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 추가 피해 정황 드러나

김선유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8 17:46:56
  • -
  • +
  • 인쇄
피해 아동 A군, 학대 고통으로 소변까지…

▲ CCTV 화면 캡처. 가해 교사는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 아동의 허벅지를 체중을 실어 여러 차례 밟고 떼기를 반복했다. 피해 아동은 허벅지가 밟힐 때마다 고통에 몸부림쳤다. 피해 아동 아버지 제공.

[울산저널]김선유 기자= 최근 울산 동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6살 A군이 담임교사에게 지속적인 학대를 당해온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해당 어린이집은 연간 약 10억 원 규모의 예산이 들어가고 그 중 약 5억 원을 정부에서 지원받을 만큼 규모가 큰 어린이집으로, 2019년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열린 어린이집’에 선정되는 등 지역 내에서 학부모 선호도가 매우 높은 어린이집으로 밝혀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0월 5일 A군이 자신의 바지가 아닌 큰 바지를 입고 하원하는 것을 이상하게 느낀 A군의 외할머니가 이유를 묻자 A군은 쉬를 해서 바지를 갈아입은 것이라고 말했다.

 

외할머니가 “왜 쉬를 했냐”고 묻자 A군은 자신의 허벅지를 가리키며 “선생님이 여기를 밟았다”며 “너무 아파서 쉬했다”고 말했다.

 

A군의 외할머니는 아이의 말이 믿기지 않아 재차 물었으나 A군은 자리를 뜨며 대답을 피했다. 

 

이 사실을 접한 A군의 어머니가 담임교사인 B보육교사에게 전화를 걸었고 B보육교사는 “아이가 매운 걸 먹고 물을 많이 먹어서 쉬를 했다”고 말했다. 이후 A군의 어머니가 아이에게 차분하게 다시 물어보자 A군은 B보육교사에게 당한 그간의 학대에 대해 털어놨다.  

 

다음날 10월 6일 A군의 학부모는 A군에게 학대 사실을 되묻고 아이가 설명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기록했다.

 

A군의 아버지는 “다음날인 10월 7일 어린이집을 방문했고 원장이 자신의 선에서 처리할 수 있게 해달라며 회유를 시도했지만 10여 분의 실랑이 끝에 CCTV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A군의 학부모는 9월 28일, 9월 29일, 10월 5일 등 총 3일치의 CCTV 영상을 열람했다.

 

A군의 아버지는 “CCTV를 확인한 결과 아이가 말한 것보다 훨씬 많은 학대 정황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A군의 아버지가 본 CCTV 영상에서 B보육교사는 A군의 입에 밥을 뜬 숟가락을 억지로 5~6차례 밀어 넣었고 A군은 가슴을 움켜쥐며 구토 증상을 보였다. 그 와중에도 B보육교사는 A군의 허벅지를 발로 몇 차례 밟았다 떼기를 반복하며 고통을 줬다. 

 

A군의 아버지는 “B교육교사가 입에 있는 거 다 먹을 때까지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아이가 얘기했다”며 “아이가 구토 증상과 고통에 몸부림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체중을 실어 발목과 허벅지를 밟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CCTV 영상에서 B보육교사는 A군이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체중을 실어 아이의 허벅지와 발목을 밟고 떼기를 반복했다. A군은 고통을 이기지 못해 고개를 뒤로 젖히며 울음을 터뜨렸다. 이어 고통을 호소하며 바지에 오줌을 쌌다. 이 영상에서 다른 아이들은 교구 활동을 하고 있지만 A군은 장시간 식사자리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A군의 아버지는 “아이의 한쪽 팔을 쭉 잡아 들어 올려 짐짝처럼 끌고 교실 밖을 나가는 것도 목격했다”며 “가해교사는 엄지와 검지 사이의 얇은 살 계속 꼬집기, 발로 툭툭 차는 등 갖가지 방법으로 내 아이를 학대했다”고 덧붙였다. 

 

A군의 학부모는 10월 7일 오전 CCTV를 확인한 후 동부경찰서와 동구청에 아동 학대 신고를 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가해 보육교사 B씨, 원장 딸로 밝혀져

어린이집 측은 10월 8일 오전 11시 어린이집 운영위원회와 학부모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원장, B보육교사, A군과 같은 반 학부모들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를 통해 B보육교사가 어린이집 원장 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 피해 아동의 다리에는 지속적인 학대로 인한 멍 자국이 남아있다. 피해 아동 아버지 제공.

 

A군의 아버지는 “간담회에서 B보육교사가 학부모들 앞에서 학대 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했다”며 “원장은 어린이집의 존폐 여부에 대해 학부모들의 의견대로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아이의 불안증세 때문에 울산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며 “정밀 심리 검사를 통해 발목에 있는 멍을 확인했고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학부모들은 원장에게 재원생의 교육 공백을 우려해 내년 2월까지 책무를 다할 것을 권고했다.

추가 학대 피해 확인, 수사 의뢰
피해자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 결성


10월 12일 같은 반과 다른 반 아이들도 추가 학대 피해 정황이 보여 피해자 아버지들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형성됐다.

 

A군 아버지를 비롯한 비대위는 동부경찰서를 방문해 다른 추가 피해에 대한 CCTV 확보와 수사를 의뢰했다. 

 

동부경찰서는 CCTV 포렌식을 맡길 경우 데이터가 소실될 것을 우려해 어린이집에 있는 셋탑 박스는 따로 떼 학부모 열람용으로 제공하고 원장실에서 학부모들이 수시로 CCTV를 열람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A군의 아버지는 “CCTV를 통해 B보육교사가 책상 모서리에 아이 머리를 박게 하고 목을 조르는 것을 목격했다”며 “손가락을 입에 집어넣어 토하게 하는 장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CCTV를 열람한 한 학부모는 B보육교사가 A군에게 토마토를 억지로 먹여서 구토를 하자 뱉은 음식을 다시 먹게 한 장면도 목격했다고 밝혔다.

 

또한 A군과 같은 반 아이들은 A군이 대부분 식사시간에 혼났다는 공통적인 증언을 하고 있다.  

 

다른 학부모들이 CCTV를 열람한 결과, A군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피해 정황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올해 D학부모는 아이가 방치되고 있다는 것을 목격, E학부모는 아이의 몸에서 멍 자국을 발견했고 옷에 소변을 본 채 하원한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어 D학부모와 E학부모는 원장에게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했지만 개선되는 점이 없어 퇴소했던 일도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추가 조사로 A군의 학대 피해가 올해뿐만 아니라 작년 C보육교사 때부터 1년 넘게 교사가 바뀌어 가며 장기간 학대가 자행된 정황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A군과 작년에 같은 반이었던 아이들은 공통적으로 C보육교사가 A군의 허벅지를 밟는 것을 자주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현재 A군을 비롯해 학대 피해를 입은 아동들은 공통적으로 식사를 억지로 하거나 혼자 화장실을 가지 못하고 수면장애 등 심각한 불안증세를 보이고 있다. 

 

사실 확인을 위해 동구청과 동부경찰서에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담당자들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 26일에 올라온 국민청원글. 국민청원홈페이지.

 

한편 A군의 아버지는 10월 26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울산 동구에서 발생한 끔찍한 어린이집 학대 사건, 가해 교사는 원장의 딸’이라는 제목으로 국민 청원을 올려 어린이집 학대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가해 교사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선유 기자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