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구조조정과 5.31 주주총회 저지투쟁(2)

박근태 전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 / 기사승인 : 2020-02-19 16:09:38
  • -
  • +
  • 인쇄
노동과 사회연대

법인분할 저지투쟁의 시작

2019년 1월, 2018년 임단협을 잠정합의한 상태에서 조합원총회를 무작정 미뤄놓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대우조선 인수와 법인분할로 나타날 문제를 뻔히 알면서 무작정 총회를 진행할 수도 없었다. 고민 끝에 2018년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동시에 진행해 2018년 임단협은 종결짓고 법인분할 저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성사시켜 투쟁의 발판을 만들었다.


처음 대우조선 인수 발표 때는 법인분할의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는데 현대중공업 지주사 아래 한국조선해양이라는 중간지주사를 만들고 현대중공업을 자회사 위치로 바꾼다는 점과 본사를 서울로 이전하고 2022년 성남R&D센터가 설립되면 현대중공업은 생산공장으로 전락해 버리는 것이라는 것을 안 조합원들은 분노했다. 


사측은 분노한 조합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부서별 설명회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 발표했다. 설명회는 법원 판례에 따른 법인분할의 요식절차이기도 하고 설명회 참석을 거부하면 이를 구실삼아 조합원을 탄압할 것이 예상돼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긴급히 중앙쟁대책위원 회의를 열어 설명회 거부 투쟁에 돌입하기로 결정하자 현장 곳곳에서 설명회 일정이 속속 제보됐다. 현장 설명회가 진행되는 곳마다 지단 쟁대위원들과 집행간부들이 참석 거부 투쟁을 진행하자 처음에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조합원은 물론이고 비조합원까지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렇게 법인분할 반대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내부의 조직화는 그 어느 때보다 강고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평소 파업에 대해 부정적인 지역 정서를 극복하고 용어조차 생소한 법인분할의 문제점을 어떻게 널리 알려 나갈 것인지가 문제였다. 금속노조 연구원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하고 대우조선 인수와 현대중공업의 법인분할이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리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회 토론회와 기자회견 등을 하며 대우조선 인수와 현대중공업 법인분할의 문제점을 전국에 알려 나갔다. 특히 울산시민과 동구 주민들에게 법인분할의 부당성과 반대투쟁의 정당성을 알리고 울산시장, 시의회의장, 국회의원, 각 정당 관계자 등에게 설명하며 협조를 부탁했다.


그 결과 동구의 국회의원도 적극 함께하고 시장, 시의회의장도 삭발까지 하며 현대중공업의 본사 이전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울산시민 여론조사 결과 82%가 법인분할과 본사 이전에 반대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현대중공업이 그룹의 지주사 위치에서 다단계 자회사, 빈 껍데기 회사로 변해 버리는 구조를 막아낼 수 있는 구조가 된 것이다.

금속노조 조선업종 노동자 결의대회

금속노조, 조선업종 대표자들은 대우조선 인수매각과 현대중공업 법인분할의 문제점을 서울에 알리기 위해 5월 22일 대우조선 서울사무소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계동 현대빌딩까지 행진해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7시간 파업을 한 뒤 서울로 향했다. 회사 측이 법인분할 관련 파업에 불법 시비를 걸며 조합원들을 압박했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결정이었다. 결의대회를 마친 집회 대오가 현대 빌딩까지 행진해 도착해보니 경찰들이 현대 빌딩 주위를 둘러싸고 빌딩 앞마당에는 경찰차를 이용해서 진입을 차단해 놓은 상태였다. 


“여기까지 왔는데 권오갑이 한번 만나고 갑시다.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의 말이 여기저기서 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집회 사회를 보는 금속노조 조직부장에게 권오갑을 만나기 위한 진입을 시도하자고 부탁했다. “권오갑이 한번 만나고 갑시다”라는 집회 사회자의 말에 분노가 가득했던 조합원과 간부들이 일제히 바리케이트를 제치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연행되자 조합원들을 구출해 함께 울산으로 내려가자며 항의를 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연행자가 발생됐고 연행된 조합원들은 서울시내 여러 경찰서에 나눠 이송됐다.


집회를 마무리하고 조합원들이 연행된 경찰서를 나눠 찾아갔다. 밤늦은 시간이라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연행된 조합원들을 살펴보고 간부들은 배치한 뒤 울산으로 향했다. 치열했던 서울 상경투쟁 과정에 조합원들의 분노는 더해갔으며 제대로 붙어보자는 각오와 함께 파업에 참여하는 대오가 점점 늘어갔다.

(다음에 계속)


박근태 전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근태 전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

오늘의 울산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