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투스가 늘 당신과 함께하길

박가화 인문학협동조합 망원경 인문강사, 수필가 / 기사승인 : 2021-07-20 00: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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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하는 힘, 스피노자 인문학>

 

우리의 매 순간을 함께하는 ‘감정’은 건조해지기 쉬운 삶을 촉촉이 적셔주기도 하지만 북받쳐 들끓을 때면 낯설고 버겁기도 하다. 외부의 자극으로 인해 들어오기도, 내부 깊숙이에서 뻗어 나오기도 하는 감정은 늘 경계에 위태롭게 서 있다. 


이에 그 누구보다도 섬세한 감정의 소유자였던 철학자 스피노자는 외부에서 느끼든 내부에서 느끼든 ‘감정’의 주인이 되라고 말한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 아래 간직된 자신의 욕망에 충실할 수만 있다면, 삶 앞에 가장 당당한 모습으로 설 수 있다 조언해 준다. 욕망의 주인이자 자기 삶의 의연한 주인으로 말이다.


<욕망하는 힘, 스피노자 인문학>의 작가 심강현은 자신의 책이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쉽게 만나러 갈 수 있게 하는 징검다리가 되길 바란다. 살아가는 동안 소중하게 다뤄야 하는 이성과 욕망, 감정에 대한 스피노자의 가르침을 그만의 방법으로 풀어낸다. 


의과대학 시절 정신과학과 심리학 강의를 접하면서 본격적으로 철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작가는 스피노자를 읽으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유익함을 두 가지로 정리한다. 첫 번째는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우는 것이고 두 번째는 모든 아름다움은 그 완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 말한다. 삶의 과정에 우리는 수많은 감정과 욕망으로 모진 상처를 겪기도 하고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스피노자는 그 모든 시간의 과정으로 ‘나’라는 존재를 완성해 나가는 것이라 가르친다.


일찍이 플라톤은 이성을 마부(馬夫)에 비유하고 말(馬)을 감정과 욕망으로 비유했다. 그에 의하면 ‘감정과 욕망’이라는 말은 ‘이성’이라는 마부의 조련을 받아 통제시켜야 하는 대상이었다. 그러나 스피노자는 초원을 마음껏 달리는 말 본연의 자유로운 모습을 보라고 말한다. 이성에 의해 억압되고 숨겨지는 욕망과 감정의 진정한 주인이 되라고 말이다. 타인이나 외부의 압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내부적 본성으로부터 스스로 넘쳐나는 욕망에 따라 행동할 때 그것이 진정한 자유라 한다. 욕망을 ‘하고 싶음’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할 수 있음’으로 실현하게 하는 힘(역량)을 건강하게 변화시켜 나갈 때 우리는 진정한 존재로서의 자유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처음엔 조련되지 않은 야생마 같은 욕망과 감정의 위력 앞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스피노자는 그 상태를 ‘겪어나간다’라는 말로 표현하고 무수한 ‘겪어나감’으로 만나게 되는 것에 이렇게 말한다.


“감정이 우리의 피부라면 욕망은 우리 내부의 자기 자신입니다. 또 기쁨은 우리 욕망의 충족을 말해 줍니다. 따라서 우리가 누릴 궁극적인 자유란 우리의 능동적 역량에 의해 욕망이 성취될 때 누릴 수 있는 기쁨일 겁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큰 기쁨은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한 사랑과 관용에 의해서만 완전해질 수 있습니다. 모든 순간에 영원을 새겨 넣는 우리 이성의 빛 아래서 말입니다.”(p302) 


작가 심강현은 스피노자의 이 말을 도식화한다. ‘사랑=기쁨=능동=이성=역량=공감=이해=자유’. 제각기 다른 의미로 쓰는 단어들이 하나였음을 명쾌하게 보여주는 도식이다. 결국 우리의 모든 욕망의 기저에 사랑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이 자신에 대한 사랑(코나투스)이든, 우리와 공통점을 나눈 타인에 대한 사랑(공통개념, 신체적 교감과 영혼의 공감)이든, 우리와 차이를 가진 먼 이웃에 대한 사랑(직관지, 관용)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작가는 책의 마지막에 “나를 떠나십시오. (…) 나를 버리고 부디 당신을 찾도록 하십시오”라는 스피노자의 말을 숙제처럼 남긴다. 그리고 책을 덮으려는 독자에게 “이 순간 그 먼 길을 떠나려는 당신께 영원한 코나투스(자기 보존의 욕망)가 늘 당신과 함께하길 기원해 드립니다”라는 격려의 말도 잊지 않는다.


자신의 존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는 생명의 힘, 코나투스야말로 스피노자 사상을 설명해주는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일 것이다. 


박가화 인문숲사회적협동조합 대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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