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이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 가려면

권명길 울산장애인소비자연대 대표 / 기사승인 : 2022-02-28 00: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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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권

울산 코로나 확진자 수는 이틀 연속 3000명대를 기록했다. 확진자 동거가족으로 코로나19 PCR검사를 받으라는 문자가 왔고, 선별진료소에 방문하기 전에 전자 문진표를 작성했다. 문수구장, 종합운동장, 남구보건소 중 거리가 가까운 남구보건소로 가기 위해 장애인콜센터에 전화했다. 그러나 센터에서는 “보건소로는 운행을 안 한다”며 보건소로 문의해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고 안되면 다시 전화를 달라고 했다. ‘왜 그렇게 해야 되지?’란 생각이 들긴 했지만 얼른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남구보건소에 전화했다. 그러나 휠체어가 탑승할 수 있는 차량은 없다고, 119에 전화해서 상황을 얘기해보라고 한다.


‘원래 구급차에 누워서 검사를 받으러 가는 건가?’ 그동안 선별검사소 코로나19 검사를 해본 적이 없었기에 이 상황이 당황스러웠다. 하라는 대로 하고는 있지만 ‘전동휠체어로만 이동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내가 떠넘겨지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방법을 찾지 못한 채 다시 장애인콜택시에 전화해서 상황을 얘기했다. 그때서야 ‘방호복을 입고 준비해서 출발하겠다’며 배차 신청이 가능해졌다.


방호복을 입은 담당자가 운행하는 장애인콜택시에 탑승해서 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로 갔지만 선별진료소는 이미 종료된 시간이었다. 두 시간 가까이 이동할 방법만 찾다가 끝나버렸다. 곧바로 문수구장 선별진료소로 이동했지만 이미 많은 인원이 대기하고 있었다. 나 역시 대기 줄에 서서 기다렸지만, 줄 서서 기다리는 인원이 300명 이상, 늦게 온 사람들은 기다려도 검사가 안 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PCR검사를 못한 채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다음 날 아침 8시30분, 남구보건소로 검사하러 가기 위해 장애인콜택시에 배차를 신청했다. 그러나 담당자가 바뀐 탓에 다시 장애인콜택시 운영 매뉴얼을 안내받고 따라야 했다. 남구보건소에는 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는 차량이 없다는 사실과 어제 있었던 상황을 설명하고 나서야 보건소 담당자 연락을 생략할 수 있었다.


다행히 장애인콜택시로 이동해 남구보건소에서 PCR검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이용할 때마다 매번 이렇게 한다면 불편할 것 같다. 휠체어 이용자가 탑승할 수 있는 차량이 없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운영 매뉴얼이라는 이유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중증장애인이 보건소 담당자와 통화하고 다시 장애인콜택시로 전화해서 배차를 신청하는 번거로움을 왜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권명길 울산장애인소비자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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