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라 어린이집 재수사, 수십 건 추가 학대 정황 쏟아져 나와

김선유 기자 / 기사승인 : 2021-01-27 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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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물 먹이는 학대, 35일 내내 일어난 것으로 확인

▲ 남구 라 어린이집 CCTV 영상 캡처. Q 보육교사가 다른 아이가 먹다 남긴 잔반까지 P군의 식판에 모아 강제로 먹였다. 사진은 P군이 이를 거부하자 Q 보육교사가 P군의 고개를 뒤로 젖혀 입에 음식을 억지로 넣는 모습. P군의 부모 제공.

[울산저널]김선유 기자= 지난해 남구 라 어린이집에서 P군이 Q 보육교사에 의해 수 개월간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받아온 사건이 일어났다. 해당 어린이집은 남구청이 설치·운영하고 있는 국공립어린이집으로 밝혀져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2019년 11월 P군의 부모가 남부경찰서에 학대 의심 신고를 해 해당 어린이집에 대한 수사가 진행됐다. 남부경찰서는 지난해 3월 해당 어린이집의 수사를 종결하고 23개의 정서적 학대와 신체적 학대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이 중 검찰에서 인정된 학대는 22건이었다.  

 

지난해 10월 P군의 부모는 변호사를 통해 법원에 CCTV 영상 열람, 복사를 요청했다. 법원은 요청을 받아들여 P군의 부모에게 CCTV 영상을 제공했고 P군의 부모는 해당 어린이집 CCTV 영상에서 경찰조사 결과 외 여러 가지의 추가 학대 정황을 확인했다.  

 

P군의 부모가 확인한 추가 학대 정황은 ‘Q 보육교사가 P군에게 물을 7컵 가득 부어 13분 동안 아이가 고통스러워함에도 연속으로 강제로 마시게 해 토하게 만들고 P군은 기저귀를 찬 상태임에도 바닥이 흥건할 정도로 소변을 보게 함’, ‘Q 보육교사는 소변을 본 P군의 옷을 벗기고 벗겨진 옷으로 토한 물과 소변을 닦고 기저귀도 갈아주지 않은 채로 소변이 묻은 몸만 대충 휴지로 닦아 옷을 갈아입히고 P군은 울면서 부들부들 떨고 있음’, ‘Q 보육교사가 다른 아이들이 남긴 잔반을 억지로 P군에게 먹임’, ‘P군이 잔반을 먹기를 거부하자 Q 보육교사가 목을 강제로 뒤로 젖혀 숟가락을 억지로 집어넣음’, ‘Q 보육교사가 체중을 실어 여러 차례 P군의 발을 꾹꾹 밟는 장면’ 등이다. 현장에 다른 보육교사들도 함께 있는 것도 확인했다. 

 

P군의 부모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울산지방법원 담당 판사에게 6회에 걸쳐 해당 어린이집에 대한 전면 재수사와 원장을 비롯한 가해 보육교사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어 12월 8일 ‘울산 남구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전면조사’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해당 국민청원은 지난 7일 1만7017명의 동의를 얻으며 마감됐다. 

 

당초 지난해 12월 9일로 예정돼 있었던 해당 어린이집 원장과 2명의 보육교사 대한 1심 선고는 선고 예정일 하루 전 검찰이 변론 재개 신청을 해 재판부의 결정으로 미뤄졌다. 1심 선고는 올해 중 진행될 예정이다. 울산지역에서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어린이집 학대 사건 가운데 이례적인 일이다.

초기수사에 83건의 학대 정황 누락…남부경찰 부실수사 인정

남부경찰서는 해당 어린이집 학대 사건과 관련해 수사팀을 새로 구성해 재수사를 진행했다. 재수사를 통해 남부경찰서는 83건의 추가 학대 정황을 확인해 지난 18일 검찰에 송치했다. 그동안 P군의 부모가 호소하던 추가 학대 정황이 인정된 것이다. 현재 이미 송치된 20여 건에 재수사 결과로 밝혀진 80여 건이 더해져 100여 건 이상의 학대 혐의가 검찰에 넘어간 상황이다. 100여 건의 학대 혐의가 검찰에서는 얼마나 인정이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재수사를 통해 피해아동이 3명 이상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나 초기 경찰조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논란이 지속되자 경찰은 부실수사를 인정했다.  

