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떠나는 울산, 대안은 없나

이종호 기자 / 기사승인 : 2022-01-14 19: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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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인구 감소 대안 마련 토론회
‘수도권 쏠림, 어떻게 맞설 것인가’

고임금 첨단산업 수도권에 몰려 있어

비수도권 청년인구 비중 갈수록 줄어

 

[울산저널]이종호 기자= 울산 인구 감소 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14일 오후 2시 울산상공회의소 7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수도권 쏠림, 어떻게 맞설 것인가?-도시공간구조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서범수 국회의원(국민의힘, 울주군)이 주최했다. 

 

마강래 중앙대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과)는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원인을 수도권과 광역시에서 첨단산업이 발전하고 지방산업단지 수요가 감소하는 데서 찾았다. 판교 테크로밸리에는2021년 기준으로 IT(정보통신기술) 1096개, BT(생명과학기술) 228개, CT(문화콘텐츠기술) 220개, NT(나노기술) 19개 등 첨단산업 기업과 연구인력이 몰려 있다. 현대차는 미래차 연구조직을 모아 판교 핵심부에 투입하고 있다. JLL코리아에 따르면 판교 지역 주요 업무권역 공실률은 0%다. 여의도 17.4%, 광화문 12.3%, 강남 8.6%와 비교된다.

 

2019년 기준 100억 원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창업기업)은 서울·경기 지역이 90%를 넘는다. 서울에서도 100억 원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 절반 이상이 강남구와 서초구에 몰려 있다. 고임금 첨단기업이 수도권에 몰려 있으니 청년들의 비수도권 유출이 심화하고 있다. 서울은 비대해지는데 지역은 갈수록 여위어가는 형국이다. 2000년 51.3%였던 비수도권 지역의 청년인구 비중은 2019년 46.0%로 내려앉았다. 반면 수도권의 청년인구 비중은 2000년 48.7%에서 2019년 54.0%로 늘어났다.

 

 

▲출처: 마강래 교수. 박진경 '2021 지역 청년인구 유출과 지자체의 대응방향'에서 재인용

 

다양한 문화 접할 수 있는 지역 선호

젊은 산업인력에 맞춰 산업구조 변화

 

젊은 산업인력의 특징도 수도권 쏠림 현상의 원인으로 설명했다. 청년세대는 획일화된 공간을 지양하고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으며 학습을 위한 느슨한 커뮤니티에 쉽게 접속할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한다. 특히 자유노동과 공유경제 패러다임을 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년들은 가능한 다양한 문화적 기회를 접할 수 있는지, 가능한 부담 없이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지, 수평적 조직에서 자유로운 노동이 가능한지를 보고 지역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달라진 노동 인력들에 맞춰 산업구조가 달라지고 있다. 마 교수는 고임금 직장은 일자리가 사람을 따라가는 현상을 보인다며 이에 부응하는 공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강래 교수는 지역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도시권(메가리전)을 키워야 한다며 수도권이 수퍼메가리전으로 진화하고 있다면 지역 간 연합전략을 통해 비수도권도 이에 대응하는 메가리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역이 뭉쳐서 대도시를 키우는 전략이다. 마 교수는 젊은이들의 대도시, 특히 도심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고, 첨단산업들도 이들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며 비수도권도 강력한 서울의 도심처럼 일-삶-놀이-배움 등 다양한 기능이 융복합된 환경 거점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거점에 힘을 모으기 위해서는 앵커기업을 유치하고, 광역교통망을 대폭 개선하며 기업과 대학이 연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거점의 성장은 주변지역에 피해를 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도 짚었다. 마 교수는 연대책임에 기반한 광역적 시각을 갖고 상생기금, 재산세 제도, 결합개발 방식을 도입해 거점지역과 주변지역의 상생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발제한구역 전면 해제하고

4년제와 국립대로 대학 개편

 

토론자로 나선 한삼건 울산도시공사 사장은 “2022년 현재 울산은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인 도시인가? 이 도시에는 부모 세대가 젊었을 때 기대했던 것과 같은 수준의 일자리가 있는가?”라고 묻고 “안타깝게도 여기에 ‘예스’라고 답할 수는 없다”며 “전통적인 제조업 도시 울산, 그 산업시설은 노화화됐고, 업종도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으로 달라진 것이 없으며, 대부분의 일자리는 대학을 나온 요즘 젊은이들이 선호하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울산에는 대학에서 다양한 전공을 이수한 젊은이들을 받아들일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더구나 우수한 인재일수록 서울로 가는 한 줄 세우기 대학입시에서 울산은 대학 수도 부족하고 국립 4년제 종합대학조차 없기 때문에 그저 속수무책으로 젊은 인재를 타 지역으로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도시환경에 대해서도 “울산에는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공장과 그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주택만 있다”면서 “상업, 문화, 의료 등 모든 지표가 동급 도시에 비해 열악하고 현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도시환경과 한참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삼건 사장은 “정부가 자본과 기술을 투입해서 대규모 공업단지를 만든 다음, 이곳에서 생산되는 부는 임금을 제외하고는 서울로 가져가고 있으며 기업체를 비롯한 울산의 주요 직장은 외지에서 온 지식인과 전문가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지역의 우수 인재는 역외로 나가고 외부의 우수 인재가 일하러 왔다가 떠나는 곳이 울산”이라고 지적했다.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한 사장은 개발제한구역을 전면 해제하고 울산시 관내 대학을 국립대와 4년제로 개편할 것을 제안했다. 고령인구는 울산지역 기업체 은퇴자를 묶어두는 대책으로 풀어야 한다며 실버타운을 비롯해서 울산지역만의 특화된 고령인구 유인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 전입하는 울산지역 산업단지 취업자를 위한 양질의 저렴한 주택 공급도 주문했다. 

 

한삼건 사장은 “지역의 높은 생산액을 지역에 환원시키면 대학까지 무료로 교육시키고 모든 시민에게 주택을 무상 공급할 수 있다”면서 “지역을 관리하는 권한과 재정 면에서 중앙정부가 가진 것을 내놓지 않는 한 지역의 인구유출은 멈추지 않을 것이고 지역의 경쟁력을 살리는 일도 실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부울경 네트워크 메가시티

기능 분담 공간거점 육성

 

조기혁 울산과학기술원 교수(UNIST 도시환경공학부)는 동남권 메가시티가 수도권이나 다른 시도와 크게 차별되는 점은 네트워크 구조를 갖는 메가시티라는 점이라며 메가시티가 현재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나은 대안이라면 이를 완성하기 위한 지방정부와 의사결정권자들의 진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욱 울산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장은 부울경 광역교통망 개통을 부울경 메가시티를 위한 지역간 공간적 기능적 연계로 이어가야 한다면서 세 도시의 기능적 연계를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기능 분담이 명확한 공간거점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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