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이 만든 2021년 청소년들은

박현정 울산청소년단 교육관 / 기사승인 : 2021-04-07 00: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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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 팬데믹이 공표되고 두 달 정도 사람들은 혼란에 빠지고 갑작스런 생활 패턴 변화로 혼동을 맞는 듯했다. 그런데 인간은 정말 강한 동물이라는 걸 증명하듯 곳곳에서 챌린지 운동이 일고 함께 힘을 합쳐 이겨내려 노력했다. 숨은 인재들이 나와 앞장서기 시작했고, 주도적으로 삶을 가꾸며 노력하는 사람이 리더가 돼 여러 미디어를 통해 집에서 할 수 있는 새 생활 패턴을 만들어 내고 전파했다. 


결국 1년이라는 훈련 기간을 거치면서 사람들은 오히려 새로운 방식에 익숙해졌고 화려한 간판 가득한 길거리 유흥을 즐기기 위해 주말이면 다 내치고 즐기던 문화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물론 취미며 마땅히 즐길 다른 것을 못 찾은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아직도 바깥 유흥을 즐기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자기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공부, 운동, 일, 취미활동 등 스스로를 찾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고들 한다. 


우리 청소년들은 어땠나? 아침 일찍 등교해 수업하고 저녁에 하교하기도 전에 학원을 오가며 밤늦게 들어와 쉬기 바빴던 일상 대신, 집에서 원하는 시간에 온라인 강좌를 알아서 듣고, 남은 시간을 독서도 하고, 관심 있던 일을 다시 시작하기도 했으며 취미생활을 갖게 된 아이들도 많다고 한다. 그로 인해 자신의 성장 모습을 스스로 들여다보는 계기가 돼 적성을 찾기도 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고 한다. 


실제로 코로나가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서 편히 쉴 수 있었던 청소년들이 얼굴 안색이 밝아지면서 살이 통통하게 차오르는가 하면 겉으로 보기에 푸근해질 정도로 미소를 띠는 아이들도 많았다. 


어제 우연히 두 명의 청소년과 이야기를 나눴다. 집에서 수업을 챙겨 듣고 학원 가는 것도 여유가 있었고 바쁘게 살지 않아도 내가 할 수 있는 게 많아서 즐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또다시 코로나가 닥치더라도 자신은 잘 이겨내고 내 할 일을 찾아서 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그들도 처음부터 잘 하진 않았다. 


계획 없이 즐기다가 공부 등 해야 할 것이 연기되면서, 낮 밤이 바뀌게 되기도 했고 스스로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자기관리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 덕에 주도적인 패턴을 갖추고 하나씩 완성할 수 있었고, 주변 선생님과 어른들의 도움으로 힘들 때 작은 응원을 통해 일어서길 반복했다고 한다. 


반면 주도적인 습관을 못 갖춘 아이들은 해야 할 것이 미뤄지는 상황에서 자포자기 내지는 자기 합리화로 나는 공부와 맞지 않다며 다른 길을 택한 친구들도 있다고 한다. 사실 사상 초유의 팬데믹 상황에서 안 힘든 사람이 있을까? 이런 때일수록 서로 의지하고 돕는 게 중요한데, 가정에서조차 역할 분담이 되지 않아 엄마 혼자 모든 걸 알아서 챙기던 곳에선 각자 두세 배로 늘어난 자기관리 조건 때문에 이를 모두 떠안은 엄마의 과중한 스트레스로 갑자기 모든 걸 중단한 경우도 많았다. 그중 하나가 주입식으로 강요에 의해 공부해 온 아이들의 학업 중단이다. 초, 중등 기본 교과 과정을 통해 고등 전문교과 과정을 준비해 간다는 것을 계획하지 않은 경우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수업을 이해 못하고, 시험이 연기된다는 것을 잘못 받아들여 공부를 쉬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전문 교과, 고등과정을 가기 위해선 그 중간 소양이 필요한 것인데도 말이다. 


아직도 초,중 기본 교과목을 보고 성적에 목숨 거는 사람들이 많다. 이 두 과정을 통해 관련된 배경지식과 개념을 확장하면서 전문고등교과 과정으로 진입한다는 것을 애초에 계획하지 못한 사람들이 그렇다. 확장된 연계 활동과 탐구가 중요한 시기 한 달에 한 단원도 안 나가는 중학교 수업을 두고 한 달 내내 같은 것만을 해서 좋은 점수를 내려고만 한다. 다행히 고교학점 이수제를 앞두고 포괄적인 이해력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게 곧 드러나겠지만 말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1년이란 기간 동안 주변 선입견 없이 집중할 수 있던 시간이 많았고 실제로는 코로나 이전의 1년보다 학업 능력이 더 좋아진 친구들도 많다. 독서나 좋아하는 과목을 선행해 본 친구들도 많고, 부족한 학교 수업을 보충하기 위해 미디어를 뒤적이다 좋은 강의를 접하고 공부 재미를 찾은 아이들도 많다. 작년 한해 청소년들로부터 공부 관련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 진로 상담부터 부족한 과목에 대한 고충을 같이 공부해서 조금씩 더 채워갈 수 있었고, 함께 하는 것이 많아지면서 정도 더 많이 들고 알게 모르게 우리 인간은 이미 2020년 같은 상황이 다시 돌아오더라도 이겨낼 무기를 다 갖춘 것 같다. 팬데믹에 대해 익숙해지고 해결 방법을 알게 된 소중한 한해였다.

 

박현정 울산청소년기자단 교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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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울산청소년단 교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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