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세력은 시대에 뒤떨어지고 획일화, 기득권에 더 분열적”

이동고 기자 / 기사승인 : 2019-06-05 1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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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활동 하면서 다양한 책 읽고 토론하는 김윤삼씨 이야기
▲ 김윤삼 씨는 변화하는 시대 트렌드를 읽고 독서토론을 통해 각 개인이 가진 사고의 편항을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고 기자

 

[울산저널]이동고 기자=  그를 만난 것은 현대차를 다니는 직장인이면서 유난히 책도 많이 읽고 독서 토론에도 참여해 이야기를 들어볼 만하다는 입소문 때문이었다. 인터뷰 중에도 자신이 모르는 책 제목이나 이야기가 나오면 간혹 메모를 하면서 남의 이야기도 경청하는 자세를 유지했다.

1. 책 읽기나 독서토론 모임을 열심히 하는 이유는?

최근 한 독서클럽 이야기를 듣고 같이 하고 싶다고 부탁했다. 책이라는 것이 자신이 좋아하는 책만 보고 자신에게 맞는 편향적인 책을 볼 때가 많다. 하나의 책을 읽고도 책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지금까지는 노조 활동하면서 고정적이고 획일화된 생각을 가지고 생활했다는 반성이 많다.

다양하고 합리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그 범주를 조금 넘어가면 이단 또는 배척하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시대도 변하고 있고 그에 따라 책도 아주 다양하게 나온다. 요즘 다방면에 모든 것이 많이 변하는 시대를 산다. 매년 우리나라 트렌드 변화를 담은 <트렌드코리아 2018>을 보면서 내가 시대 방향을 많이 읽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시대가 변하니까 욕구가 다양하게 나오는데도 그걸 읽지 못하는 한계를 느꼈다.

2. 독서토론을 하는 책은 주로 어떤 책인가?

주로 인문학 서적이고 처음 읽은 책이 ‘유발 하라리’가 쓴 <사피엔스>였다. 내가 느끼기엔 인문학 책 10권을 읽은 것처럼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인간의 재발견이랄까? 예를 들면 ‘행복은 객관적 조건과 주관적 기대 사이의 상관관계에 의해 결정된다’는 행복에 대한 제대로 된 정의를 배웠다. 창조(지적 설계)와 진화론의 대립도 재미있게 읽었다. 과거에 대해서는 진화론이 옳지만 미래는 자연선택을 지적설계로 대체하는 창조론이 맞을지 모른다. 현대는 진화의 결과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평등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시대지만 생명과학의 발달은 사상 유례없는 불평등을 낳을 수 있다.


진보는 평등을 추구하지만 기득권을 둘러싸고 분열이 더 심한 모습을 많이 봐왔다. 주로 진보 기득권 내에서 ‘차이’를 두려는 경향이 더 강한 것 같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인간이 가진 욕망 때문이라고 본다. 잘나고 싶은 욕망, 두드러지고 싶은 욕망, 한마디로 더 있어 보이고 싶어하는 욕망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욕망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대신 가면을 쓴다. 빙산의 일각처럼 드러나 있는 부분은 적고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더 많다. 가면이 남들 눈치 보지 않고 자기 실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힘도 있긴 하다. 예를 들면 복면가왕은 얼굴이 가린 상황에서 실력, 진정성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일종의 가면 효과다.

3. 행복에 대해서 좀더 얘기해본다면?

요즘 유행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에서 욜로, ‘세상의 주변에서 나를 외치다’는 표현이 있는데 나르시시즘(자기만족)을 추구하는 시대 흐름이다. 나쁘게는 보지 않지만 좋은 것으로 보지도 않는다. 시대 변화고 스스로 소박한 행복을 추구해가는 단면이라 본다. 기존 종교와 이념은 학교를 통해 집단화를 가르쳤지만 이제 집단화에서 벗어나 각 개인이 깨어나는 시대다. 자유와 평등의 또 다른 산물이고, 민주주의가 없었다면 몰랐을 것이다.

4. 노동세력과 진보세력이 왜 지역사회와 밀접히 결합하지 못했는지 궁금하다.

진보가 가진 기득권 문제라고 본다. 무슨 종교든 이데올로기든 마찬가지다. 종교와 이데올로기는 결국 같은 것이다. 세계적인 사상가인 맑스의 이데올로기도 ‘교리’처럼 변질되면 종교와 다를 바 없다. 진보 이념 자체도 집단적인 교리 학습을 통해서 가져온 것이 많았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전체 100이라는 파이에서 10만 가지면 그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라고 본다. 노동운동을 이끄는 집행부도 그런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

5.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럽식 복지는 국가가 책임지는 방식이지만 미국식 복지는 개인이나 기업체가 자선으로 해주는 부분이 많다. 우리는 나라가 책임지는 복지와 개인이 선행이나 기부로 행하는 복지의 틈바구니에서 어정쩡한 형태다.
최근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문제는 현대중공업이 사회적 기업의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오랫동안 아름다운 해안선을 다 차지하고 울산지역에서 혜택을 받았는데 물적분할이 아니라 그동안 혜택받은 것을 울산시민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은 지방에 혁신도시를 유치하는 등 중앙에 집중된 힘을 지방으로 분산시켜 지역경제를 살리려는 정부 정책과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라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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