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최고의 단열재, “공기”

권춘봉 이학박사 / 기사승인 : 2022-01-03 00: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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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자연과학

공기의 과학과 에너지 다이어트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이란 동요가 있다. 필자는 요즘 “새 집에 가서 살아보자, 활짝, 따뜻해서 살맛이 나겠네.”라는 노래를 부른다. 새 집을 갖게 된 이유가 있다. 시골로 이사를 간 것이 4년 전, 집이 노후해 집안에서 판넬과 창틀 사이로 바깥의 환한 한 줄기 빛을 볼 수 있었고, 기름보일러로 데워놓은 집은 온도 유지가 되지 않았다. 그나마, 여름철에는 에어컨으로, 겨울철에는 화목난로와 보료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네 해를 무사히 지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여기까지는 에너지를 소모하면서도 춥게 지내는 것으로 버틸 수 있었지만, 바닥 균열을 통해 습기가 마르지 않는 샘처럼 퐁퐁 솟아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필요했다. 그래서 얻게 된 새 집이다.


주택 건축의 이유가 이러했기 때문에, 건축의 목적도 분명했다.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듯한 집 짓기. 이런 집을 위해 설계자와 시공자를 비롯한 여러 사람의 노고가 있었다. 그들은 여러 가지 단열재로 고단열, 고기밀 건축물을 만들고 이제 현장을 떠났다(사진). 다소 쓸쓸했지만, 이 집에는 여전히 남아 우리를 따듯하게 해주는 존재가 있다. 바로 지구상 최고의 단열재, “공기”다. 

 

▲ 일교차가 큰 시골에서 고단열 주택. 사진: 김성준


인간의 삶은 열을 빼앗기지 않거나, 차가움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물질 내에서 열에너지는 따듯한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이동한다. 이 전도 현상은 일반적으로 금속, 비금속, 액체, 기체 순으로 작다. 지구상의 물질 중 열전도에 대한 저항이 가장 큰 재료는 “정지 상태의 공기”다. 이 정지 상태의 공기가 집안 곳곳에서 단열을 일으켜, 바깥 공기가 영하임에도 집안은 어제저녁 데워놓은 대로 18~20도 안팎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번 호에는 생활 속에서 공기가 단열재로 사용되는 몇 가지 예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 번째, 공기층 단열재는 익히 아는 “창호”다. 창호는 온갖 창과 문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단열의 성능이 높은 창호는 두꺼운 유리들을 여러 겹 겹쳐서 만든 창문이다. 겹창들 사이에는 빈 공간으로 공기가 정지 상태로 있게 되고, 공기의 대류와 전도를 차단해서 단열을 일으키는 것이다. 보통 시스템 창호에 쓰이는 이중 유리에는 선택적으로 아르곤 가스나 크립톤 등의 가스가 충진되기도 하나, 원리는 “공기 단열”이다. 여름철 실내 냉방 유지도 같은 이유다(그림).

 

▲ 겨울철 밀폐된 이중 유리창에서 열작용 모식도. 출처: 웹사이트 OpenLean University, https://www.open.edu/openlearn/nature-environment/energy-buildings/content-section-2.2.1

두 번째, 내복 입기를 통한 단열 효과다. 이것은 소수만 알고 있는 과학상식이 아닌 것을 필자도 안다. 그 효과가 너무 크기에 다시 언급해 본다. 내복이야말로, 피부와 바로 닿는 부분에 최고의 단열재를 장착해 주는 물품이다. 필자는 오늘도 내복을 입었다. 필자의 20대 동료에게 내복을 입을 것이냐고 물으니, 내복을 입으면 바지가 안 들어가서 입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 들어가면 입을 거냐고 물으니, 그래도 안 입을 거라고 한다. 내복을 입으면 체감온도가 2~3도가량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다. 그것은 겨울철 실내온도를 2~3도 낮춰도 된다는 뜻이다. 내복을 입으면 겨울철, 따뜻하면서도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다. 다수의 사람에게 쾌적감을 줄 수 있는 쾌적대(comfort zone)의 범위는 상대습도 30∼70%, 유효온도 17.7∼22.2℃ 범위다. 겨울철 실내의 온도를 높이게 되면 기온이 올라가, 얼굴이 건조하고 덥게 느껴진다. 그러나, 내복이나 옷을 껴입어, 몸은 따듯하게 하고 실내온도를 17.7∼22.2℃를 유지할 경우, 겨울철 실내에서도 머리와 몸이 산뜻함을 유지할 수 있는 한 가지 요인이 된다. 여기에 상대습도 40~60%를 조성할 경우, 쾌적한 주택의 실내 생활을 할 수 있다.


세 번째, 블라인드나 커튼의 단열 효과에 대해 다뤄보자. 창호는 건축물의 외피 중 건물에서 가장 큰 열손실을 발생시키는 부위다(이나은 외 4명, 2013). 이곳에 블라인드나 커튼을 설치하면 실외의 찬 기운을 막아 열을 빼앗기지 않는다고 느낀다. 이는 실제, 창호와 커튼 사이의 공기가 만나는 시간을 지연시켜주는 것이다. 왜냐면, 이곳은 밀폐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창호에서 오는 찬 공기와 실내에서 데워놓은 따듯한 공기는 대류를 통해 결국 열평형 상태가 될 것이다. 그 시간을 지연시켜 보온, 단열 효과를 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커튼이나 블라인드는 단열이 되고 있다는 심상적 느낌과 디자인으로 아늑함을 주는 심미적인 효과가 있다. 


공기층의 단열을 잘 이용하는 것은 전 지구적인 화두인 “에너지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사용량 중 건물 부분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4%에 이르고 있다(이나은 외 4명, 2013). 에너지는 탄소가 주 에너지원이 된다. 세계적으로 탄소 에너지 저감이 목표인 만큼, 이번 겨울, 곳곳에서 자연이 주는 최고 단열재, 공기를 잘 이용해 에너지 다이어트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 참고문헌
이나은, 안병립, 정학근, 김종훈, 장철용, 2013. 창호의 성능 및 건물의 창면적비에 따른 기존 단독주택의 창호 리모델링 방안 연구. 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논문집, Vol. 13, No. 3, 71~78.

권춘봉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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