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숲 - 흘러간 미래 1984년

백성현 인문학협동조합 망원경 인문강사 / 기사승인 : 2021-04-07 00: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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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1984년> 함께 읽기
▲ 대담: 루나(최미선)와 백성현

 

조지 오웰과 <984>

루나: 윈스턴이 전체주의를 폭로한다고 합니다. 같이 한번 들어 보실까요?


루나: 오늘 백성현 씨와 함께 읽어볼 책은…


성현: 지난번 책 <멋진 신세계>에 이어 오늘은 조지 오웰의 <1984>입니다.


루나: <멋진 신세계>와 <1984> 하면 대표적인 디스토피아 소설이잖아요. 두 책을 엮어서 책을 쓰셨죠. 책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성현: 제목은 <길들여진 미래>입니다. 두 소설을 같은 주제로 풀어 쓴 서평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84>는 저에게 깊은 통찰을 안겨 주는 작품이기 했습니다.


루나: 두 책을 많이 비교하잖아요. 두 소설의 차이라고 하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성현: 우선 <멋진 신세계>와 <1984>는 공통적으로 전체주의 국가를 그리고 있잖아요. 하지만 두 소설의 차이는 문명인을 다루는 방식, 즉 그들을 길들이는 방식이 <멋진 신세계>에서는 욕망과 쾌락을 사용했다고 한다면 <1984>에서는 폭력과 억압을 사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루나: 그런 부분은 작가의 삶과도 관련이 있다고 보입니다. 올더스 헉슬리의 삶과 조지 오웰의 삶은 대비가 되죠.


성현: 조지 오웰의 삶은 전체주의와 밀접한 관련이 있죠. 그가 다녔던 학교에서, 식민 경찰이었던 버마에서, 반군 생활을 했던 스페인에서, 그리고 이후 빈민 생활을 하던 런던과 프랑스에서 폭력과 억압이 공존하는 전체주의를 직접 경험한 바가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수많은 에세이와 소설을 썼습니다. 그의 주요 글쓰기 형식을 일반적으로 ‘르포르타주’라고 하죠. 직접 체험에서 나온 글이 많죠.


루나: 매우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매우 불편합니다. 그렇죠? 성현 씨의 말대로 삶이 바탕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성현: 저도 처음엔 <1984>를 읽는 동안 애를 먹었습니다. 우울하잖아요.


루나: 후반부에 이를수록 저 역시도 굉장히 힘들어지더라구요. 그러면 반대로 헉슬리의 삶은 어땠나요?
성현: 헉슬리는 조지 오웰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았죠. 물론 그들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였지만 말입니다. 헉슬리는 귀족적인 집안 분위기와 교육자 부모의 아들로 자랐죠. 비교적 자유분방한 삶을 살았습니다. 반면에 조지 오웰은, 집안이 가난했고 늘 약자의 편에 서 있던 적이 많았죠. 그리고 앞서 말한 대로 전체주의적인 경험이 많았습니다.


루나: 조지 오웰에 대해서 좀 더 소개시켜 주시죠?


성현: 조지 오웰은 조국인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가 보기에 아들 오웰이 명석한 머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영국으로 유학을 보냅니다. 명문 학교였던 이튼 스쿨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때 올더스 헉슬리가 교사로 있었고, 조지 오웰은 극적으로 그와 스승과 제자로 만나게 됩니다. 그의 작품인 <1984>를 읽어 보면 올더스 헉슬리의 사상적인 영향이 없진 않았다 생각이 듭니다. 그들의 소설은 자마찐의 <우리들>과 더불어 세계 3대 디스토피아 소설로 손꼽고 있잖아요.


루나: 그러면 그의 작품 소설 <1984>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성현: 책 분량만 보자면 읽기가 수월했던 책은 아닙니다. 독자들 중에 조지 오웰의 다른 소설 <동물농장>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듯합니다. <1984>와 더불어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죠. 그런데 그의 이 두 소설은 실제 안 읽었지만 읽었던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1984>에서 ‘빅브라더’라는 개념이 현재 널리 사용하고 있잖아요. 가끔 ‘감시, 감찰 혹은 통제’를 이야기할 때, 매번 뉴스나 기사에서 언급되는 단어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익숙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루나: 그렇습니다. CCTV와 빅브라더가 거의 같은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죠. 그럼 이어서 <1984>를 간단하게 요약해 주세요.