 

P군의 부모는 “CCTV 영상을 확인하던 중 Q 보육교사의 지시로 다른 아이에게 머리를 수십 차례 때리는 장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35일치의 CCTV를 모두 확인했고 우리 아이가 받은 학대 정황을 하나하나 일일이 다 기록했다”며 “이때까지 살아온 날들 중 CCTV 영상 속 35일이 가장 두렵고 고통스러웠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P군의 부모는 “CCTV 영상 확인 결과 Q 보육교사는 35일 동안 거의 매일 두 차례씩(점심시간, 오후시간) 우리 이에게 물을 억지로 먹이는 학대를 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남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관계자는 “1차 수사 때 모든 학대 정황을 파악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았고 당시 수사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재수사 때는 피해자가 더 이상 억울한 부분이 생기지 않도록 해당 어린이집의 CCTV 영상 확인에 최대한 많은 인원이 동원됐고 발견한 추가 학대 혐의를 검찰에 넘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CCTV 영상을 분석하면서 다른 아동들의 추가 피해 정황을 발견해 인지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다른 아동들의 학대 정황은 현재 수사 중이기 때문에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남구청, 해당 어린이집 가해 보육교사에게 추가 행정처분

남구청은 2019년 11월 6일부터 남구 라 어린이집에 대한 운영 실태 전반, 방역 점검, 안전 점검, 재무회계 점검, 급식 긴급점검, 보육교직원 복무 점검 등 총 9회의 조사·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남구청은 해당 어린이집에 영유아보육법 위반 2건, 사회복지사업법 위반 2건 등 총 4건의 행정처분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1건의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이어 이번 재수사로 해당 어린이집에서 추가 학대 정황이 쏟아져 나오자 가해 보육교사에게 자격정지 2년의 추가 처분이 내려졌다. 

 

남구청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추가 학대 사실을 확인해 물을 억지로 먹이는 등의 학대는 생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해당 가해 보육교사에게 자격정지 2년의 추가 처분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P군의 부모는 “행정처분 또한 1년이 지난 지난해 10월에 내려진 것”이라며 “보육진흥원이 해당 어린이집의 학대 사실을 구청으로부터 전혀 통보받지 못해 우수에 가까운 평가인증을 검토 중인 것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남구청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지난해 10월에 행정처분에 들어갔는데 이 과정에서 보육진흥원과 소통하고 있었던 상황”이라며 “해당 어린이집의 원장이 자격정지에 대한 행정처분에 불복하고 행정심판을 걸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공표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어린이집의 원장이 12월 24일에 행정심판을 취하한 것을 확인하고 해당 어린이집의 위반 사실을 1월 18일자로 남구청 홈페이지, 어린이집정보공개포털에 공표했다”고 덧붙였다. 

 

P군의 부모는 “그동안 너무 무심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며 “혼자만의 싸움이라고 생각했던 일에 의사회 등 많은 단체와 시민들이 성명을 내고 의견을 제출해 줘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발 재판부만은 진실된 재판을 통해 철저한 처벌을 내리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남구청, 26일 P군 부모와 면담

남구청은 26일 오후 남구 라 어린이집 학대 사건과 관련해 P군의 부모와 면담을 진행했다. P군의 부모는 “담당 공무원들과의 면담에서 그동안 조사에서 보인 미온적인 태도를 지적하고 행정업무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통해 감사를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현재 P군은 지난해 울산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12월 27일부터 20회의 놀이치료를 받았고 P군의 부모 역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10회의 심리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P군은 특정 트라우마와 이상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사설기관을 통해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P군의 부모는 “추가 학대 정황을 토대로 전문의를 통해 아이의 증상에 맞는 치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국민청원에 이어 P군의 부모는 1월 21일 ‘울산 남구 국공립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을 부실수사(83건의 범죄혐의 누락, 다수의 추가 피해 아동 묵인)한 담당 경찰관의 파면과 울산남부경찰서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해당 국민청원은 26일 오후 6시 30분 기준 1만3755명이 동의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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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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