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를 가르치는 방법〔교소아(敎小兒)〕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 기사승인 : 2019-07-11 17: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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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명의 고전 성독

전주의 한 ‘자사고’가 논란의 중심에 있다. ‘자립형사립고등학교’의 설립 취지가 학교 운영의 자율권을 확대해 학생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실천하는 것인데, 이를 악용해 정상적인 학교교육이 아닌 학원처럼 입시교육을 하고 있으니 문제다. 해당 지역 교육감은 절규하듯 말한다. “자사고에 입학하지 못하면 인생 패배라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 “불공평한 교육이 발생하고 학습 포기자가 나오는 것이 특수고·자사고 확산 때문이다.”, “S고 학생 수가 360명인데 재수생을 포함해 한 해 275명이 의대에 간다.”


이런 비정상적인 자사고 때문에 일반 고등학교에서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거치며 올바른 인성을 함양한 학생들이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치료하고 위로하기 위해 의대를 지망하지만 입시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으니 사태가 심각하다. 양심적인 의료인은 이렇게 걱정한다. “몇몇 자사고가 도구가 돼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모아서 의대 보내는 데 집중하는 구조가 되다 보니 의사가 점점 영리만 추구하는 직업인이 되고 있다. 국가경쟁력에도 도움이 안 되는 교육 낭비다.”


부모 욕심으로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초등학생 때부터 맞춤공부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아이들은 지나친 선행학습으로 수능 공부 능력은 우수하나 사람 됨됨이에 구멍이 뚫린다. 무명자 윤기 선생은 공자와 맹자의 말을 재해석해 아이를 가르치는 보편 원칙을 담담하게 일러준다.

孔子曰無欲速(공자왈무욕속)하라 : 공자가 말하기를 “빨리 효과를 보하려고 하지 말라.
欲速則不達(욕속즉부달)하니라 : 빨리 하고자 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하고
孟子曰必有事焉而勿正(맹자왈필유사언이물정)하라 : 맹자가 말하기를 “반드시 어떤 일을 할 때 효과를 미리 기대하지 말고,
心勿忘(심물망)하고 : 그 일을 잊지 말고,
勿助長(물조장)하라 : 그 효과를 당겨서 보려고 하지 말라” 하였으니
此言固皆各有本指(차언고개각유본지)하나 : 이런 성현의 말씀들은 각각 본래 취지가 있었지만
而亦可爲敎小兒之要訣(이역가위교소아지요결)이라 : 또 아이들을 가르치는 요결이 될 수 있다.
盖小兒之性(개소아지성)은 : 대개 아이들의 성품은
如混沌之未鑿(여혼돈지미착)하여 : 본성이 개발되지 않은 것처럼
自不分明(자불분명)하고 : 애초에 재능이 분명하지 않고
除非聦明穎悟絶類離倫者(제비총명영오절류리륜자)는 : 총명영오(聦明穎悟)하여 또래보다 빼어난 사람이 아니라면
則類皆蒙昧迷騃(즉류개몽매미애)라 : 대체로 모두 몽매하여 헤매고 어리석다.
雖細吾心而牖之(수세오심이유지)하고 : 내 마음을 꼼꼼하게 써서 소견을 열어주고
因其知而喩之(인기지이유지)하여도 : 학생의 지적 능력에 따라 깨우쳐 주어도
鮮有能觸類通曉(선유능촉류통효)라 : 능히 사물에 접촉하여 환히 깨우치는 경우가 드물다.
是故敎之之術(시고교지지술)은 : 이런 까닭으로 가르치는 방법은
無懷欲速之念(무회욕속지념)하고 : 빠른 효과를 보려는 마음을 품지 말고
無犯助長之戒(무범조장지계)하고 : 조장을 우려하는 경계를 침범하지 말고
必有事焉而勿正勿忘(필유사언이물정물망)하여 : 반드시 일을 하되 미리 기대하거나 마음에 잊지도 말아서
優而游之(우이유지)하여 : 여유롭게 공부 세계에 노닐어
使自得之(사자득지)하고 : 저절로 공부의 이치를 터득하게 하고,
厭而飫之(염이어지)하여 : 노는 것이 싫증이 나고 물리게 하여
使自入之(사자입지)하라 : 제 발로 공부 세계로 들어오게 하라.
循循然指導之誘掖之(순순연지도지유액지)하고 : 순리대로 지도하고 이끌고
激勵之奬勸之(격려지장권지)하라 : 격려하고 권장하라.
-이하생략-
윤기(尹愭, 1741~1826), <무명자집(無名子集)> 문고(文稿) 10책 ‘교소아(敎小兒)’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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