<1984> 줄거리 3분 요약

성현: 세계는 세 개의 국가, 오세아니아, 유라시아, 이스트 아시아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들 세 국가 사이에 서로 냉전과 열전이 반복되다가도 때론 동맹 관계로도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오세아니아의 ‘런던’입니다. 특히 오세아니아는 소위 ‘영사’, ‘영국사회주의’라고 하는 혁명을 주도했던 당이 독재 집권하고 있는 전체주의 국가입니다.


런던에는 피라미드를 연상케 하는 네 개의 정부 청사가 있습니다. 진리성, 평화성, 사랑성, 풍부성이 그것입니다. 영국 사회주의의 슬로건은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모순이 가득한 세계입니다.


시내 곳곳 여기저기에 똑같은 포스터가 붙여져 있습니다. 거기엔 노려보는 듯한 얼굴의 초상이 그려져 있죠. 그 포스터 하단에는 ‘빅브라더는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당원과 국민을 감시하기 위해 텔레스크린이 곳곳에 설치돼 있습니다. 일종의 ‘CCTV’라고 볼 수 있죠. 심지어 집안에도 텔레스크린이 붙어 있어 그들의 일상 모두를 감시합니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거리엔 당의 비밀 요원들이 배치되는데 누가 그들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사상경찰’로도 불리죠. 의심이 가는 행동은 늘 요주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족으로부터 고발당할 수도 있습니다. 잠시라도 이 감시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사각지대란 없어 보입니다.


윈스턴은 중간 계급으로 당의 공무원에 속하죠. 그는 진리성에서 과거의 기록물을 수정하는 업무를 맡았습니다. 말 그대로 역사를 조작하는 일이죠. 이 거짓 행위에 환멸을 느껴서였을까요. 당이 금지하는 어긋난 행동을 하게 되죠.


윈스턴은 일기장을 구입해서 일기를 씁니다. 그의 글은 정부를 향한 저항의 성격을 띠죠. 발각되기라도 하면 당으로부터 연행돼 사상 고문을 받아야 합니다.


어느 날 윈스턴은 직장 내 다른 부서 여성 동료, 줄리아로부터 사랑 고백을 받게 되죠. 당국은 연애를 금지합니다. 하지만 윈스턴은 오랜만에 찾아온 늦은 사랑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들은 정부에 대한 반감, 즉 반혁명에 크게 공감하기도 하죠. 사내에 있는 반혁명 세력과 접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함정이었는지 몰랐습니다.


그들의 사랑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결국 사상 경찰에게 잡히고 말았습니다. 믿었던 자가 비밀 요원이었던 것이죠. 그들 둘은 사랑성으로 끌려가게 되죠. 사랑성은 고문과 강제적 교화가 자행되는 곳입니다. 윈스턴은 갖은 고문과 교화로 인해 다시 당에 충성할 것을 다짐했지만 줄리아를 향한 사랑만은 지켜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마저도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줄리아도 역시 고문을 당했습니다.


그들은 석방되고 다시 당원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당으로부터 새로운 일을 부여받고 다시 일상을 되찾은 듯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연히 서로 마주쳤지만 아무런 감정을 느낄 수 없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 후 그들은 반혁명을 꿈꿨던 자들의 말로처럼 당의 암살자에 의해서 죽음을 맞이하고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전체주의를 생각하다

루나: <1984>의 배경이 되는 가상의 국가 오세아니아는 ‘전체주의 국가’라 할 수 있어요. 과거 이탈리아의 파시즘과 독일의 나치즘에 이르기까지 대표적인 전체주의 형태라 할 수 있는데, 특별히 전체주의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성현: 개인은 철저하게 전체를 위해서 존재한다는 개념이 바로 전체주의라고 할 수 있죠. 앞서 말씀하신 과거 파시즘, 나치즘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전체주의의 양상은 <1984>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개인을 감시하고, 통제하고, 탄압하는 폭력성을 보여주고 있잖아요.


저는 전체주의는 과거의 역사로만 끝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역사가 그렇듯이 국가적인 혼란기를 틈타 전체주의는 우리의 정신과 사상을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는 남북이 분단된 국가적인 상황이라 위정자들은 이 상황을 이용해서 우리들에게 전체주의적인 선택을 강요할 수도 있는 일이죠. 그리고 우리가 소속된 학교나 직장에서 특정한 이념이 개인보다 우선 될 때 전체주의 사상은 얼마든지 조직이나 사회 속에 스며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늘 경계해야 하는 이유죠.


