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일자리’ 울산에서는 어떻게 보는가?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19-04-03 17:5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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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정책수다, 울산저널 시민포럼(4)
▲ 왼쪽부터 정창윤 울산시노동정책특보, 박현미 시민기자, 김정아 민주노총울산본부 정책국장 ⓒ이종호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지난 3월 22일 오후 6시 북구 명촌동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 오픈 스튜디오에서 ‘시민들의 정책수다, 울산저널 시민포럼’ 네 번째 녹화를 마쳤다. 울산저널 시민포럼은 울산지역 현안들을 시민들의 시각에서 살펴보고 정책을 제안하는 좌담회로 마련됐다. 녹화된 좌담은 편집을 거쳐 유튜브 ‘울산저널 시민방송’에 방송되고, 지면에 지상중계된다. 이번 주제는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한다. 광주형 일자리란 기업이 낮은 임금으로 노동자를 고용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거, 복지, 보육비용 지원을 통해 보전한다는 일자리 창출 사업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이 사업으로 투자 규모 7000억 원, 연 10만 대 생산 규모, 직접고용 1000여 명 예상, 향후 부품공장의 추가 유치, 관련 기업의 간접 고용효과 등을 추산해 약 1만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전망한다. 울산저널 시민포럼에서는 정창윤 울산시 노동정책특보와 김정아 민주노총 울산본부 정책국장의 의견을 들어봄으로써 울산시민의 궁금증을 풀어보고 울산시민들의 담론을 형성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되고자 한다.  


박현미 시민기자(이하 박)=광주형 일자리에 대해서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을 질문과 답변의 형식을 통해 먼저 알아보려 합니다. 광주형 일자리를 반대하는 핵심 쟁점으로 노동계에서는 자동차 임금의 상한선을 정하려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연봉 3500만 원을 지급하는 대신 지자체·정부가 노동자·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체감소득을 높이겠다는 발상인데요. 그럼 주거, 교육, 보육에 대한 금액은 환산하면 얼마나 됩니까? 모호한 얘기는 노동자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여기에 대해서 정창윤 특보께서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정창윤 울산시 노동정책특보(이하 정)=언론보도나 관계 협약 내용을 보면 전체 환산하는 연봉이 주당 44시간 기준으로 3500만 원, 임금 외 비용인 주거, 교육, 보육에 대한 부분이 지자제 700만 원 정도로 합산하면 4200만 원이라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실제 그런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어떤 측면에서는 임금상한선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전반적으로 저성장 저고용으로 인해 제조업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고육지책이 아니냐는 말도 있습니다. 제조업의 리턴을 통해서 문제를 풀려고 하는데, 5년간 광주 안에서도 논쟁을 하고 갈등을 겪으면서 최근에 타결이 됐지만 이후의 전망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로선 연봉이 4200만 원인데, 초임으로는 작다라고 볼 수도 있지만,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제조업 평균 노동자 임금이 3350만 원 정도라고 봤을 때, 제조업 평균으로 보면 상회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죠. 현대차에 초임으로 갓 입사한 사람이 받는 연봉이 4800~5000만 원쯤 된다고 하는데, 사실 상한선을 정하려는 의도가 있었는가라는 문제는 제가 답변을 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닌 거 같습니다. 


=관련해서 노동계의 반발에 대한 입장 정리를 김정아 국장께 부탁드릴게요.
 

