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미 이용 장애인, 기사 폭언으로 정신적 피해 호소

김선유 기자 / 기사승인 : 2020-12-02 17: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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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31일 권 씨의 활동보조사가 찍은 사진.

[울산저널]김선유 기자= 울산장애인소비자연대 권명길 공동대표는 지난 10월 31일 부르미콜택시를 이용하던 중 전동휠체어에 고정벨트를 제대로 연결해달라고 요구하자 콜택시 기사에게 10여 분간 폭언을 들었다고 제보했다. 

 

본지는 제보를 받고 11월 26일 오전 울산북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찾았다.

 

울산장애인소비자연대 공동대표이자 지체장애인인 권명길 씨는 10월 31일 오후 남구 태화교 앞에서 이동하기 위해 부르미 장애인콜택시를 예약했다.  

 

장애인콜택시를 탑승하기 전 콜택시 기사는 권 씨가 타고 있던 전동휠체어의 다리받침 쪽 얇은 지지대 부분에 고정벨트 1개를 체결했다. 권 씨는 기사에게 “저는 다리가 불편한 환자이고 다리에 충격이 가해지면 안 되기 때문에 고정벨트를 뒤로 연결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권 씨는 “기사가 요청을 무시하더니 ‘나는 교육받은 대로만 할 것이다’라며 문제제기는 협회에다가 하라는 얘기를 했다”며 “재차 고정벨트를 뒤에 체결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얘기를 안 듣겠다며 또다시 무시했다”고 호소했다. 

 

권 씨는 장애인복지센터에 문의할 생각으로 함께 있던 장애인활동지원사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다.

 

권 씨는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는 그때부터 기사의 폭언이 시작됐다”며 “폭언은 10여 분 간 지속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사에게 왜 내 이야기를 안 들어주냐고 물었더니 또 다시 협회에 얘기하라는 말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권 씨는 지난 10월 29일에도 해당 콜택시를 이용한 적이 있었고 안전벨트 4개 중 3개만 체결하고 출발한 것을 해당 기사가 인지한 후 사과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11월 2일 권 씨는 지체장애인협회 남구지회 양미옥 회장과 함께 울산장애인복지서비스지원협회를 찾아가 31일에 있었던 일에 대해 항의하고 해당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확인을 요구했다.

 

권 씨는 “양 회장과 함께 블랙박스 영상 확인을 계속 요구했지만 협회 직원은 우리 얘기를 들으려 하지 않았고 비장애인인 친언니가 도착하고 재차 항의하자 그때서야 블랙박스 영상을 제공했다”며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들으려하지 않는 것은 인식의 문제를 넘어 인격을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씨가 확인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부르미 콜택시에 탑승하고 난 뒤 10여 분 동안 이어진 기사의 폭언이 녹화돼 있었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사진 찍고 하는 태도가 뭡니까”, “분명히 말씀했듯이 처음부터 내 방식대로 하겠다고 했고 사고가 나면 내가 책임질 것인데 무엇이 문제냐” 등의 음성이 담겨있었다.  

 

권 씨는 “폭언을 하던 기사가 11월 29일 지적에 대한 얘기를 하며 안전벨트 체결 전에 출발한 것은 나에게도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책임을 돌렸다”면서 “목적지로 이동하던 20여 분 동안 공포와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울산북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윤희재 소장은 “흥분한 상태에서 20여 분 이상 운전을 했다는 것은 이용자의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동”이라며 “흥분상태에서는 시야각도 좁아질 것이고 운전 중 사고위험은 이용자들에게 끔찍한 두려움으로 다가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애인들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교육받은 대로 하겠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용자들과 의사소통을 안 하겠다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씨는 자신이 이용하고 있는 전동 휠체어의 경우 다리받침을 올리고 내릴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며 해당 기사가 고정벨트를 체결했던 곳은 다리받침 지지대 부분이었다고 강조했다. 권 씨는 “지지대가 부러지면 다리가 밑으로 쏠려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며 “콜택시 기사들이 장애인들이 가진 특수성을 조금 더 고려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산장애인복지서비스지원협회 관계자는 “현재 해당 기사는 폭언에 대해 인정하고 있고 해당 건과 관련해 징계위원회를 열 계획”이라며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콜택시 기사들이 이용자들과 휠체어의 특수성을 고려해 고정 장치를 체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0월 31일 당시 고정 장치와 관련해 생겼던 오해는 권 씨 측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어 갈 것”이라며 “협회는 콜택시 이용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산 장애인단체, 한국노총 울산본부 부르미노동조합과 업무협약

특별교통수단이동권연대, 울산북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울산장애인소비자연대,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울산광역시협회, 휠투웍 척수장애인 자조모임, 너나들이 중증장애인 자조모임 등 울산지역 장애인단체는 11월 25일 오후 2시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울산광역시협회 사무실에서 한국노총 울산본부 부르미노동조합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이번 협약을 통해 장애인들의 이동권과 조합원들의 복지 향상, 상호간의 정보교류와 인식개선 등 모든 활동에 서로가 적극 동참할 것을 약속했다. 

 

오대현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울산광역시협회장은 “협약을 통해 부르미 콜택시 이용자들의 불편이 개선되고 서비스 질이 향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10월 31일과 같은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앞으로 보다 안전한 부르미 콜택시 이용을 위해 협회 측이 장애인 인식교육과 더불어 문제발생 예방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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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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