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 세 가지 청소년 관련 조례 논란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19-05-08 18: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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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정책 수다, 울산저널 시민포럼
▲ 왼쪽부터 박현미 시민기자, 손근호 울산시의원, 박영철 울산인권운동연대 대표 ⓒ이종호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지난 4월 26일 오후 6시 울산저널 교육관에서 ‘시민들의 정책 수다, 울산저널 시민포럼’ 다섯 번째 녹화를 마쳤다. 울산저널 시민포럼은 울산지역 현안들을 시민들의 시각에서 살펴보고 정책을 제안하는 좌담회로 마련됐다. 녹화된 좌담은 편집을 거쳐 유튜브 ‘울산저널 시민방송’에 방송되고, 지면에 지상중계된다. 이번 주제는 최근 울산시의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세 가지 청소년 관련 조례 논란’을 주제로 박현미 울산저널 시민기자의 진행과 손근호 울산시의원, 박영철 울산인권운동연대 대표의 대담으로 이뤄졌다. 1부에서는 ‘청소년 조례란 무엇인가’, ‘청소년 조례 반대단체의 명분의 모호성’, ‘청소년 관련 조례와 관련 언론의 역할’ 등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상임위 상정 불발, 민주당 의지 약해서” 


박현미 시민기자(이하 사회)=최근 3월 5일 청소년의회 조례 공청회가 파행되고 4월 5일 같은 조례안 상임위원회 상정도 불발됐습니다. 이를 지켜보면서 세 가지 청소년 관련 조례에 대한 궁금함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세 가지 청소년 관련 조례가 무엇인지, 또 상정조차 못 한 배경을 들어보고 이러한 조례가 제정되면 어떤 발전적 기대 사항이 있는지, 반대 측의 논점은 무엇인지 두 분의 토론을 통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려 합니다. 논의할 조례 세 가지 중 두 가지를 발의한 손근호 울산시의원, 그리고 2019년 울산교육연대 첫 번째 토론회로 ‘울산 학교 민주시민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논의의 장을 열어준 박영철 울산인권운동연대 대표님을 모셨습니다. 먼저 세 가지 청소년 관련 조례가 무엇인지 또 손근호 의원이 발의한 조례 두 가지는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손근호 시의원(이하 손)=현재 시의회 상임위에 상정되지도 못하고 계류 중인 조례가 3개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이미영 시의회 부의장이 발의한 ‘울산광역시 청소년의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입니다. 이 조례는 청소년이 주체가 돼서 울산광역시의회 운영방식과 유사하게 청소년의회를 만들어 진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나머지 2개는 제가 발의한 ‘울산시교육청 학교민주시민교육조례’와 ‘울산시교육청 노동인권교육진흥조례’입니다. 학교민주시민교육은 학생들에게 민주시민으로서 민주국가와 시민사회의 지속 발전을 위한 지식, 기능, 가치, 태도 등을 배우고 실천하게 하는 교육을 진흥하자는 내용을 담은 조례입니다. 울산시교육청 노동인권교육진흥조례는 많은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현실에서 청소년들에게 안전하게 일할 권리, 근로조건에 관한 권리 등 노동현장에서 알아야 할 기본적인 권리들을 가르치는 교육을 진흥하기 위한 조례입니다.
 

박영철 울산인권운동연대 대표(이하 박)=세 가지 조례 전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미래세대의 청소년들이 민주시민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례입니다. 다른 일부 지자체에서도 이미 이 3가지 조례를 제정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뒤늦게라도 울산시가 청소년들을 민주시민으로 육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례를 제정하고 나선 일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전국 시도교육청에서 학교민주시민교육진흥조례를 제정한 현황을 보면 총 여덟 군데입니다. 강원도, 광주, 서울, 충남, 충북, 전남, 전북, 경기도교육청입니다. 최근 4월 5일 울산시의회 이미영 부의장이 발의한 ‘청소년의회조례’의 경우 의회운영위원회가 정족수 미달로 열리지 못했습니다. 위원회 날짜가 갑자기 잡힌 것도 아닌데 찬·반 논의로 보류되는 것과 정족수 미달로 상정조차 못 한 것은 의미가 다르다고 봅니다. 이에 대해 손근호 의원님 설명 부탁드립니다.
 

손=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반대단체들의 회의장 봉쇄로 몇 차례 연기됐다가 결국 의결정족수 미달로 상정되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의원들의 사유는 제가 당사자가 아니라 설명하긴 어렵습니다만, 회의장 참석은 어려웠으나 조례에 대한 찬성이냐 반대냐 아니면 수정이냐 하는 부분들은 상임위에서 의원들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데 정족수 미달로 회의가 열리지 못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시의회 운영위원회 구성이 5명인데, 4명이 민주당이고 1명이 자유한국당입니다. 민주당에서 의지를 가지고 준비한 조례인데 정족수 미달로 본회의를 못 갔다고 하면 민주당이 제대로 안 한 것 아닙니까. 이런 당의 모습은 4월 10일 본회의 때 이미영 부의장이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도 나옵니다. 당시 반대단체들의 과격한 시위는 대의기관에 도전하는 행위였는데도 그 대처가 어땠습니까? 사건이 발생한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그때 문제를 일으켰던 사람들에 대해 어떠한 제재도 못 하고 있습니다. 의회 차원에서 민주주의를 역행하고자 하는 행위들에 대해 바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의회민주주의가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까 생각해야 합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생겼을 때 당 차원에서도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리적 방해로 조례 상정조차 못해”
“강행처리라는 말은 납득하기 어려워”
“언론 ‘기계적 양비론’으로 몰아”