김정아 민주노총울산본부 정책국장(이하 김)=주거나 교육, 의료 이런 지원은 지금 현재 국가가 전국적 차원에서 다 하고 있습니다. 그걸 금액으로 환산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고요. 저희가 볼 땐 앞으로 3년 후에 광주공장이 완공이 되는데, 그때 임금이 주 44시간에 연봉 3500만 원입니다. 그런데, 5년간 단체협약 유예조항이 있기 때문에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총 8년간 근로조건을 주 44시간에 연봉 3500만 원을 책정했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현재 최저임금을 보면, 2019년도에 시간당 8350원으로 월 175만 원 정도 됩니다. 3년 뒤에는 최저임금이 1만 원이라고 칩시다. 그럼 연봉은 2500만 원 정도고, 5년 뒤를 상상하면 사실은 한 4000만 원 정도까지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총 8년 정도의 최저임금 인상분을 지금 결정할 수 없습니다만, 저희가 예상하기에 최저임금이 현재의 연봉 3500만 원보다는 충분히 상회할 거라 봅니다. 이처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만드는 일자리의 질이 최저임금이 안 되는 상황으로 점쳐지고 있는데 이런 일자리를 국민세금을 들여서 해야 하는가 의문이 듭니다. 또 단체협약 유예조항이 노동3권을 침해하는 조항인데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다 보니, 노동3권은 ‘너희들에게 주지 않을 것이다’라고 들리게 됩니다.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주면서 노동기본권을 빼앗는 정책을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지향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고, 헌법의 기본정신을 위배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정부는 공기업과 공공기관을 운영해왔습니다. 실제 공공영역에서의 시장형으로 여러 가지 기관들을 운영해왔는데, 이제는 정부가 민간영역에 진출하겠다는 겁니다. 민간시장이 어떻습니까? 특히 자동차의 경쟁이 치열한 이 영역에 정부가 세금을 들여 경쟁을 하겠다는 건데 과연 현대차가 신설 법인의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광주시가 설비나 연구용역을 통해 기업을 운영해야 하는데, 발 빠르게 민간을 쫓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듭니다. 즉, 국민세금을 들여서 한 정책이 골칫덩어리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또한 재원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광주시가 현재 펀드와 관련해서 전혀 기금 모금이 안 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사업이 어디로 가는 것인지 우리가 문제제기를 계속하고 있는 겁니다. 또한 자동차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어떻게 굴러가는가 봐야 한다고 봅니다. 현대가 176만 대 생산, 기아차가 158만 대로 한국의 전체적인 자동차 생산능력대수가 466만 대입니다. 데이터상으로는 2019년에 365만 대로 100만 대 정도의 여유시설이 남아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매출이 줄면서 부품사가 줄도산하고 있는데 10만 대 추가 생산해서 어떻게 할겁니까? 도요타도 기존 라인업 검토하면서 후진모델은 퇴출하고 있고, GM은 공장 7개를 폐쇄했고, 1만4700명의 감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포드도 2018년에 12조3000억 원의 구조조정을 하고 있고, 전 세계에서 7만 명의 인원을 감축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엄청난 지각변동을 하고 있는 이런 공급과잉상태에서 정부가 추가로 자동차공장을 신설하는 게 과연 합당한 정책입니까? 이건 공멸로 가는 길이고, 국민세금을 쏟아부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 정책국장 “현대차가 직접 경영에 관여하지 않을 때, 광주공장 지속가능성 염려 돼”
정 특보 “울산은 광주형일자리 논쟁보다 자동차 패러다임 바뀌고 있는 현실 직시해야”

=다음은 지속가능한가? 즉, 수익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겠습니다. 1000cc 미만 경형 SUV 완성차공장 생산단가는 판매단가가 1500만 원이고 작년 경차 시장에서 13만 대가 판매됐습니다. 현대차에서 경형 SUV 신형을 2021년부터 10만 대 생산라인을 구축한다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소형차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없습니다. 그런 현실에서 투자금 7000억 원에 대한 이자 지급이 가능할지, 생산 차종에 대한 단가에 있어 적자가 불가피하지 않을지 염려가 됩니다. 이에 대해 김정아 국장 얘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연도별 경형차 내수 판매 현황을 보면, 2012년을 기점으로 21만 대 생산, 2018년 18만 대로 감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공장은 기아자동차의 동희오토 모델 수준의 공장으로 건설될 거라 봅니다. 현재 동희오토는 23만 대를 양산하고 있고, 인원이 1448명으로 직영이 172명이고 하청업체가 1276명입니다. 외주위탁을 하는데도 여기도 또 다른 직영과 하청으로 구분돼 있는 상태입니다. 동희오토 연봉이 신입이 3800만 원(성과 미포함 3300만 원)이며, 광주형 일자리에서 제기되고 있는 급여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향후 계획은 경차 생산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추가 차종을 투입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고, 따라서 이게 지속 가능한가에 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자동차는 신제품 개발이 계속돼야 하고 소비자의 요구는 날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최소 4년 이상 장기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부분에서 현대차가 직접 관여하지 않을 때 비전문적인 광주시가 연구개발과 지속적인 연구투자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에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광주시는 경영관리 책임을 어떻게 짊어질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입니다. 빛그린산단 19만 평에 들어설 광주 완성차공장은 1대 주주가 광주시, 2대 주주가 현대차입니다. 현대차는 새롭게 개발한 경형 SUV 생산을 위탁하고 차량의 판매 역할을 할 뿐 경영에는 책임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광주시가 법인을 만들어 경영에 책임을 진다고 하는데요. 새로운 실험이기는 하나 기존의 기업운영 문화나 경영 마인드로는 어려울 것 같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이 부분 정창윤 특보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광주형 일자리는 아무도 해보지 않은 일이고, 따라서 저도 찬성이나 반대 입장이 아닙니다. 실제 전문가들도 광주형 일자리를 지역상생형 일자리로 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실제로 설비가 과잉투자가 됐다고도 보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이나 현대차노조가 얘기했듯이 군산의 철수한 빈 공장에다가 하라는 부분도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광주형 일자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노사정이 합의의 틀을 통해 끊임없이 밀고 당기는 협상으로 새로운 제조업의 일자리를 만드는 형태로 진행됐다는 부분입니다. 3~4년 이후 공장이 완성됐을 때 지금 합의된 대로 진행될지 안 될지, 펀드 자금이 다 모아졌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단지 실험모델일 뿐이고, 무조건 된다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광주의 경차 SUV 10만대를 가지고, 울산시가 왈가왈부할 시점이 아니라는 겁니다. 핵심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으며, 자율주행차, 전기차, 수소차 체제로 갔을 때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대가 온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 같습니까? 첫째, 전기차, 수소차 체제로 가면 현재 고용인원이 남아돌 수밖에 없습니다. 부품이 30% 이상 줄기 때문에 부품사와 협력업체가 심각한 위기와 고용문제가 발생합니다. 울산이 미국의 디트로이트처럼 자동차 도시들이 명멸해 갔던 역사를 밟을 수도 있습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울산시와 현대차, 현대차노조가 지금부터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광주형 일자리 문제는 합의가 됐고 이미 진행된 것을 가지고 왈가왈부하기엔 시간이 아깝습니다.  


