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울산 유치로 울산시민들의 재판청구권 보장돼야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19-08-01 16: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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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군희 울산여성변호사회 회장

▲ 성군희 울산여성변호사회 회장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고등법원 관할구역의 지방법원 소재지에서 사무를 처리하는 고등법원의 재판부’를 ‘고등법원 원외재판부’라고 한다. 예를 들어 울산지방법원에서 민사1심 합의사건을 한 경우, 그 항소법원은 부산고등법원이 되나, 울산에 사는 당사자들이 부산까지 가기는 불편하므로 울산에 고등법원 원외재판부를 두어 굳이 부산에 가지 않더라도 2심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지난해 부산고등법원에서 처리된 울산의 항소심 사건수(2014~2018년 5년 평균 기준)는 574건인데 이는 청추와 춘천 원외재판부보다 많고, 제주보다 2배나 많은 수치다. 산업재해 소송도 서울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많다. 또한 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고등법원 재판부가 없는 곳이 울산이다. 이에 울산의 오랜 숙원사업인 고등법원 원외재판부를 유치하기 위한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울산여성변호사회 성군희 회장을 만나봤다.

Q. 울산 고등법원 원외재판부의 필요성을 말한다면?


우선 모든 지역은 그 지역만의 특성과 현안이 있기 마련이다. 울산의 경우 산업수도의 특성상 산재사건, 노동사건이 많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산재라고 하면 업무 중 사망하거나 신체 일부를 다치는 경우만을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굉장히 다양한 형태의 산재소송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 산업재해의 원인도 매우 복합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비전형적인 산재소송에서 산업재해가 인정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울산에 고등법원 원외재판부가 설치돼 고등법원 판사들이 유사한 사건을 계속해서 다루게 되면 아무래도 사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사실관계를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노동사건도 마찬가지다. 매우 전문적인 법률 분야이면서 동시에 사회적 분위기나 국민의 법감정에 기대는 측면이 크다. 이러한 사건일수록 유사한 사례를 집중적으로 많이 다루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판사들의 사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나아가 이것이야말로 실질적인 재판청구권을 보장하는 길이다.

Q. 항소심을 부산고등법원에서 하면 사건 당사자들은 불편이 많을 텐데? 

 

그렇다. 재판의 당사자인 울산시민들이 겪는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이 바로 울산에 부산고등법원 원외재판부를 설치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민사소송이든 형사소송이든 자신의 거주지역에서 재판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 민사소송법과 형사소송법에서도 기본적으로 자신의 거주지역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재판관할을 정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처럼 울산에 부산고등법원 원외재판부가 없는 상황에서는 울산시민들이 1심 재판은 거주지역인 울산에서 받지만, 항소심 재판은 거주지역이 아닌 부산에서 받게 되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울산시민들 입장에서는 상당한 심리적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한 재판을 받기 위해 울산에서 부산까지 왕래하는 불편과 그로 인한 시간적·금전적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항소를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부산에서 재판을 받게 되면 부산지역의 변호사를 새로 선임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부담감을 갖게 되고, 변호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정보도 부족하며, 실제로 부산지역의 변호사를 선임하더라도 거리상의 이유로 상시적인 상담이 어렵고 변호사와 당사자가 자주 만나지 못해 소송준비에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특히 형사사건의 경우, 부산고등법원으로 항소심이 넘어가면 구속 피고인들은 울산구치소에서 부산구치소로 이감이 되는데,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울산지역에 거주하는 피고인의 가족들이 거리와 시간상의 문제로 인해 피고인을 접견하기가 쉽지 않다. 구속 피고인들은 구속된 그 자체만으로도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인데, 가족들의 접견마저 어려워지면 심리적으로 더욱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은 변호인 접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울산지역의 변호인이 피고인 접견을 위해 부산구치소를 방문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 피고인이 울산구치소에 수감 중이라면 변호인이 자주 접견하면서 사건에 대해서 충분히 논의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반면 부산구치소로 이감이 되면 아무래도 접견의 횟수나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만약 울산에 부산고등법원 원외재판부가 설치되면 항소심 재판을 받기 위해 구속 피고인이 울산구치소에서 부산구치소로 이감되는 경우는 없게 된다. 이것만으로도 울산에 부산고등법원 원외재판부를 설치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본다.
 

Q. 원외재판부가 울산에 있으면 판사가 직접 현장으로 가서 볼 수도 있을 텐데, 부산고등법원에서는 현장검증이 힘들지 않나? 

 

기본적으로 항소심에서는 1심에서보다 증거신청을 잘 받아 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현장검증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판사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부산고등법원 판사들이 울산 항소심 사건의 현장검증을 위해 부산에서 울산까지 원거리를 이동하는 것은 더욱 부담스럽고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울산 지역에 화학원료를 드럼통에 주입하는 작업을 하는 공장이 있는데, 그 작업을 수행하는 근로자들은 수시로 화학원료가 넘치거나 피부에 닿아 피부병이 발병했다고 호소하는 반면 사용자는 모든 공정이 기계화·자동화돼 원료가 넘치거나 피부에 닿을 염려가 전혀 없고 관계 기관으로부터 철저한 관리감독을 받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일은 없다고 반박하면서 쌍방의 주장이 대립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현장검증을 통해 그 공장의 작업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 된다. 문제는 울산에 고등법원 원외재판부가 설치돼 있다면 울산의 어느 지역이라도 별 부담 없이 현장검증을 할 수 있겠으나, 지금처럼 부산고등법원에서 울산의 항소심 사건을 다루는 경우에는 울산지역에서 현장검증을 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울산시민들 입장에서는 현장검증이라는 훌륭한 증거방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게 되어 충실한 심리를 받을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울산시민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Q. 울산에 원외재판부가 없어서 당사자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고 보는지? 

 

당사자들이 직접적인 어떤 피해를 본다기보다는 앞서 말한 것처럼 거주지역을 벗어나 재판을 받아야 하는 심리적 부담감, 울산과 부산을 왕래하는 시간과 비용의 문제, 변호사 선임 시 정보의 부족과 선임 후에도 상시적인 소통의 어려움, 그로 인해 결국 항소를 포기하게 되는 문제점 등이 있다. 이밖에도 울산 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설치 자체로도 시민의 삶의 질과 도시경쟁력 향상의 기본적인 초석이 된다는 측면에서도 다른 광역시에는 모두 설치돼있는 원외재판부가 울산에만 없다는 것은 그 자체로 울산시민들에게 피해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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