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오른 울산 택시 기본요금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19-03-13 18:2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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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들은 경제적 체감 별로 못 느껴

▲ 태화강역 앞에 길게 늘어서서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들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울산시 택시 기본요금이 6년 만에 2800원에서 3300원으로 인상됐다. 요금이 오른 지 이제 두 달여가 지났다. 하지만 정작 택시기사들은 이번 기본요금 인상으로 느끼는 경제적 체감이 크지 않다고 말한다. 택시업계에서는 사납금이 없는 개인택시가 법인택시보다는 사정이 조금 낫지만 어려운 건 매한가지라고 설명한다.  

 

인적이 많지 않은 주말 오후 태화강역에서 대기 중인 한 법인택시기사 A씨에게 울산시 택시 기본요금이 인상되고나서 수입이 좀 나아졌는지 물어봤다. A씨는 “기본요금 500원이 올랐어도 요즘같이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손님을 스무 번 안팎으로만 태우기 때문에 예전보다 수익이 하루 1만 원, 많으면 1만5000원 정도 오른 정도”라고 답했다. A씨는 “작년보다는 월수입이 늘었지만 울산의 택시 기본요금은 6년 만에 인상됐기 때문에 그간 올랐던 최저임금, 물가 등과 비교하면 크게 올랐다고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예전 경기가 좋았을 때는 태화강역에서 방어진까지 가는 손님이 많아서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모두 손님을 태우면 수입이 괜찮았지만, 지금은 여기서 방어진까지 들어가는 손님도 적을뿐더러 돌아올 때는 빈 차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요금인상이 실제 수입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당장은 아니겠지만 몇 개월 후에는 사납금도 오르지 않겠느냐”며 “요금은 인상됐지만 결국 택시노동자들의 임금여건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꼴”이라고 전했다. 

 

경기가 좋았을 때 2~3분마다 손님을 태웠다는 시내 모 백화점 앞 택시승강장. 손님을 기다리고 있던 개인택시기사 B씨에게 이번 요금인상이 수입에 도움이 되는지 물어봤지만, B씨 역시 요금이 인상됐다고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대답했다. B씨는 “시에서 택시 기본요금을 500원 인상했지만, 수요가 예전처럼 많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며 “경기가 좋았을 때는 이곳에 정차하고 있으면 2~3분 내로 손님을 태웠지만, 지금은 최소 30분 이상은 기다려야 손님을 태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B씨는 “요금인상 때문에 손님이 없는 것도 있지만, 결국 경기침체가 원인 아니겠냐”며 “사납금이 있는 법인택시보다는 개인택시가 조금 사정이 낫지만 개인택시 또한 어려워진 건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개인택시, 법인택시 할 것 없이 택시노동자들은 이번 택시 기본요금 인상에 대한 경제적 체감을 못 하고 있는 가운데, 울산시에서는 택시 불친절 사례를 최소화하기 위해 택시 주요 승차지점(울산역 등)에서 택시 차내 청결과 복장 상태, 승차 거부 등에 대한 특별 지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또 ‘불친절 민원 삼진아웃제’를 시행해 불친절 민원이 연 3회 이상 접수되면 1년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택시업계에서는 울산시가 택시 서비스 문제를 지적하면서 생색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성 울산시택시운송사업조합 사무국장은 “울산시가 6년 만에 택시 기본요금을 인상한 것을 두고, 마치 대단히 올려준 것처럼 얘기하며 서비스 개선 문제를 지적한다”면서 “우리도 근무복 착용, 불법운행 금지, 혐오행위 금지, 승차 거부 금지 등 교육은 하고 있고, 승차 거부는 서울의 일부 택시들이 문제가 될 뿐, 울산에서는 승객 태우기 바빠서 승차 거부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울산시가 지난달 18일부터 친절한 택시기사를 선정해 택시 서비스 향상을 유도하는 것을 두고 택시기사 C씨는 “택시도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친절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이 제도가 택시 서비스 향상을 위한 취지로는 좋지만, 반대로 손님들이 조금만 기분이 나빠도 택시 불친절 사례로 신고하지 않겠느냐”며 우려를 표했다.

택시노조 “택시 1일 원가산정 반영해 기본요금인상 좀 더 현실화했어야”
운송조합 “6년 만에 요금 인상됐어도 택시회사 이윤 그렇게 많지 않을 것”


택시노조와 택시운송조합 모두 이번 요금인상을 두고 각각 아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택시노조는 울산시 택시 기본요금이 500원 올랐다고는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하고 실제 ‘택시의 1일 원가산정’을 반영해 요금인상을 좀 더 현실화해야 했다고 말하고 있다. 택시운송조합도 택시업계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윤이 많이 남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시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버스택시환승할인제에 대해서 노조는 원했던 것이라 적극 환영한다고 했지만, 운송조합은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황현진 민주택시울산지역본부장은 “우리 노조는 실질적 요금인상으로 그 혜택이 시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울산시는 택시 영업수익에 대한 1일 손실분이 발생하는데도 용역 결과에 반영하지 않고, 일방적 요금인상만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황 본부장은 또 “보통 택시요금이 오른 후 6개월까지는 손님들이 택시를 이용하지 않으려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그 현상이 지난 후 손님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면 그땐 또 사납금이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결국 우리에게 어중간한 요금인상은 별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본부장은 “물가 차이도 크지 않은데 서울은 기본요금이 3800원이고 울산은 3300원인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문성 운송조합 사무국장은 “택시회사들이 사납금을 받으면 이윤이 많이 남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택시는 구조적으로 운송수익금 외에는 다른 생산성이 없고, 그 운송수익금 속에 기름값, 일당, 차 할부비용, 공제보험료, 관리비, 실무자 인건비, 부가세 등등 모든 제반 비용이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본요금 인상 후 당장은 아니지만 몇 개월 정도 뒤에는 사납금, 임금과 관련해 노사 간 교섭이 진행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버스-택시환승활인제에 대해서 황 본부장은 “대중교통 이동수단이 버스밖에 없는 울산에서 시민들의 교통이용 부담을 줄이고, 우리 기사들도 윈윈할 수 있는 차원에서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문 사무국장은 “시민들, 택시기사들에겐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지만, 3300원의 택시 기본요금을 가지고 울산시가 어떤 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구체화된 것은 아직 없는 걸로 안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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