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공공병원 설립 울산시 재정규모로 충분히 가능”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0-03-27 18: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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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주 울산건강연대 집행위원장 ⓒ이기암 기자


Q.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울산 의료체계의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울산의료원을 설립하는 문제다. 울산은 7대 광역시 중에서 연령표준화 사망률 1위, 응급의학전문의 수 꼴찌, 중환자병상 수 꼴찌, 격리병상 수 꼴찌, 중증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상급병원 부족, 감염병 전담병원 부재, 의료인력 부족 등 전체적인 의료체계가 미비하다는 것이 울산의료의 현 주소라 할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같은 경우, 감염병 전담병원이 없어 초기대응에 적지 않은 애로점을 겪었던 걸로 안다. 또한 광역시인데도 역학조사관이 1명이었다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바로 울산의료원 설립이라고 본다.

Q. 지난주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에서 공약 1호로 울산공공의료원 설립을 발표했다. 민주당 울산시당에서 발표한 공공의료원 설립과 건강연대에서 주장하는 공공의료원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당시 민주당이 얘기한 내용은 아주 구체적인 안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공공병원시스템이 없었던 울산이 애를 먹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울산은 코로나19에 대비할 때 출발점이 다른 지역과 달랐다. 다른 지역은 감염병 의료시스템이 애초에 시립의료원으로부터 시작된다. 즉, 시립의료원에서 기본 컨트롤타워가 먼저 생기고, 그 다음 국립대학병원, 이후 민간에 협조를 받는 식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는 울산대학병원이 그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향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때에는 공공의료원이 그 역할을 맡아서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래서 민주당 울산시당이 기자회견을 열어 공공의료원 설립을 공약 1호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라 본다.

Q. 지난 기자회견 때 울산의료원과 울산산재병원을 비교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울산의료원의 성격이 일반종합병원이라면 산재병원은 특수병원이다. 산재병원은 주 환자가 산재환자로 지원을 받고, 장기적인 치료나 전문적인 재활치료를 하는 곳이다. 반면, 울산의료원은 전체 시민을 대상으로 진료를 하고 공공의료정책 수립, 의료취약계층 지원, 감염병 관리 등을 목적으로 한다. 산재병원은 재활의학과와 직업환경의학과 등 산재관련 위주로 의료진이 구성돼 있고, 내과의 경우에 순환기, 내분비, 신장. 호흡기 등 진료과목이 세분화돼 있지 않다. 병상당 의사 수도 의료원에 비해서 많이 적다. 또한 주무부처도 울산의료원은 보건복지부가, 산재병원은 고용노동부가 관할한다. 원래 우리가 2018년에 울산국립병원 설립 추진 운동을 했을 때 얘기했던 것은 국립중앙의료원의 분원 형태거나 건강보험공단 울산병원이었다. 하지만 울산산재병원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국립병원을 울산에 짓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조하기는 하지만 울산시에서 독자적으로 책임지는 의료원은 국립병원 유무와 상관없이 꼭 필요하다.

Q. 울산대의대를 울산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주장도 많이 제기되는데?

울산대의과대학은 의료 취약지역인 울산에 의사인력 배출과 의료수준 향상을 위해 1988년에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름만 있을 뿐 울산의대는 울산에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2017년이 돼서야 울산대병원이 울산의대 부속병원으로 지정됐지만, 아직도 울산의대생의 교육과 수련은 협력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서 대부분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 울산대병원은 수련의 부족, 필수·미충족 의료인력 부족, 기초의학 연구와 의료정책 연구 부재 등의 문제점을 안게 됐다. 이는 또 울산의 의료수준 낙후로 이어지고 있다. 울산대의대는 다시 울산으로 돌아와 울산의 부족한 의료인력 확충, 의료역량 강화, 울산지역 의료문제 연구 등 울산의료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Q. 울산의 보건의료 정책과제를 더 설명한다면?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를 설립해야 한다. 장애인도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건강한 삶을 살 권리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건강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비장애인에 비해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고 만성질환에 의한 사망률도 높다. 따라서 장애인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 정보를 제공하고 장애인과 의료기관을 연결해주며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장애인에게 방문재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가 필요하다. 또 구·군별로 1개 이상의 건강생활지원센터를 확충해야 한다. 건강생활지원센터는 보건소 업무 중에서 특히 지역주민의 만성질환 예방 및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을 지원하는 곳이다. 동네 가까운 곳에서 전문가가 건강상담과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금연, 절주, 신체활동, 영양관리, 만성질환 예방 및 관리 등의 사업을 수행한다. 또한 주민들이 서로 건강정보를 공유해 건강문제를 해결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Q. 울산공공병원 설립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한다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공공의료 강화, 공공병원 확충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울산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울산시는 300병상으로 추진되고 있는 울산산재병원을 500병상으로 늘여서 공공의료 기능을 보강하겠다고 한다. 이것은 여전히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실현가능성도 희박하다. 울산시는 절차도 복잡하고 향후에 관리책임 소재 논란 등의 문제점이 예상되는 울산산재병원에 기댈 것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울산시립의료원을 만들어야 한다. 시장과 울산시의 의지만 있다면 울산시 정도의 재정규모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온 나라에 공공의료 강화와 공공병원 확충 여론이 높은 지금이 경제성 운운하며 공공병원 설립에 늘 걸림돌이었던 기재부의 반대를 잠재우고 울산의료원을 만들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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