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은 알바트로스, 너무 가슴 아파요”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0-07-03 1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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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 조던의 영화 ‘알바트로스’를 본 후 느낀 환경오염의 실태에 대해 학생들이 감상평을 적어놓았다.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은 알바트로스, 너무 가슴 아파요.” 사진작가이자 영화 촬영감독으로 환경다큐를 만들며 환경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크리스 조던의 영화 <알바트로스>를 보고 난 후 한 초등학생이 적은 글귀다. 바다의 환경오염 실태를 적나라하게 담아내고 있는 영화 <알바트로스> 관람 후 초등학생들은 “죽은 알바트로스의 뱃속에 플라스틱을 보고 부끄러웠다”, “알바트로스가 죽어가는 게 너무나 안타까웠고, 앞으로 아무 데나 쓰레기를 버리지 않겠다”, “알바트로스야. 내가 조금이라도 쓰레기를 줄여줄게” 등의 문구를 남겼다. 지난 6월 5일 제25회 환경의 날 기념식이 울산박물관에서 열렸다. 그날 기념식과 병행해 ‘크리스 조던(아름다움 너머) 특별전시회’도 1층 2전시실에서 개막했다. 이곳에서 시민들에게 더 다가가 지구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이가 있다. 2018년 중순부터 울산환경운동연합에 몸 담고 있는 변은미 활동가다. 변은미 활동가는 “시민들의 환경 민원을 제기해주고 답을 설명해 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Q. 크리스 조던 특별전시회에 대해 설명해 달라.

울산환경운동연합과 한국동서발전이 주최하고 울산시와 교육청이 후원하는 크리스 조던 특별전시회(아름다움 너머)는 세계적인 생태환경사진작가 크리스 조던의 국내 최초 개인전으로 그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게 구성됐다. 사진과 개념미술, 영화와 비디오아트 등 세계 주요 담론과 이슈의 현장을 보여준 이번 전시는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40점을 볼 수 있다. 지난 6월 5일 개막한 전시회는 7월 12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회 관람 후 다큐멘터리 영화 <알바트로스>도 감상할 수 있다.

Q. 크리스 조던은 어떤 인물인가?

크리스 조던은 원래 직업이 변호사였다고 한다. 그는 사진찍기를 좋아해서 여기저기 다녔는데 환경이 파괴되고 훼손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 후 변호사직을 그만두고 환경다큐를 만들며 환경과 관련된 사진을 찍고 다니게 된다. 사진작가이자 영상 촬영감독으로 변신한 그는 사진과 개념예술, 영화와 비디오아트를 넘나들며 현대사회 발전의 이면에 나타난 환경 문제를 단호하면서도 부드럽게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낸다. 이처럼 현대문명이 갖고 있는 여러 문제가 그의 작품에서 드러나게 되는데 그는 미국과 전 세계의 미술관, 문화기관에서 수많은(100여 회 이상) 개인전과 그룹전을 열기도 했다. 환경사진상으로 유명한 ‘시에라클럽 안셀 애덤스상’, ‘UN 그린리프상’, ‘픽텟’ 심사대상 등 많은 상도 받았다. 특히 2018년 발표한 장편 다큐멘터리 <알바트로스>는 2018 런던 세계보건영화제 대상 등 많은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데 알바트로스 사체 안 플라스틱 사진은 현대사회의 편리한 물건이 환경생태에 미치는 영향을 단면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 한 초등학생이 크리스 조던의 작품을 핸드폰으로 확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 이기암 기자


Q. 알바트로스 사체 안 플라스틱 사진에 대해 좀 더 설명한다면?

2008년 처음 미드웨이섬을 찾은 조던은 8년 동안 섬을 드나들며 알바트로스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생생히 카메라에 담게 된다. 알에서 깨어나는 새끼의 모습, 그리고 성장해서 하늘을 나는 모습들을 통해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알바트로스의 생태를 영상으로 기록한다. 음악을 적절히 조화해 담아낸 이 영상은 긴 해설 없이도 사람들의 공감을 잘 이끌어냈다. 조던은 알바트로스가 더 이상 날지 못하고 해변에서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된다. 알바트로스의 배에서 수많은 플라스틱 조각들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해양오염이 불러오는 죽음의 비극. 그 전에 숭고한 생명의 삶이 있었음을 일깨워준다.

