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린가사우루스 인디쿠스-뿔 달린 고대의 파충류

이수빈 공주교육대학교 과학영재교육 전공 석사과정 / 기사승인 : 2021-11-29 00: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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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자연과학

아무도 몰랐던 과거 생물 이야기(3)

특이한 과거 생물

과거에 살았던 생물들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모습을 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이런 이유는 길고 긴 생명의 역사 속에서 생물이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우 특이한 모습으로 진화한 동물이 많은 것이다. 과거 생물 하면 흔히 떠오르는 공룡이나 삼엽충, 매머드 등등이 모두 그 예시다. 이번 글에서는 공룡보다 더 이전에 살았던 파충류 중에서 공룡과 비슷한 모습으로 진화한 파충류에 대해 소개한다.

뿔 달린 고대의 파충류

쉬린가사우루스 인디쿠스(Shringasaurus indicus)는 2017년에 보고된 파충류로, 인도의 덴와층(Denwa Formation)이라는 지층에서 발견됐다. 이 지층은 지금으로부터 2억4700만 년 전 트라이아스기라는 시대에 만들어진 지층이다. 이 지층이 만들어질 당시에 공룡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공룡은 이 시대에서 조금 더 이후에 등장했다.). 언뜻 보기에 공룡처럼 생긴 이 파충류는 알로코토사우리아라고 하는, 공룡보다 훨씬 더 원시적인 분류군에 속하는 파충류다. 즉, 공룡보다 훨씬 더 먼저 지구에서 살았던 ‘선배’인 셈이다.


발견된 쉬린가사우루스는 총 2개체로, 크기가 더 큰 개체와 크기가 작은 개체가 있다. 이 두 개체는 모두 머리에 한 쌍의 뿔을 갖고 있었다. 쉬린가사우루스는 눈 위에 대략 1억 년 이후에 등장하는 뿔이 달린 뿔공룡의 뿔과 비슷하게 생긴 뿔을 갖고 있다, 이 뿔은 뿔공룡들의 뿔처럼 상안와골(supraorbital)에 나 있다. 즉, 후에 나타난 뿔공룡과 비슷하게 수렴진화(전혀 분류군이 다른 동물들이 비슷한 신체구조를 갖도록 진화하는 것)를 한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쉬린가사우루스의 다른 친척들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 오로지 쉬린가사우루스만 갖고 있는 뿔, 이 뿔의 역할은 무엇이었을까?
 

▲ 쉬린가사우루스의 골격. ©위키피디아

 


뿔의 역할

쉬린가사우루스에겐 다른 친척에서는 보이지 않는, 후에 나타나는 뿔공룡과 비슷한 뿔이 있다. 이 뿔은 무슨 용도로 사용됐던 것일까? 쉬린가사우루스는 총 2개체가 발견됐는데, 두 개체 모두 뿔은 달려있었다. 하지만 생김새가 약간 달랐는데, 좀 더 큰 개체가 더 크고 휘어있는 뿔을 갖고 있었다. 이는 쉬린가사우루스의 뿔은 어른이 돼 성숙해지면서 뿔이 더 커지고 휘어진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쉬린가사우루스의 뿔이 성적 이형성 즉, 성별에 따른 차이점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오늘날 뿔을 가진 동물들, 그중에서 들소나 큰뿔양, 그리고 그 친척들은 쉬린가사우루스와 비슷하게 큰 뿔을 가진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동물들은 보통 수컷이 크고 강하게 휘어있는 형태의 뿔을 갖고 있다. 이런 형태의 뿔은 암컷의 더 많은 주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성적 이형성은 보통 성체로 성장하면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많다. 따라서 연구진은 더 큰 개체가 더 휘고 큰 뿔을 갖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해 쉬린가사우루스의 뿔은 이성의 마음을 얻는, 이른바 ‘과시용 장식’이자 성적 이형성을 나타낸다고 결론 내렸다. 

▲ 큰 뿔을 갖고 있는 수컷 큰뿔양. 큰뿔양의 수컷은 암컷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크고 강하게 휘어있는 뿔을 갖고 있다. 이는 성적 이형성의 한 예시다. 쉬린가사우루스도 이와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위키미디어


목을 다쳤던 쉬린가사우루스

2018년에 쉬린가사우루스가 발견된 지층에서 쉬린가사우루스의 것으로 추정되는 목뼈의 화석이 발견됐다. 발견된 목뼈는 4번째, 5번째 목뼈로, 2개의 뼈가 서로 단단하게 융합된 형태로 발견됐다. 언뜻 보기엔 그냥 그런가 보다 할 수 있는 형태이지만, 사실 이건 이 동물의 목에 생긴 부상의 흔적이다.


쉬린가사우루스는 어떤 부상을 당했던 것일까? 아쉽게도 정확히 어떤 부상이나 병이었는지 알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화석을 연구했던 인도 통계 연구소(Indian Statistical Institute)의 사라디 센구프타(Saradee Sengupta) 박사는 2가지 부상 중 하나일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하나는 관절염의 일종인 척추관절증(Spondyloarthropathy)이란 부상으로, 이 병은 척추뼈와 뼈를 연결하는 관절돌기(zygapophysis)가 서로 융합돼 생긴 부상이다. 다른 가능성으로는 박테리아 등으로 인해 감염돼서 생긴 디스크의 일종인 원판염(discitis)이나 골수염(osteomyelitis)이었을 것으로 결론 내렸다. 근육이나 인대의 흔적은 전혀 남아있지 않고 뼈만 남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이유는 더 알 수는 없다.


아주 특이한 모습을 한 과거의 파충류 쉬린가사우루스. 이 생물은 과거 진화의 역사에서 얼마나 다양한 생물이 나타났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 쉬린가사우루스의 것으로 추정되는 목뼈. A: 왼쪽 사진. B: 오른쪽 사진. C: 다치지 않은 다른 개체의 목뼈. ©Sengupta(2018).

 


※ 연구 출처-
Sengupta, S., Ezcurra, M. D., & Bandyopadhyay, S. (2017). A new horned and long-necked herbivorous stem-archosaur from the Middle Triassic of India. Scientific reports, 7(1), 1-9.
Sengupta, S. (2018). Fusion of cervical vertebrae from a basal archosauromorph from the Middle Triassic Denwa Formation, Satpura Gondwana Basin, India. International journal of paleopathology, 20, 80-84.

이수빈 공주교육대학교 과학영재교육 전공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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