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학대예방경찰관(APO) 한 명이 아동 9850명 담당

김선유 기자 / 기사승인 : 2021-01-13 16: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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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세종시 다음으로 많아

[울산저널]김선유 기자= 생후 16개월 된 아이를 양부모가 장기간 학대해 숨지게 한 일명 ‘정인이 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020년 1월 장모·안모 부부에게 입양된 정인이는 같은 해 10월 13일 서울 양천구 한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사망 당시 생후 16개월의 아기는 온몸이 상처투성이에 갈비뼈를 포함해 몸 곳곳에 골절이 있었고 췌장이 잘리고 복부에 출혈이 가득한 채로 사망했다.

 

현재 정인이를 장기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인면수심 양부모의 처벌 수위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검찰은 양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 양부는 방임 혐의로 기소했고 13일 첫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아동친화도시를 표방하는 울산시의 경우에는 작년 한 해 동안 모든 구·군에서 어린이집 학대사건이 7건이나 잇따라 발생해 아동학대 예방 시스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0월 말 기준으로 전국 학대예방경찰관(APO)은 총 628명으로 만 0~9세 아동 약 397만 명과 비교했을 때 학대예방경찰관 1명이 담당하는 아동 수는 6321명으로 드러났다. 대상을 청소년(만 0~17세)으로 확대할 경우, 학대예방경찰관 1명이 담당하는 청소년은 1만2625명이다. 

 

학대예방경찰관(APO)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도가 143명으로 가장 많은 학대예방경찰관이 배치됐고 서울(106명), 경북(44명), 부산·경남(39명)이 뒤를 이었다. 학대예방경찰관 1인당 담당 아동수를 분석한 결과, 울산광역시는 9850명으로 1만1820명인 세종시 다음으로 많았다. 이어 광주 9207명, 인천 7,621명, 대전 6,362명의 순으로 APO 1인당 담당 아동 수가 많았다. 울산의 경우 2020년 10월 말 기준, 울산지방경찰청에 배정된 학대예방경찰관 정원은 15명이지만 현재 근무 중인 인원은 10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편 최근 발생한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학대예방경찰관(APO)이 해당 수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학대예방경찰관의 전문성과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학대예방경찰관(APO, Anti-abuse Police Officer)제도란 지난 2016년 4월에 신설된 전문경찰관 제도로, 아동·노인학대·가정폭력의 예방 및 수사, 사후관리를 통한 재발방지, 피해자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경찰관을 의미한다.

 

국민의힘 서범수 국회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다시는 제2, 제3의 정인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PO가 아동학대뿐 아니라 가정폭력까지 담당하다 보니 사실상 담당 인력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학대 사건을 담당하는 APO 인력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충원하고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터뷰를 통해 서 의원은 “기존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APO의 전문성과 현장 권한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시급하게 인원을 충원해 전문성 강화를 위한 상시적인 교육이 병행돼야 할 것이고 구체적인 사례별 대응 매뉴얼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노력도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구 가 어린이집의 아동학대 피해자 학부모들로 구성된 비대위 관계자는 “아동학대를 신고하고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아보려고 경찰서에 갔더니 구청에 문의하라고 하고 구청에 갔더니 아동보호전문기관에 가라고 말했다”며 “아동학대와 관련해 각 기관이 책임회피만 하는 것 같아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김영민 북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은 “지난 포럼 때 아동학대와 관련해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제안한 바 있다”며 “아동을 담당하는 부서와 아동학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담당하는 부서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각 기관이 협조를 통해 원만한 정보공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동학대를 어떻게 예측하고 관리할 것인지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관련 인력을 확대 배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대예방경찰관에 이어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역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20년 3월 5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그해 10월부터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제도’를 시행했다. 하지만 이 제도는 2018년 아동학대 신고건수를 기준으로 60건당 1명으로 적용해 지난해 전국에 배치된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은 290명에 불과했다. 울산시의 경우에는 지난해 울산시 1명, 중구 2명, 남구 5명, 동구 2명, 북구 3명, 울주군 3명 등 총 16명이 배치됐다.  

 

울산시 복지인구정책과 담당자는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정원은 지난해 10월 1일 제도가 시행될 때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의 협의를 통해 결정한 것”이라며 “울산시의 경우에는 오는 2월 중구에 1명이 더 추가 배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승환 울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작년 한 해 동안 전국적으로 아동학대 사건이 4만 건이나 발생했고 이를 12달로 나누면 한 달에 3000건 정도가 발행한 것”이라며 “현재 시·구·군에 배치된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인원으로는 아동학대를 예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들의 경우에도 2년 정도 근무하면 꿈속에서도 아동학대 사례가 나타나는 등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며 “아동학대 예방 시스템과 제도를 하루빨리 보완해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아동학대범죄 특례법 통과

8일 국회에서 아동학대 방지 및 처벌 강화를 위해 마련된 민법 개정안과 아동학대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안 등 이른바 ‘정인이법’이 통과됐다.

 

이번 개정안 내용은 ▲아동학대 신고의무자가 아동학대를 신고하는 즉시 지자체 또는 수사기관이 수사에 착수 ▲사법경찰관·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현장출동 후 출입할 수 있는 장소를 학대신고 현장뿐만 아니라 ‘피해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장소’까지 확대 ▲사법경찰관이 현장조사를 할 때 피해아동이나 신고자를 아동학대 행위자와 분리 ▲피해아동 보호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피해아동에 대한 응급조치기간 상한인 72시간에 토요일과 공휴일이 포함되는 경우 48시간의 범위에서 응급조치 기간을 연장 ▲피해아동 응급조치 시, 아동학대 행위자의 주거지나 차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함 ▲아동학대 범죄 관련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경우 현행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을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벌금 상향 등이다. 민법 개정안에는 친권자가 아동의 보호나 교양을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했다. 

 

서범수 의원은 “법안이 통과된 만큼 잘 지켜지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국민의 지적을 명심하고 실제 현장에서 개정 취지를 살려 집행될 수 있도록 살필 것”이라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으로서 아동학대범죄 등에 대해 전문성 있는 경찰관들이 양성되고 현장에서 원칙에 따른 법집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경찰청과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환 교수는 “국민들의 법감정을 이해해 형량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양형기준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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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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