Q. 크리스 조던의 작품 구성은 어떻게 되는가?

크리스 조던의 작품은 ‘견딜 수 없는 아름다움’ 시리즈를 비롯해 작가의 대표작 ‘숫자를 따라서 Ⅰ,Ⅱ’, 작가의 생태의식이 반영된 미드웨이 시리즈와 최근작 숲과 바다 시리즈도 만나볼 수 있다. 섹션1은 ‘떠나온 곳은 다르나 우리는 하나’라는 타이틀로 이번 전시의 주제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타이타닉을 형상화해놓은 작품이 있다. 타이타닉호의 증기기관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핵발전소 냉각탑을 표현한 것이 보인다. 타이타닉호는 건조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배였는데 출항하자마자 침몰하게 된다. 핵발전소도 우리가 조금 편리하자고 만들어 놓은 것이지만 멀리는 체르노빌, 가까이는 일본에서 큰 사고로 이어져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돼 버렸다. 이 사진은 6만7000개의 버섯구름으로 표현됐는데 이 숫자는 미국 전역의 원자력 발전소 104곳의 임시저장수조에 저장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톤 수와 같다고 한다. 또 40만 개의 페트병 뚜껑(미국에서 1분마다 소비되는 페트병 수)으로 표현한 쇠라의 ‘그랑자트섬의 일요일’, 18만3000마리(매일 미국에서 농약으로 죽는 새의 수)의 새로 표현된 ‘침묵의 봄’, 24만 개의 비닐봉지(전 세계 10초마다 소비되는 비닐봉지 예상 수)로 표현된 ‘공룡의 귀환’ 등 숫자를 딴 시리즈를 볼 수 있다. 

 

▲ 홍장욱 자원봉사자, 임은주 울산환경운동연합 회원, 변은미 울산환경운동연합 활동가(왼쪽부터) ⓒ이기암 기자
 

섹션2의 ‘멀고 가까운 숲’은 슈마바 숲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데 조던은 이 숲에 머물면서 카메라의 성능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숲을 재현하려고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나뭇잎 하나하나가 자신의 우주를 생생히 보여주는 듯해서 마치 깊은 숲속을 산책하는 느낌도 든다. 섹션3은 ‘바다로부터 온 편지’로 앞서 얘기한 알바트로스의 생을 언급하는데, 모든 생명의 고향인 바다가 오히려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내고 있는 모습을 나타낸다. 이밖에도 섹션4(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섹션5(견딜 수 없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고 마지막 섹션6에서는 알바트로스 다큐멘터리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Q. 전시회를 본 후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아이들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우리 엄마가 저거(플라스틱) 쓰는데 못 쓰게 할게요”라고 얘기하는 친구들이 많다. 아이들이 전시관에 처음 오면 가장 먼저 달려가는 곳이 공룡과 고래 사진 앞이다. 처음에는 공룡 사진을 보고 멋지다고 얘기하는데, 이 사진이 10초마다 쓰고 버려지는 비닐봉지로 이뤄졌다고 설명해주면 “공룡이 아프고 슬퍼 보인다”고 얘기한다. 어른들의 반응도 있는데 배달음식을 예로 들며 지금처럼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많은 시기에 예전처럼 그릇 보관료를 먼저 내고 다시 반납하면 보증금을 받는 식으로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의견도 있었다. 어떤 방법이든 간에 1회용품을 쓰지 않는 방식으로 시민의식이 점점 높아졌면 하는 바람이 많았다.
 

전시회를 보러 오는 시민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점이 한 가지 있는데 박물관은 많은 사람이 작품을 관람하는 곳으로 관람 매너가 반드시 요구되는 곳이다. 우리가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소리 지르거나 영화 관람을 방해하는 행동을 하지 않듯이 박물관 관람도 마찬가지다. 간혹 이곳이 키즈카페인 것처럼 아이들이 소리 지르고 뛰어다니기도 하는데 그래선 안 된다. 같이 온 부모나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관람 매너를 주지시키는 것도 아이 교육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Q.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는데 보람이 있다면?

시민들이 환경 문제로 시나 공기관에 제보해서 바로 해결이 안 되는 것들을 우리한테 문의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가 민원을 제기해주고 그 답을 시민들에게 설명해줬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올 초쯤이었나, 북구 송정호수공원에 아름드리나무가 베어져 있는 것을 시민들이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더니 구청에서는 일반 시민들이 모르는 전문용어를 빽빽하게 써서 서류로 답을 했나 보더라. 그 서류를 우리한테 보여줘서 해석해드리고 실사도 나가게 됐다. 뚝방에서 자라던 나무라서 법적으로는 베어내야 되는 것이었다고 하더라. 차라리 그 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겼으면 했는데 바로 베어졌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또 오폐수가 철철 넘친다고 민원을 제기하면 바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럼 우리가 현장에 가서 직접 확인하기도 한다. 시민들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환경 문제들을 제보했을 때 공무원들은 관할이 아니라며 다른 곳으로 떠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내부적인 연결망을 통해서라도 해결하기 쉬운 문제들은 좀 더 유연하게 처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일반 시민들은 관할이 어딘지 또 어느 조직이 어떤 업무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민들 역시 민원을 제기할 때는 예의를 갖춰서 해야 할 것이고 공무원들이나 관계기관들도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조금은 더 노력을 기울여야 이 세상이 좀 더 평화롭고 아름답게 유지되지 않을까.

 

▲ 초등학생들이 부모와 함께 크리스 조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이기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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