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액션, 정점을 찍어가는 <존 윅 3>

배문석 / 기사승인 : 2019-07-11 17: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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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덕후감

키아누 리브스를 살려낸 액션 시리즈 분석

 

처음부터 말이 안되는 이야기가 계속됐다. 2014년에 <존 윅> 시리즈가 처음 시작될 때 액션은 호쾌하고 화려한데 서사는 너무도 빈약했다. 전직 킬러가 현업으로 복귀해 처절한 복수극을 펼치는 뻔한 줄거리. 출발점이 반려견 한 마리를 죽인 복수로 러시아 마피아 조직을 모두 붕괴시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영화는 어느새 3편까지 흥행했고, 개봉 전 4편 확정과 함께 TV 드라마 제작까지 결정됐다.


먼저 주인공이 눈에 띈다. 헐리우드의 잘생긴 청춘 배우였던 키아누 리브스, 어느새 55살 먹은 아저씨가 됐다. <폭풍 속으로>와 <스피드> 때의 풋풋함은 당연히 찾아볼 수 없다. <매트릭스> 3부작으로 세계적인 스타였지만 그 후 10년 동안 별 볼 일 없는 배우로 수직 하락하지 않았나. 그러나 이제 노회한 전직 킬러 ‘존 윅’으로 부활한 것이다.

 


두 번째는 남다른 액션과 촬영기법이다. 주인공이 연필 하나만으로 갱단 한 무리를 없애고 남을 강력한 킬러였다는 설정이 밑밥으로 깔렸다. 그리고 보여준 액션은 독특했다. 사전 충분한 연습을 통해서만 선보일 수 있는 ‘롱 테이크’(길게 찍기) 기법으로 장면을 선보였다. 최근 액션의 흐름이 빠른 장면 전환과 끊어 찍는 방식의 편집 그리고 흔들리는 카메라로 속도감을 높여온 것과 반대로 흘렀다. 그러니 훨씬 더 정성을 쏟은 격투 장면을 무게 있게 선보인다. 


세 번째로 무협과 서양 판타지 장르를 적절하게 포장한 대결 구도다. B급 무협소설을 서양판으로 바꾼 것 같은 진행 방식으로 주인공을 선보이고 복수의 경로에 러시아 마피아, 중국 삼합회, 뉴욕 뒷골목 패거리, 유럽 본토 마피아, 일본 닌자까지 차례로 등장한다. 그 속에 피의 맹세, 배신, 음모가 있다. 그리고 킬러조직 최상층 최고회의에 맞서는 최하층 세력의 반란도 엿보인다. B급 장르를 탐닉해온 관객이라면 빠져나오기 어려운 재미를 준다. 

 


<존 윅 3>의 부제는 ‘파라벨룸(Parabellum)’. ‘전쟁을 준비하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다. 현상금 1500만 달러를 목에 건 존 윅이 마지막 전쟁을 앞두고 자신과 함께 할 동지들을 확인하는 게 이야기 전부다. 그런데 준비과정이라고 화력이 약해지지 않았다. 아낌없이 더 강한 전투를 붙이고 더 많은 피를 흘리게 만든다. 

 

 


절제미는 손톱만큼도 기대할 필요가 없다. 1편에서 공동 연출을 했던 데이빗 레이치와 채드 스타헬스키는 모두 액션 스턴트맨 출신이다. 2편부터 채드가 단독 연출을 하고 있지만 두 사람이 개성있게 선보인 액션 장면은 ‘허술한 이야기’에 대한 질타를 씻어낼 만큼 자극적이다. <존 윅> 시리즈에 관객들이 바라는 것도 감독의 의도와 완전히 일치한다. 존 윅이 총, 칼, 주먹 중 무엇을 사용해도 상관없이 마지막까지 훌륭한 복수를 이루기만 하면 된다. 이 얼마나 간단한 전개인가. B급 액션 장르의 전설은 이렇게 또 한 계단을 가뿐히 올라섰다. 


배문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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