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은 하루빨리 돌고래 방류를 시작하라"

정승현 기자 / 기사승인 : 2021-12-07 15: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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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방류 촉구 릴레이 1인 행동 참가자 인터뷰.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 황현진, 부울경 지부장 이민정, 시민 회원 Bradley.
▲ 돌고래 방류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행동 참가자들. ⓒ정승현 기자

 

[울산저널]정승현 기자 = 최근 퍼시픽 랜드 소유주 호반건설은 수족관 돌고래가 연이어 죽자 돌고래들을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은 코로나 19 사태로 중단된 이름만 고래생태설명회인 '돌고래 쇼'를 이번 달부터 재개했다. 지난 6, 7차 울산권 관광개발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에서 울산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를 중심으로 생태관광도시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나 고래가 수족관에 갇혀 있는 한, 울산은 진정한 생태도시, 고래도시로 나아갈 수 없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달 6일부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앞에서 돌고래 방류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행동을 펼치고 있다. 5, 1인 행동에 참여한 핫핑크돌핀스 황현진 공동대표, 경 이민정 지부장, 시민 회원 Bradley를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앞에서 만났다.

 

Q.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돌고래 방류 촉구 1인 행동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공동대표 : 시민들은 오래 전부터 울산이 고래를 죽이는 도시가 아니라 고래와 공존하는 도시가 되길 희망해왔다. 과거에는 울산에서 고래를 잡았던 역사가 있지만, 이제는 고래잡이가 전 세계적으로 금지됐다. 울산이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벗어나 고래와 바다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태적인 도시가 되길 희망한다. 수족관 돌고래들이 넓은 바다에서 헤엄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 앞에서 1인 행동에 참여하고 있다. 11월부터 매주 주말,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앞에서 돌고래 방류를 촉구하는 1인 행동 피켓팅을 하고 있고, 이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고래류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Q. 1인 행동 프로젝트는 어떤 계기로 진행하게 됐나.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은 국내 유일의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돌고래 쇼장이다. 이미 이곳에서는 8마리 돌고래가 폐사했다. 넓은 바다에서 헤엄치던 돌고래들을 잡아와서 좁은 수조에 가두고 공연 시키는 건 동물학대다. 전 세계적으로 수족관 돌고래 사육을 금지하고, 돌고래들을 방류하거나 바다쉼터를 만들어 내보내고 있다. 한국도 이미 서울대공원이 돌고래들을 방류하고 쇼장을 폐쇄한 바 있으며, 사기업인 롯데나 호반 퍼시픽 랜드도 사육하고 있는 고래들을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공공기관인 울산 남구는 이런 시대적 흐름에 반하고 있으며, 여전히 4마리 돌고래들의 방류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울산 남구가 더 이상 돌고래들을 학대하지 말고 바다쉼터를 만들어 방류하거나 아니면 완전히 야생으로 방류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1인 행동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Q. 핫핑크돌핀스는 1인 행동 외에 또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서울과 울산을 비롯해 여수와 제주 그리고 거제에 있는 시설에서 아직도 22마리의 돌고래와 흰고래가 전시와 공연에 동원되고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수족관에 갇혀 있는 고래류 방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바다로 돌아온 돌고래들이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양생태계 보전활동을 하고 있다. 고래들이 살아가는 바다는 해양오염과 난개발 그리고 온갖 해양쓰레기로 인해 점점 망가지고 있다. 바다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더욱 악화되는 환경에서 많은 이들이 고통받을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중요한 일은 바다의 고래류를 보전하는 것이며, 이것이 핫핑크돌핀스가 하는 일이다.

 

▲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매표소 앞에서 1인 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핫핑크돌핀스 황현진 공동대표. ⓒ정승현 기자

 

Q. 생태체험관에 돌고래가 없으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나 시민들이 줄어들 거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생태체험관은 살아있는 돌고래들을 가둬놓고 쇼를 시키고 있는데, 이것은 교육적이지 않다. 미래지향적이지도 않고, 수조에서 돌고래들이 계속 죽어갈 것이라는 점에서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울산의 고래관광은 돌고래 쇼를 보고 고래고기를 먹는 식의 과거지향적이고 왜곡된 방향으로 흘러왔다. 기후위기 시대에 맞게 울산의 고래관광도 변해야 한다. 이제는 다양한 4D 기술이나 증강현실을 활용한 가상수족관이나 로봇돌고래를 활용한 프로그램도 가능해졌다. 살아있는 고래를 전시하지 않고도 무궁무진한 고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공룡의 경우 살아있는 공룡은 전 세계에 한 마리도 없지만, 다양한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생태체험관 시설은 해수 다이빙 체험시설 등으로 활용하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이다. 동물학대 시설을 찾는 관광객들은 앞으로 계속 줄어들 것이다.

