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와 한반도 비핵화

서민태 울산저널 대표 시민기자 / 기사승인 : 2022-02-28 00: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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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를 대표하는 위대한 사상가 톨스토이는 인간은 사랑으로 산다고 말한다. 지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무고한 민간인이 공포 속에서 떨며 가족을 잃은 채 죽어 나갈 것이다. 생명의 소중함이 처참하게 무너지는 순간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남의 일같이 느껴지지 않는 것도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 절박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면 국제질서는 힘이 지배한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힘이 세거나, 돈이 많거나, 권력이 있으면 그 힘을 약자에게 사용한다. 물론 대개는 힘을 행사하지 않아 평화와 질서를 유지한다. 힘을 사용할 때는 인내심의 한계치에 도달했을 때와 큰 이익을 가져올 때지만 당연히 크게 싸우기보다 으르렁거리는 것으로 힘을 과시한다. 하지만 러시아는 으르렁거리다가 침공을 감행했다. 왜 러시아가 침공을 선택했을까?


우크라이나는 1991년 소련이 붕괴될 때 독립했다. 소련은 우크라이나 지역에 핵탄두 1700여 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170여 발을 보유한 세계 3위 핵무기 강대국이었다. 우크라이나는 1994년 비핵화에 나선다. 그해 12월 5일 헝가리 수도에서 ‘부다페스트 안전보장 각서’에 미국, 러시아, 영국 등이 참여했고, 핵심 내용은 핵을 포기하는 대신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영토를 보전한다는 국제적인 약속이었다. 우크라이나의 모든 핵은 러시아로 옮기고 1996년에는 비핵화를 완성한다.


이런 평화 약속이 잘 지켜지다가 현 우크라이나 대통령인 젤렌스키가 2019년 5월 당선되면서 흔들리기 시작한다.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겠다고 하고, 나토는 회원국으로 받겠다고 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나토는 소련이 주축이 된 공산 세력을 막기 위해서 1949년에 만들어진 유럽의 집단 방위 조약이고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이 회원국이다. 이런 나토에 우크라이나가 가입하는 것을 러시아는 눈 뜨고 볼 수 없어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거나,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회원국으로 받지 말 것을 요구했지만 둘 다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러시아가 침공하기에 이르렀다.


막상 전쟁이 났으니 ‘부다페스트 평화 약속’은 휴지조각이 됐다. 전쟁은 미국과 러시아 서로에게도 너무 두려운 것이고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될 수밖에 없기에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카드만 사용하고 있었다. 만약 우크라이나에 핵무기가 있었다면 러시아가 과연 침공할 수 있었을까? 국제질서가 힘으로 좌지우지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북의 핵무기가 시사하는 바가 더 정확하게 보인다.


첫째, 북의 핵무기가 있어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이 낮아졌다. 한국전쟁이 휴전상태라 미국과 북은 서로가 선전포고 없이 전쟁을 개시해도 침략국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전쟁 일촉즉발까지 간 사례는 많다. 1968년 1월 미국의 ‘푸에블로호’를 북이 나포했을 때 일어난 미루나무 도끼 사건, 북의 핵 개발 때마다, 가장 최근은 2017년 트럼프와 김정은이 말로 한 전쟁이 마지막이다. 2017년 11월 29일 북이 핵 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언한 이후에는 전쟁의 위험이 낮아지고 2018년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대결국면은 사라졌다. 지난 1월, 북이 미사일 발사를 했을 때도 사정없이 규탄하면서도 꼭 조건 없이 대화하자고 한다.


둘째는 북의 핵무기를 보는 우리의 이중 태도다. 한반도 주위 4대 강국과 남북이 합의한 비핵화의 정확한 내용은 한반도 비핵화다. 그런데 수구보수에서는 꼭 북의 비핵화만 언급한다. 북의 비핵화를 주장하려면 대한민국 영토 안에 있는 미국의 전략무기인 핵잠수함, 핵폭격기도 반대한다고 해야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 내의 핵무기는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한미군사훈련 때 동원되는 대부분 무기는 핵 무력이 가능하다. 그런 무기가 반입됐다고 알려주지도 않을 뿐더러 그런 무기 반대하니 들여놓지 말 것을 요구한 사실이 있는가?


2022년 2월 한국인 15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1%가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데 찬성했다. 또 북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응답이 80%를 넘겼다. 이 결과만 봐도 우리가 얼마나 내로남불에 빠져있는지가 보인다.


나는 하루빨리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종식되기를 바란다. 전쟁은 많은 생명과 재산을 앗아가는 반인륜적 망동에 불과하다. 방법은 있다. 나토는 우크라이나를 회원국으로 받지 않겠다고 하고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중지하겠다고 하면 러시아는 침략한 병력을 철수할 것이고 평화가 올 것이다.


북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더욱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도 방법이 있다. 미국이 지금이라도 대북 적대 정책을 철회해서 상호 신뢰가 구축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평화가 온다면 북의 비핵화도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


서민태 울산저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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