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요와 설화 속 야생동물, 두꺼비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 기사승인 : 2020-02-20 15: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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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야생동물

여름철 비 오는 날이면 이른 아침부터 나타나 주인처럼 집 마당을 활보하는 개구리가 있다. 예부터 사람들과 함께 생활해오면서, 약재용으로 수난을 당한 개구리, 그 주인공은 두꺼비다. 두꺼비는 우리나라 토종 개구리 가운데 가장 체구가 크다. 저수지, 수로, 습지, 논, 바위 밑에 고여있는 물웅덩이 등 물이 흐르지 않는 장소라면 가리지 않고 번식한다. 번식은 매년 정해진 장소에서 이뤄지며, 그 장소에 모이는 두꺼비는 그들이 태어나 성장한 곳에 다시 후손을 위해 모여드는 특이한 습성을 지니고 있다. 태어나 여기저기로 떠나면서 자신이 태어난 장소의 환경을 기억하고, 걸어간 길의 특정한 지점의 냄새를 기억함으로써 번식을 위해 태어난 장소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이 최근 일본인 학자의 연구로 밝혀졌다. 

 

▲ 전형적인 두꺼비 모습(사진 이윤수)


번식기는 보통 2월부터 5월경이지만, 지역의 위도와 고도에 의해 시기를 달리한다. 즉, 남녘지방에서는 2월 중순부터 번식을 시작해 점차 북쪽으로 옮겨 5월 무렵이면 비무장지대에 이른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두꺼비가 번식하는 데 약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한 장소에서의 번식 기간은 매우 짧아 1~2주일이라는 단기간에 끝난다. 

 

▲ 두꺼비 번식지(저수지) (사진 신경아)


개구리류는 번식행동 차이에 따라 단기번식형과 장기번식형이 있는데, 두꺼비는 단기에 폭발적으로 번식하는 대표적인 동물이다. 수컷은 암컷보다 먼저 번식장소에 모여 암컷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울음주머니가 발달하지 못해 ‘쿡ㆍ쿡ㆍ쿡’하고 몸집에 어울리지 않는 낮은 소리로 암컷을 불러보지만, 암컷보다 3~10배나 많은 수컷이 모여들기 때문에 번식에 성공하는 확률은 매우 낮다.

 

▲ 번식을 위해 포접한 암수 두꺼비(사진 권기윤)

 

▲ 치열한 두꺼비 짝짓기 싸움(사진 권기윤)


따라서 눈앞에 나타나는 다른 개체를 무조건 껴안는 행동이 발달해 있다. 운 좋게 암컷과 만나면 다행이지만, 수컷을 껴안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럴 때 포접된 수컷은 암컷으로 생각해 껴안은 수컷에게 자기는 암컷이 아니라는, 암컷을 부를 때와는 다른 소리를 내 제발 풀어달라고 애걸한다. 암컷을 만난 수컷도 무사히 번식을 끝마칠 때까지 수많은 수컷의 방해를 받는다. 이를 두고 ‘개구리 합전(合戰)’이라고 부른다. 

 

▲ 두꺼비 산란 모습(사진 권기윤)
▲ 두 줄의 실타래처럼 생긴 두꺼비 알주머니(사진 김현태)
▲ 두꺼비 유생(올챙이) 무리(사진 김현태)


포접한 이후에는 체구가 작은 수컷은 서너 배나 몸집이 큰 암컷이 가는 대로 이끌려 간다. 암컷은 마음에 드는 적당한 물풀이나 물속의 나뭇가지, 또는 얕은 물 바닥에 산란한다. 직경 2.4mm 크기의 알을 1회에 약 1500에서 8000개 정도 낳는다. 5m에서 20m에 이르는 두 가닥 실타래 모양의 알주머니를 낳고 암컷은 즉시 산란장소를 떠나지만, 수컷은 다른 암컷과 새로운 신방을 위해 그 장소에 머무른다. 모든 번식이 끝나면 암수는 모두 지친 몸을 휴식하기 위해 약 2개월간 흙 구멍 속에서 달콤한 잠을 잔다. 이를 두고 ‘여름잠을 잔다’라고 한다. 사람들 눈앞에 다시 나타나는 때는 여름이 시작된 이후다.

 

▲ 두꺼비를 잡아먹고 있는 유혈목이(꽃뱀)(사진 한상훈)


두꺼비는 예부터 한민족에게 가장 친숙한 개구리다. 전래동요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와 ‘콩쥐팥쥐설화’에서 콩쥐를 도운 두꺼비, 지네에게 잡아먹힐 처지의 처녀를 구하기 위해 지네와 싸워 은혜를 갚은 ‘지네장터설화’에서 옛사람의 두꺼비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울산광역시에서 농촌의 농로 포장과 탈출구 없는 시멘트 배수로, 도시화를 위한 대규모 주택 건설로 우리 곁에서 가장 빨리 사라져가고 있다. 


■ 분류 : 무미목 두꺼비과
■ 영명 : Asian Toad
■ 학명 : Bufo gargarizans Cantor, 1843
■ 분포 : 전국
■ 서식지 : 평야, 산지의 밭, 삼림 등지의 물체 그늘이나 낙엽 밑에서 생활한다.
크기 : 80~170mm 이지만, 보통 150mm 이하
형태 및 생태 : 개체에 따라 몸의 색은 다양하고, 등색은 차갈색, 황토색, 적갈색 등이다. 울음소리는 쿡-쿡, 쿡-쿡-쿡 하고 조금 높은 소리로 불규칙적으로 운다. 암컷은 수컷에 비해 몸집이 크고 다리가 가늘고 길다. 번식기 이외에는 육상생활을 한다. 동면에서 깨어나는 시기인 2월 중순에서 3월에 걸쳐 자신이 태어난 장소인 산지 주변의 저수지나 물이 고인 논에 암수가 모여 교미한다. 번식 기간은 1~2주일 정도로 매우 짧다. 암컷은 수컷을 등에 업고 수초나 벼 밑둥에 부착시켜 두 줄씩 염주알처럼 긴 실타래 형태의 알주머니를 낳는다. 알의 수는 1500~8000개 정도. 올챙이는 1~3개월 사이에 변태해 상륙한다. 교미기에 모이는 암수의 수적 차이는 암컷 1마리에 수컷 10마리의 비율로 암컷을 사이에 두고 수컷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따라서 1마리의 암컷에 서너 마리의 수컷이 엉겨 붙어 있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교미 시기의 수컷은 움직이는 것은 무엇이든지 포접하려는 습성이 있다. 포접하는 힘이 세기 때문에, 암컷이 죽는 경우도 있다. 교미가 끝나면 논두렁의 흙 속에서 약 2개월 동안 잠을 자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활동 시간대는 야간이지만, 번식기와 장마 시기에는 주간에도 모습을 드러낸다.
■ 부가설명 : 이전에 황소개구리를 포접해 죽이는 사례가 언론에 의해 세상에 회자된 적이 있는데, 이는 황소개구리를 암컷으로 잘못 알고 포접한 뒤, 놓치지 않기 위해 강한 힘으로 며칠씩 껴안고 있는 가운데, 황소개구리가 압사되거나, 분비물의 화학적 반응에 의해 죽음을 당한 것이다. 드물게 사람들이 황소개구리로 착각해 먹고 두꺼비 독(부포톡신)에 중독돼 사망하는 사례도 있다.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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