 

Q. 생태체험관 돌고래들은 다 일본에서 수입된 고래들이다. 이들을 다시 고래들의 무덤인 일본 다이지로 보낼 수도 없고, 생태체험관 돌고래들이 무리에 섞일 수 없는 제주도로 보내기도 힘들다. 그렇다면 방법이 바다 쉼터 밖에 없는 것인가.

 

울주군 송정항에 바다쉼터를 만들려는 논의가 진행되다가 중단됐다. 송정항을 비롯해 여러 곳에 수입 돌고래들을 위한 바다쉼터를 조성할 수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2017년부터 정부에 바다쉼터를 조성해달라고 촉구했는데,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고 있다. 더 많은 돌고래들이 수조에서 죽기 전에 하루속히 바다쉼터 조성에 나서야 한다.

 

울산의 돌고래들은 큰돌고래라는 종으로, 일본 다이지에서 포획됐으나 다이지가 고향이 아니다. 일본 다이지는 큰돌고래들이 회유하는 경로 가운데 한 지점에 불과하다. 큰돌고래는 넓은 바다를 회유하며 다니기 때문에 반드시 일본 다이지에 방류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무 곳에나 큰돌고래를 방류해도 된다는 소리는 아니다. 바다에서 돌고래들이 잘 살아가기 위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여러 마리가 함께 방류될 것, 충분히 야생에서 스스로 먹이사냥이 가능할 것, 원래 지내던 곳과 비슷한 환경의 바다에 방류할 것, 충분히 건강할 것 등의 조건이 충족된다면 일본 다이지라는 지점에서 포획된 돌고래들을 한국과 일본 해역의 중간 지점에 방류하는 것도 한 가지 고려 가능한 대안이 될 것이다.

 

Q. 최근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던 돌고래 바다쉼터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매우 화나고 씁쓸하고, 어이가 없다. 해양수산부 내년 예산이 64천억인데, 이중 돌고래 바다쉼터 조성 관련 예산 2억 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0.003%에 불과하다. 해수부가 이 정도 예산도 투입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아예 돌고래 바다쉼터를 추진할 마음이 없다는 걸 고백한 것이다. 해수부뿐 아니라 기획재정부, 국회 모두 얼마나 돌고래 바다쉼터에 무관심한지를 잘 알 수 있었다.

 

중앙정부에서 못하면 지방자치단체에서라도 나서야 하는데, 지금까지 돌고래 바다쉼터 후보지로 거론돼온 울주군 송정항에서조차 바다쉼터 조성이 불가능하게 됐다. 며칠 전 송정항이 어촌뉴딜 300 사업에 선정되면서 그곳이 해양 레저 체험장으로 조성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제 선택지들이 모두 사라지면서 몇 년 안에는 바다쉼터 조성이 불가능하게 됐다. 몇 년 후에는 어차피 돌고래들이 모두 죽을 것이므로 바다쉼터 추진 동력을 많이 잃게 된 것이다. 매우 안타깝고 수족관 돌고래들에게 미안한 상황이다. 바다쉼터를 추진하는 마지막 방법은 어떤 지자체에서든 자신들이 추진하겠다고 나서는 것이고, 그러면 해수부에서도 지원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지자체를 먼저 알아봐야 한다

 

Q. 울산의 경우, 돌고래 방류 말고 고래와 관련된 또 어떤 문제점들이 해결돼야 할까.

 

울산은 훌륭한 고래 콘텐츠를 갖고 있다. 이를 단순히 과거 회귀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고래관광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서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나가지 않으면 울산 고래관광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 핫핑크돌핀스 시민 회원 Bradley. ⓒ정승현 기자

 

지난 일요일에는 한 명이 아닌 세 명이 돌고래 방류 촉구 피켓 활동에 나섰다. 그 중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외국인 핫핑크 돌핀스 시민 회원, 핫핑크 돌핑스 부경 지부장도 있었다. 다음은 그들과의 일문일답.

