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텐트에서 잠자고, 밥 먹지 않아도 됩니다”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1-03-26 19: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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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해양 청원경찰 박정만씨, 유용근씨(왼쪽부터)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지난 2월 3일 대전지방법원에서 대우조선 청원경찰 해고는 부당해고라는 판결을 이끌어 낸 뒤 대우조선 서문 앞에서 작은 텐트를 치고 ‘직접고용과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끝장 투쟁에 들어갔던 대우조선해양 청원경찰 노동자들. 이들은 2019년 4월 1일 해고된 지 725일 만에 대우조선해양과 조건부 입사에 합의하고 투쟁을 마무리했다. 사측인 대우조선해양은 항소했지만 청원경찰 노동자들은 항소와 별개로 우선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투쟁을 진행해왔다. 청원경찰이 부당해고 후 복직하게 된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36년째 대우조선해양 청원경찰로 일해온 박정만 씨의 얘기를 들어봤다.


이기암 울산저널 기자(이하 이)=지난 2019년 4월 해고된 지 725일 만에 다시 복직하게 됐다. 청원경찰은 대우조선 하청업체 소속이었지만 노사의 묵시적 계약관계가 인정되고 사용자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대전지방법원 1심 판결에 따른 것이라 볼 수 있는데 감회가 어떤지?


대우조선해양 청원경찰 박정만씨(이하 박)=항소절차가 계속 진행되는 부분에서 2년이라는 기간적 복직이라도 쟁취한 것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최종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전반전의 승리로 생각하고 있다. 최종승리를 위해 청원경찰법의 개정 등 사기업 청원경찰들의 권리를 되찾고 유명무실했던 청원경찰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관철시키기 위해 계속된 투쟁을 해 나갈 것이다. 많은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직까지도 길거리에서 노숙농성과 힘든 투쟁을 이어갔을 것이다. 저희 청원경찰 노동자를 직접고용해야 된다고 도움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이=사측인 대우조선해양과의 협상 과정은 어땠는지? 그리고 무엇이 쟁점 사항이었나?
 

박=끝장 투쟁이 한 달을 넘기면서 청원경찰 노동자들은 3월 15일 단식투쟁에 돌입하기로 결의했고 3월 16일 대우조선해양에서 청원경찰로 직접 고용하겠다는 안을 제출하면서 단식투쟁을 연기하고 협상을 진행해왔다. 협상 막바지까지 쟁점이 됐던 것은 역시 고용 기간의 문제였다. 청원경찰 노동자들은 진행 중인 소송 확정판결 시까지 고용할 것을 요구했지만 대우조선해양은 ‘기간제 및 단시간 노동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4조 제3항을 이유로 최대 2년간 고용을 주장해왔다. 결국 기간제법을 감안해 고용 기간을 최대 2년으로 정하되 법원 판결이 2년 내 확정되지 않을 시 새로 협의하기로 해 합의에 이르렀다.
 

이=이번에 대전지방법원에서 승리를 이끌어냈는데 그동안 지노위와 중노위의 판결이 엇갈리면서 힘들었던 부분이 많았을 텐데?
 

박=그렇다. 청원경찰의 손을 들어준 지노위의 판결을 뒤집었던 중노위의 판결은 청원경찰법이 특별법임을 인정하면서도 사용자 간의 계약을 우선하는 판정이라고 볼 수 있다. 청원경찰을 도급 운영하더라도 개인 간 근로계약을 우선하면서 통합방위법을 끌어들여 청원경찰이기에 청원주가 업무상 직접 지시를 할 수 있다는(불법파견 의혹의 원천 봉쇄) 이중잣대의 판정인 것이다. 또 지노위부터 중노위까지 한 가지 주장만 한 청원경찰과는 달리 대우조선해양은 지노위에서는 ‘임용의 뜻이 고용의 뜻이 아니다. 

 

▲ 청원경찰 복직을 위해 삭발하는 모습. 대우조선산업보안분회 제공.

 

강제조항이 없는 공법적 사항이라 사법적 고용 관계와는 별개’라고 주장했고 중노위 과정에서는 ‘이들은 청원경찰이 아니라 특수경비’라고 하는 등 계속해서 주장의 논점이 바뀌는 변론을 했다. 하지만 중노위는 이를 채택한 것이다. 30여 년간 자회사의 이름이 바뀌면서 재입사 등의 조치가 이뤄졌음에도 청원경찰 면직 후 재임용하지 않고 임용된 시점에서 계속해서 청원경찰로 사용한 대우조선해양의 사용자성에 대한 질의도 없었고 최후변론도 시간이 없다며 이미 판단을 내리고 온 듯한 중노위의 태도에 실망이 컸다.

 

이=대전지방법원이 노동자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은 완전복직의 신호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법원 판결이 2년 내 확정되지 않을 시 이후 고용과 관련해 사측과 새로 협의하기로 한 부분은 조금은 아쉬워 보인다. 이번 협의로 언제부터 다시 근무가 시작되는 건지? 그리고 이번 합의의 의미에 대해 얘기한다면?
 

박=협상이 합의됨에 따라 청원경찰 노동자들은 부당해고된 26명에게 합의 내용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쳐 3월 25일 오후 합의서에 서명했다. 그리고 대우조선해양에서 26명에 대한 청원경찰 임용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오랫동안 투쟁에 지친 몸을 추수를 시간을 갖고 4월 중 청원경찰로 다시 근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청원경찰 노동자들의 이번 투쟁과 합의는 비록 최종 결정을 법원 확정판결에 따르기로 하고 그 기간 동안 임시적인 고용에 합의한 것이지만 청원경찰법에 따라 청원주 대우조선해양이 청원경찰을 직접 고용하라는 가장 핵심적인 요구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또 대우조선해양 청원경찰 노동자들은 대우조선해양에 직접 고용된 청원경찰 신분으로 앞으로 진행되는 2심 재판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청원경찰법 개정을 통해 ‘청원주의 청원경찰 직접고용 의무’를 명확하게 법제화할 것이다.

 

이=2년이 다 돼가는 시점까지 투쟁하면서 고마운 분들도 많을 텐데, 한 말씀 한다면?

 

박=그동안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 더불어민주당 문상모 거제지역위원장, 변광용 거제시장, 옥영문 거제시의회의장, 김용운 정의당 거제시의원 등 거제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이 한마음으로 청원경찰 노동자들의 복직을 위해 큰 도움을 주셨다. 아울러 대우조선 청원경찰 노동자들이 임시적인 직접고용이 아니라 법원 확정판결로 온전한 직접고용과 원직복직이 되는 그 날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을 부탁드린다. 또한 너무나도 당연한 ‘청원주의 청원경찰 직접고용’이 청원경찰법에 명확히 명문화될 수 있도록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청원경찰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여야 모든 국회의원들에게 요청하고 호소드린다.

 

▲ 산업은행 앞에서 법원의 직접고용판결을 이행하라고 투쟁하는 모습. 대우조선산업보안분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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