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합의부사건 2심은 울산에서”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1-03-05 18: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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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등법원 원외재판부 2일 개원
항소포기 방지에 따른 효과 기대
부산고검 울산지부도 업무 개시
3월 이후 항소심 사건부터 담당
▲ 2일 부산고등법원 원외재판부가 울산지방법원에 정식 개원했다.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울산의 정계·법조계·상공계·변호사단체·시민단체 등이 울산광역시 원외재판부 유치를 위한 활동을 처음 시작한 2011년. 당시 ‘울산광역시 원외재판부 유치위원회’는 전국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고등법원이 없는 울산에도 광역시 위상에 걸맞게 항소심을 담당할 수 있는 고등법원 원외재판부가 유치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로부터 10년 뒤 2021년 3월 2일 부산고등법원 원외재판부가 현판식을 열고 울산지방법원에 개원하게 됐다. 

 

부산고법 울산재판부는 울산지법의 1심 판결 결과에 불복한 항소심 사건들과 대법원 파기환송심을 담당한다. 2개 재판부로 출발해 내년에 재판부 1개를 더 늘릴 방침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부산고법의 박해빈·유정우·이필복 판사가 맡는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김우진 울산지방법원장이 재판장을 맡고 김정성·이현일 판사가 배석한다. 고등법원 원외재판부는 3월 이후 항소심부터 사건을 담당하게 된다.
 

이날 현판식에 참석한 송철호 시장은 “울산시와 법조계, 상공계에서부터 다양한 기관과 단체까지 뜨겁게 힘을 모아 줬으며 16만 명 넘는 시민들이 서명에 적극 동참해 준 결과 지난해 5월 ‘원외재판부 설치 확정’이라는 소중한 성과를 거뒀다”고 축하했다. 이어 “신속하고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는 시민의 기본 권리”라며 “부산고등법원 울산재판부 설치를 계기로 사법 서비스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 삶의 수준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효관 부산고등법원장도 “기업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울산은 다양하고 복잡한 갈등과 분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에 신속·공정한 재판으로 사회 평화와 발전을 뒷받침하는 것이 부산고법의 책무”라고 전했다. 3일엔 형사 항소심을 담당하는 부산고검 울산지부도 업무를 개시했다.

부산까지 가야 하는 번거로움 해결
산업재해 소송 서울 빼면 가장 많아


‘고등법원 관할구역의 지방법원 소재지에서 사무를 처리하는 고등법원의 재판부’를 ‘고등법원 원외재판부’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 울산지방법원에서 민사1심 합의사건을 한 경우, 그 항소법원은 부산고등법원이 되나, 울산에 사는 당사자들이 부산까지 가기는 불편하므로 울산에 고등법원 원외재판부를 둬 굳이 부산에 가지 않더라도 2심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울산지방법원이 담당하는 재판 관할구역은 울산과 양산인데 두 도시의 인구는 울산시 110여만 명과 양산 30여만 명 등 140여만 명에 이른다. 산업재해 소송도 서울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많다. 재판 당사자인 경우 항소심 재판을 받기 위해서는 교통난, 주차난을 감수하고 부산까지 왕래해야 했다. 또한 고등법원이 부산에 있다 보니 울산에서 현장검증이 이뤄질 경우 증거수집이 어려워 울산 주민들이 타 시도에 비해 공정한 재판을 받기가 어려웠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울산에 고등법원 원외재판부가 설치되면 고등법원 판사들이 울산과 양산 사건을 계속해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사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이는 곧 예전보다는 좀 더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설치는 별도의 고등법원 건물이 필요 없기 때문에 예산도 따로 들지 않는 장점도 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울산지방법원 항소심 형사공판사건 접수는 연평균 1999건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춘천지방법원(평균 2257건), 전주지방법원(2269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부산고등법원에서 처리한 울산지방법원의 항소심 사건 수는 2013년부터 매년 증가해 2016년 813건으로 정점을 찍고 2017년 이후 조금 줄어들었지만 이는 인천지법의 항소심을 담당하는 서울고법이나 창원, 전주, 청주, 제주 등에서도 같은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지수 추세선으로 분석한다면 울산의 항소심 사건 수는 타 지역보다 높은 편이라고 봐야 한다.
 

고등법원 원외재판부가 생김으로써 따르는 경제적 파급효과도 직접적인 편익의 경우 항소심과 관련한 동반자 비중, 항소사건 건당 재판 수, 교통수단 등을 고려해 연간 1억5000여만 원 이상의 통행료 절감편익이 기대되고 있다. 또 경제성 분석에 포함되지 않는 간접편익으로는 부산고법의 업무가 늘어났던 과거에 비해 장기화된 항소재판일이 감소함으로써 시간이 절감되는 점, 항소포기를 방지하는 데 따른 금전적 효과, 지역 사정에 밝은 재판판결에 따른 사회적 편익효과, 지역 변호사와의 면담 기회 확대 및 면담 비용 절감효과 등이 기대되고 있다.
 

한편, 울산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설치와 관련 지난 2013년 울산발전연구원이 울산지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2.9%가 원외재판부 설치를 원했으며 78.6%가 울산의 사법시설과 사법서비스의 질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 관계자 A씨는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수도, 관세 등 국가에 기여하는 내용이나 경제규모에 비해 사법서비스 면에서는 취약했다”며 “산업수도를 떠받치고 있는 울산시민의 권리구제를 위해서 울산에 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설치는 반드시 필요했다”고 말했다. 또 “생활권역과 사법서비스의 일치를 고려했을 때 인근 경주지역에서의 사법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발생할 것”이라며 “우리 헌법은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 누구나 쉽게 법원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B 변호사도 “이번 원외재판부 설치로 인해 민사보다 항소심이 많은 형사사건 담당이 한결 수월해졌으며 피의자가 부산까지 가지도 않아도 되기에 변호사와의 면담 시간도 더욱 확보되는 등 재판 준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3월에 접수되는 항소심 재판부터는 울산 원외재판부가 담당하게 되는데 전보다는 많은 수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울산 변호사 업계도 한층 더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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