김 정책국장 “정부 정책 방향성 명확해야”, “해외기업 리턴해도 고용 증가하지 않을 것”
정 특보 “울산의 위기를 토론하고 극복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울산형 일자리’”

=다음은 기대·발전적 전망에 대한 질문입니다. 현대자동차가 23년 만에 해외가 아니라 국내로 리턴해 고용효과가 좋은 제조업 공장을 건설하고자 합니다.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리턴의 성공적 사례로 뿌리를 내린다면 향후 제조업의 국내 리턴이 더 활성화될 거라고 기대할 수 있을 텐데요. 이에 대해 울산형 일자리 얘기도 나오고 있는지 두 분께 들어보고 싶습니다.
 

=정부 정책은 방향성이 명확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국가적 차원에서 혼란이 오게 됩니다. 정부 정책이 될지 안 될지 모른다고 모호하게 얘기하면 누가 책임질 겁니까? 정확한 답을 못 주는 정책이라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기존의 기업들이 해외로 나갔다가 국내로 복귀할 때의 문제는, 실제로 고용이 증가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 아니고, 소수의 인원으로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되고 있는 상태라는 겁니다. 과연 나갔던 기업들이 국내로 들어온다고 했을 때, 리턴이 중요한 문제인가에 대해도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또 한국은 워낙 작은 나라기 때문에 지역적 산업정책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물음표를 던져봐야 합니다. 노사상생형이라고 계속 포장을 하면서, 지역형 일자리를 만들면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기본소득 얘기가 나오고 있고 그런 사회 전반적인 모습에 대해서 정부가 솔직하게 얘기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일자리를 만들 것처럼 국민들을 속이지 말아야 합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그 부가 재벌에게만 가고 국민에게는 가지 않고 있는 상황을 정부는 인식해야 합니다. 


=정부가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울산시가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못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요즘에 유행하는 지역상생형 일자리 개념이 언론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데, 이 배경도 결국은 문재인 정부 때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광주의 전 시장인 윤장현 시장 때 광주형 일자리라는 개념을 가지고 한국노동연구원이 용역을 받아서, 연구를 하고 독일 모델 등을 통해 제시를 한 것입니다. 그러다 이용섭 시장 체제가 들어섰고 노사간 상생으로 제조업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면 중앙정부가 지원을 하겠다고 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울산형 일자리란 얘기는 언론에서 만들어낸 얘기일 뿐이고, 구체적으로 접근된 것은 없습니다. 울산에 맞는 일자리 모델은 어떤 걸까 고민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울산의 특징은 현재 민간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일자리 부분이 60%에 육박할 정도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겁니다. 제조업 노동자 수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 울산입니다. 가장 강력한 노동조합이 존재하고 있는 곳이고, 재벌들의 입김이 강한 곳이기도 합니다. 전통적으로 지역의 문제를 지역에서 풀 수 있는 기반이 가장 안 돼 있는 곳도 울산입니다. 울산형 일자리라고 얘기를 붙이려면, 울산에 있는 경제 주체들이 이런 상황에 대한 위기를 같이 토론하고 노사정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그게 바로 울산형 일자리입니다.
 

=광주형 일자리가 광주시만의 일자리가 아닌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로 노사상생형 일자리 모델 전국적 확산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탄생한 결과물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상생형 지역 일자리 추진에 노동계·경영계·행정이 사회적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고 일자리 혁신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실제로 보여줘야 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모두의 시선이 모였습니다. 빛고을 광주에서 시민의 세금으로 법인이 설립되는 만큼 공익성 확보를 위한 투명경영과 일자리 혁신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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