루나: 나치가 발현했던 상황이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경제적으로 무너져 가는 독일을 나치가 나타나서 해결해 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주기도 했었죠. 비슷한 상황이 오면 우리는 두 눈을 뜨고 감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죠. <1984>에서 주인공 윈스턴이 철저하게 감시를 당하고 있어요. 이렇듯 전체주의가 개인을 감시하고, 통제하려는 의도가 궁금합니다.


성현: 생각이 다양하면 하나로 모으기 어렵잖아요. 전체주의란 생각이 하나 된 상태, 생각이 지배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개인을 감시하고, 통제하려는 의도는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요? 여기선 ‘다른 생각’이란 정부와 반대되는 생각이 되겠죠.


루나: 다양한 생각을 못하게 한다는 뜻이잖아요. 다양한 생각을 못하게 하는 방편으로 언어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언어를 단순화시키죠. 예를 들면 ‘좋다’는 말은 ‘good’이지만 그것의 반대말이 ‘bad’가 아니고 ‘ungood’이라고 말하죠. 다양한 형용사를 제거함으로써 다양한 사고를 하지 못하도록 단순화시키고 있죠.


성현: 윈스턴이 사는 사회에서 ‘구어’와 ‘신어’라는 말이 나오죠. 구어는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언어라고 한다면, 신어는 선생님이 언급한 것과 같이 단순화된 언어를 말합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구어는 다양한 표현을 구사할 수 있기에 문학의 언어로 쓰이고, 그 언어를 통해서 비판적인 사고가 가능한 것이죠. 반면 신어는 단순화됐기에 우리의 삶을 단순화시킵니다.

루나: 한국인의 역동성을 이야기할 때 형용사의 다양한 표현에 있다고 말할 수 있잖아요. 언어의 다양성은 사고의 다양성, 활동의 다양성을 가져올 수 있는데 그 점을 조지 오웰이 잘 지적한 것 같습니다.


루나: <1984>는 모순으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정부 청사로 네 개의 성이 나오죠. 진리성, 평화성, 사랑성, 풍부성. 이름과는 달리 그곳에서는 전혀 다른 일들이 벌어지잖아요. 윈스턴이 근무하는 진리성에서 하는 일이라는 게 결국 거짓말을 생산하는 곳이라 할 수 있죠. 당국의 슬로건 역시 모순입니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등. 이런 불편한 현실을 어떻게 보셨나요?


성현: <1984>는 모순투성이의 세상이죠. 그리고 이름뿐인 세상이기도 하구요. 네 개의 성인 진리성, 평화성, 사랑성, 풍부성, 그 이름만 보자면 아름다운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사실과 다르죠.


루나: 그렇습니다. 바로 이중 사고의 예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죠. 


성현: 저는 우리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조지 오웰은 우리와 동떨어진 시대를 살았지만, 모순으로 가득한 세상과 미래를 내다본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윈스턴이 근무했던 진리성만 보더라도 ‘사실과 진실을 다루어야 하는 곳’일 텐데, 거짓말을 만들어내는 곳이잖아요. 거짓은 또 다른 거짓을 낳는다고 하죠. 거짓을 덮기 위해 거짓을 이용합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도 역시 모두가 ‘잘될 거야’, ‘부자 되세요’, ‘행복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잘 살게 해드리겠습니다’, 특히 선거철이면 다들 그렇게 외치잖아요. 하지만 그런 현실은 오지 않습니다. 아마 우리는 서로 희망 고문을 하며 사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불편한 현실이죠. 그리고 당의 슬로건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저는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평화롭게 보이는 우리의 일상이 곧 전쟁이 아닐까 하구요.


루나: 잦은 다툼과 고뇌, 끊임없는 분쟁이 일어나는 곳이잖아요.


성현: 그렇다고 보면 평화도 전쟁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루나: 반대로 전쟁이 평화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우리나라가 북한과 대치 중이라는 점은 좋은 예라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치안이 더 강화되는 이유기도 합니다.


성현: 그리고 ‘자유는 예속’, 우리는 어디에 소속되어 있어야 안정이 되잖아요. 특히 직장이나 교회, 그리고 망원경 같은 곳에서 함께 할 때 소속감이 생기듯이 말이죠. 그렇지 않나요? 그리고 ‘무지는 힘’, 역시 모르는 게 편한 세상입니다.


백성현 인문학협동조합 망원경 인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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