM, 르노 등이 모두 금속노조 사업장인데 우리보다 임금이 적은 데는 없었던 걸로 안다. 정확한 차이는 모르겠다.
 

이 기자=회사가 지노위 판단을 인정하지 않고 중노위로 항소한다면 앞으로 계획은?
 

이 실장=회사가 얘기하는 것은 노조랑 협의해보고 안 되면 1월에 폐업하겠다는 입장이다. 중노위에 항소할지 안 할지 모르겠는데 만약 폐업하면 우리가 중노위 가서 이기든 대법원 가서 이기든 회사 자체가 없는데 어쩌겠는가. 사측은 앞으로 남은 기간이 얼마 안 되는데 그때까지라도 열심히 한 번 해보자 얘기하면서도 1월에 폐업하겠다고 하니 우리로서는 난감한 입장이다.
 

이 기자=중노위를 거쳐 행정심판까지 갈 수 있는데 그 과정 중에 폐업해도 되는 건가?
 

이 실장=그런 과정 중에도 폐업은 할 수 있는 걸로 안다. 근데 폐업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폐업해놓고 청산절차도 있을 것인데 회사가 폐업하면 정말로 이 사업 자체를 안 할 목적으로 폐업할 것인지, 아니면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위장폐업을 할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만약 위장폐업을 시도한다면 노조는 끝까지 사실 확인을 할 것이고 투쟁도 이어나갈 것이다. 또 국감에서도 대우버스 문제를 많이 다뤘다. 양이원영 의원이 국감에서 이와 관련 질의를 했었고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두 번이나 직접 찾아와서 천막 전체를 보고 충격을 받기도 했다. 아무래도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만든다는 것이 정의당에서 가장 큰 관심이기에 관심을 보인 거 같다. 우리도 지속적으로 국회나 정치권에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이 기자=대우버스 공장이 있는 곳이 울주군인데 울주군의회나 지역 국회의원의 반응은 어떤가?
 

이 실장=서범수 의원을 만났는데 일자리를 지켜야 되지 않겠냐고 얘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을 느낄 수 있게끔 액션을 취해준 건 없다. 아직까지 우리들이 적극적으로 요청을 안 해서 그런지 몰라도 울산 내 군의원이나 시의원, 국회의원과 같이 행동하고 있진 않다. 시민단체와도 회의를 많이 했고 기자회견도 같이 한 적 있다. 부산시민단체와 울산시민단체랑 기자회견을 동시에 진행한 적도 있다. 시민단체들이 연대도 많이 해주고 물품도 많이 보내준다.
 

이 기자=울산시나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 실장=대우버스는 울산시의 세금으로 각종 혜택을 받으면서 울산시가 추진해서 기업이 유치됐다. 그러면 울산시에서는 기업에 대해 충분히 관리하고 기업의 존속을 위해서 어떤 노력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노력들이 전혀 없다. 중재를 한다고는 하지만 실질적 중재방안을 내놓은 것도 없고. 기업이 어렵다고 하면 노사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울산시장이 지난해 8월 말에 백성학 회장을 만나고 간 날이 금요일이었는데 다음 주 월요일이 되자마자 회사는 울산지노위에 해고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그 이후로 울산시는 입장이 전혀 없다. 대우버스가 울산에서 사업을 하면서 울산시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울산시민들의 고용을 지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울산시가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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