 

Q. 1인 행동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Bradley : 수족관은 돌고래 집이 아니다. 평소 목욕탕을 좋아하는데, 평생을 목욕탕에서 지내고 싶지는 않다. 고래도 살아있는 생명인데, 그 좁은 곳에서 평생 갇혀있고 싶겠는가! 또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는 사람처럼 고래도 등록증이 있다. 하지만 그곳은 고래가 원래 살았던 곳도 아니고, 앞으로도 살 수 없는 곳이다. 고래는 '야생'동물이다. 이런 생각을 알리고 싶어서 1인 행동에 참여하게 됐고, 핫핑크돌핀스 시민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 지부장 : 우연히 제주 여행을 하는데, 황현진 대표 활동가가 혼자 돌고래 방류를 위한 행동을 하는 것을 봤다. 내 이익이 아닌 고래를 위해서 홀로 분투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처음엔 충격을 받을 정도였다. 그때 사건이 인연이 돼서 핫핑크돌핀스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돌이 방류 과정을 지켜보고 회원이 조금씩 늘어가는 걸 보며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 핫핑크돌핀스 부울경 이민정 지부장. ⓒ정승현 기자


Q. 한 시간 동안 서서 1인 행동하는 게 힘들지는 않나.

 

Bradley : 전혀 힘들지 않다. 고작 한 시간인데 뭘. 오늘 추울까봐 장갑까지 끼고 나왔는데, 날씨가 따뜻하고 하늘도 맑다. 시민들에게 돌고래 방류의 필요성을 좀 더 알릴 수 있어서 뿌듯하다.

 

부울경 지부장 : 힘들지 않다. 오히려 어린이들이 피켓 내용에 대해 물어보고 관심가져줄 때 굉장히 뿌듯하고 기쁘다. 또 지금은 사람들이 동물 복지 문제에 관심이 많다보니, 고래 방류 문제에 대해 설득하기도 쉬워졌다. 시민의식은 이렇게 발전하고 있는데, 남구청을 비롯한 지자체는 여전히 의식이 낙후돼 있다. 답답하다.

 

Q. 울산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Bradley : 미국의 볼티모어 수족관에서는 돌고래 쇼를 더 이상 하지 않는다. 거제 씨월드의 경우 고래 새끼를 낳을 수 없게 한다. 울산은 돌고래 쇼도 하고 있고, 고장수라는 돌고래 새끼도 체험관 안에서 낳게 했다. 이건 굉장히 안 좋은 행태다. 장생포는 동물복지라는 세계적인 트렌드를 따라야 하고, 우리는 동물들을 존중해야 한다. 고래생태체험관에서 돌고래 쇼를 지속하는 건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도 좋지 않다. 여기에 생태가 어디 있나? 우리는 돌고래 쇼가 아닌 고래 박물관에서 고래 생태에 대해 충분히 배울 수 있다. 나아가 고래들을 위한 바다 쉼터가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울산 시민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부울경 지부장 : 오늘도 고래생태체험관에 돌고래 쇼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왔더라. 우리가 돌고래 쇼를 보지 않아야 지자체도 시민들이 더 이상 돌고래 쇼를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더 빨리 돌고래 방류를 결정할 수 있다. 지금 돌고래에 대한 최고의 연대는 '불매'라고 생각한다. 많은 시민들이 돌고래 쇼 불매에 동참해주셨으면 좋겠다.

 

돌고래 방류 촉구 1인 행동에 참여하고 싶다면 http://hotpinkdolphins.org/ulsan 링크에 들어가서 신청할 수 있다. 릴레이 1인 행동은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앞에서 매주 토, 일요일 낮 열두시부터 한시까지 진행되고, 핫핑크돌핀스에서 제작한 피켓은 책빵 자크르(울산 남구 대공원입구로 9번길 24-11)에 보관 중이라 그곳에서 빌려도 되고, 개인적으로 피켓을 준비해 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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