사회=조례 내용을 좀 더 알아보기 위해서 조례 제정에 반대하는 분들의 얘기를 정리해서 제가 대신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이에 대해 두 분이 토론하면서 내용을 깊이 있게 다루어 주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반대의 목소리가 크고 많은데 시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조례를 강행처리하려는 이유가 뭔지 궁금합니다.
 

손=강행처리란 말은 납득하기 힘듭니다. 물리적인 방해로 조례를 상정조차 못했고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했는데 강행처리란 맞지 않다고 봅니다. 우선 조례 제정을 함에 있어 절차적인 과정에 문제는 없었습니다. 의원들은 주민들의 투표로 선출돼 의회에서 입법주체로서 조례를 발의할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조례를 발의하면 조례의 입법절차 과정들이 민주적으로 이뤄집니다. 입법예고를 통해 입법예고기간에 조례에 대한 의견들을 받게 돼 있구요. 그러한 의견들은 발의된 조례를 의결심사하는 주관 상임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되고 원안가결이나 수정가결 또는 부결 등으로 결론이 이어져 본회의장에 올라갑니다.
 

청소년의회조례는 입법예고가 1월에 됐고 2월 임시회에 상정될 예정이었으나 반대단체의 반대로 상정되지 못했습니다. 그때 반대단체의 주장은 ‘공청회를 하지 않았다’였습니다. 조례를 발의하는 데 있어서 공청회는 강제조항이 아닙니다. 강제조항이 아닌데도 이미영 부의장은 반대 측의 의견도 존중해 공청회를 주최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상황은 어떻게 됐나요? 반대 측 단체의 공청회 방해로 파행을 겪었습니다. 반대단체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하려 했다면 원안가결로 갈 수도 있었지만, 원안가결보다는 상임위에서 논란의 여지가 되는 부분들은 수정가결 하자는 의견으로 모아졌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단체들은 조례의 폐기를 주장하며 상임위 개최 자체를 물리적으로 막았습니다. 처리가 됐다면 모를까 ‘강행처리하려 했다’는 말에는 동의가 어렵습니다. 충분히 반대의견을 수렴하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반대 목소리 자체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입법절차과정을 어긴 것이 아니라 정상적 과정을 밟은 것을 물리력을 행사해 의회가 열리는 것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태는 의회민주주의의 파괴라고 생각합니다.
 

박=질문에 보면 ‘시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크다’고 돼 있는데, 반대 목소리가 어느 정도 많은지 따져봐야 합니다. 울산지역 언론들이 ‘기계적 중립’이라는 말 뒤에 숨어서, 여론 자체를 호도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어떤 정책이나 내용에 있어서 자기 의사를 표현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의견이 있으면 찬성의견과 비슷한 것처럼 양비론으로 몰아가는 듯한 구도가 많습니다. 언론에서 의도적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또 반대여론도 무엇에 근거하는지 따져야 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팩트체크를 해주는 것이 언론의 역할 아닙니까. 그 반대의견이 정당하다면 정당한 의견을 받아서 조례를 수정하거나 하면 되는데, 지금의 반대는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공청회 때 반대의견에서도 ‘어떤 조항이 문제’다 이런 것조차 없었습니다. 무조건 반대의견 있으면 수용해야 한다는 것은 논리에도 맞지 않습니다. 또한 3개의 조례는 그냥 나온 조례들이 아니고 헌법적 가치, 노동권에 대한 문제, 참정권에 대한 문제들이 담겨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청소년 시기부터 민주시민으로 자라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부터 두텁게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례입니다. 이 조례들은 상당히 개혁적인 입법으로 다른 지역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고, 행정부에서도 민주시민교육을 정책으로 시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을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 조례를 만들어 두텁게 보호하고자 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 내용에 대한 반대라기보다는 지금 청소년들한테 맞춰져 있는 것에 대해 근거도 맞지 않고 정당성도 부여되지 않는 맹목적인 반대를 주장하고 있고, 여기에 언론이 의도를 가지고 있고 양비론으로만 몰아가는 듯해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민주주의가 성숙된 상황에서 이런 게 통용된다는 것이 개탄스럽습니다.
 

경상남도는 학생인권조례를 위해 공청회를 할 때 경남교육감이 공청회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발조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공청회라는 것이 법에 기반해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행위인데 이것을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지켜내지 못하면 어떠한 민주주의 절차도 유지되지 못합니다. 원래 이 사안은 공청회를 할 사안이 아닙니다. 공청회는 주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항에 대해서만 법적으로 하게 돼 있고 나머지는 선택조항입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반대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공청회를 열었던 것인데, 이런 것마저 집단적으로 행동해서 막는 것은 앞으로는 절대 용인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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