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이> 이영애가 풀어낸 미스터리 추리 드라마

배문석 / 기사승인 : 2021-11-16 00: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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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평

드라마가 풍년이지만 옥석은 갈려…

 

‘장금이’ ‘산소 같은 여자’ 이영애가 JTBC 드라마로 돌아왔다. 방송사마다 매주 토일 2회씩 방영하는 주말드라마를 화려한 짜임새로 깔고 있는 가운데 눈에 띈다. 평일과 ‘디즈니+’ ‘애플TV’까지 늘어난 OTT까지 합쳐 생각하면 지금처럼 드라마 풍년도 없었던 것 같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자본이 한국시장으로 몰려들자 넉넉한 제작비로 드라마가 쏟아진다. 시청자들은 무엇을 봐야 할까 고민과 선택에 빠질 지경이다. <구경이>는 옥석으로 구분하자면 ‘옥’ 쪽이다. 충분히 시청할 만하다. 


<구경이>는 경찰 출신 보험조사관 구경이(이영애)와 완전범죄로 연쇄살인을 진행 중인 K(김해준)의 대결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매회 새로운 사건이 벌어지면 구경이를 중심으로 한 팀원들의 추리가 시작된다. 그리고 K와 송이경이란 두 얼굴을 지닌 살인범과 밀당이 시작된다. 

 


언뜻 줄거리만 보면 매우 무겁고 잔인한 범죄드라마를 떠올리기 쉬우나 알맹이가 말랑말랑하다. 여러 트라우마와 약점을 지닌 등장인물들을 매우 감각적으로 드러내고, 화면구도와 각종 CG 효과로 흥미를 붙잡는다. 거기에 간간이 쓸모 있는 웃음까지.


주요 등장인물들이 여성인데 ‘걸크러쉬’를 내세우지 않아서 힘을 바탕에 둔 폭력도 적다. 그 대신 범죄와 수사 모두 치열한 머리싸움으로 공방을 벌인다. 두 주인공 외에 주변 인물 중에도 여성의 비중이 높고 주체적이다. 요즘 드라마의 트렌드고 시대 변화가 반영된 셈이다.


조금 더 깊이 살펴보면 다른 세대의 대결도 보인다. 그리고 무엇이 ‘진실’이고 또 무엇이 ‘정의’인지 묻는 질문도 있다. ‘의심스러운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구경이는 세상을 떠난 자신의 남편을 비롯해 모든 사건의 진실을 궁금해한다. 또 K가 살인의 대상으로 삼은 이들 모두 죗값을 치를 필요가 있는 악인이기 때문이다. 

 


결국 만만치 않은 주제를 다루지만 관습처럼 쓰이는 장면들이 적어 오히려 신선하기까지 하다. 연출을 맡은 이정흠 PD의 전작 <조작>과 <아무도 모른다>가 잔뜩 어깨에 힘을 넣어 만들었던 것과 비교된다. 물론 그런 변화가 매우 성공적이다. 

 


4년 5개월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 이영애의 연기도 짚어볼 대목이다. 매우 단아하고 우아한 모습으로 각인된 그녀가 첫 등장부터 알콜중독에 쓰레기로 방치된 집에서 게임폐인으로 사는 모습이었다. 어딘가 어색하고 좋은 변신인가 의문이 들었던 첫 회였다. 지금은 회가 거듭될수록 그렇게 망가진 사연이 속속 나오지만, 이영애 본인이 쌓아온 이미지를 제대로 깰지는 끝까지 봐야 한다. 

 


다른 배우들은 무난하다. 구경이와 같은 팀인 나제희(곽선영) 산타(백성철), 경수(조현철)를 비롯해 용국장(김해숙), 김부장(정석용) 그리고 악역 연기가 어울리는 김해준까지. 모두 기본 이상이다. 그리고 배우들 사이의 연기 조합도 괜찮다.


배문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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