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어린이집 아동학대 가해자 대부분 집행유예

김선유 기자 / 기사승인 : 2021-06-21 14:4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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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보육교사 징역 2년, 아동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
D보육교사 집행유예 2년, 원장은 벌금 3000만 원 선고
피해아동 학부모들 “터무니없는 형량, 반드시 항소할 것”
▲ 동구 가 어린이집 비상대책위원회(아동학대 피해 학부모 모임)는 18일 오전 울산법원에서 아동학대 가해자들에 대한 1심 선고 후 울산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구형에 비해 낮은 형량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의지를 밝혔다. ⓒ김선유 기자

[울산저널]김선유 기자= 지난해 동구 가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 18일 오전 9시 50분 울산법원에서 1심 선고가 진행됐다. 이번 1심 선고에서는 공소사실 모두가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지난해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체중을 실어 A군의 허벅지를 여러 차례 밟거나 A군을 짐짝처럼 들어 던져 책상에 머리를 박게 함, 5~6차례 숟가락을 억지로 입에 쑤셔 넣는 등의 아동학대로 재판에 넘겨진 B보육교사(원장 딸)에게 징역 2년,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 관련 기관에 10년간 취업제한 등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D보육교사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60시간 사회봉사 및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 아동 관련 기관에 3년간 취업제한 등을 선고했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에게는 벌금 3000만 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B보육교사에 대해 “피고인이 신고의무자이고 아동들을 보육할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고 오랜 기간 동안 여러 아동에게 학대행위를 한 점, 학대행위의 정도가 심하고 횟수가 매우 많은 점, 저항할 수 없는 어린 아동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특히 A군에 대해서 지속적이고 상시적으로 악의적인 학대를 가해 A군이 신체적 상해를 입고 정서적인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또한 “B보육교사, D보육교사, 원장 등 세 명이 초범인 점,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D보육교사에 대해서는 일부 피해아동의 부모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 21일 결심공판에서 B보육교사에게 징역 7년, D보육교사에게 징역 3년, 원장에게 벌금 5000만 원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1심 선고 후 동구 가 어린이집 비상대책위원회(아동학대 피해 학부모 모임)는 울산법원 입구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구형에 비해 형량이 터무니없이 작게 나온 것에 대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이 땅에서 제일 약한 존재가 아동인데, 이런 아동들을 지키기 위해서 영유아보육법을 만들었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1심 선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고, 가해자들이 저지른 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항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학부모는 “양형 이유로 초범인 점이 반영돼 있는데, 이 기준이라면 학대를 저지르고 재판을 받는 가해자들은 감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얼마나 많은 아이가 희생돼야 양형 기준이 바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동 관련 기관에서의 아동학대 행위에 대해서는 ‘초범’이라는 이유로 감형되는 일은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학부모는 “왜 사법부가 정서적인 학대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대응하는지 의문”이라며 “아이들이 당한 정서적 학대로 인해 생긴 트라우마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만큼 크다”고 말했다. 

 

한편 F군에게 정서적 학대를 가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G보육교사(원장 조카)에 대해서는 가정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북구 바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 학부모 항소

지난해 6월부터 다수의 아동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북구 바 어린이집 보육교사 2명과 원장에 대한 1심 선고가 지난 6월 10일 열렸다. 이날 재판부는 S보육교사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T보육교사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원장에게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 

 

해당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 학부모는 “감형보다 아프게 했던 것은 판사의 판결문이었다”며 “형량이 납득하지 못할 수준이라서 6월 14일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 울산지역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가족 20여 명은 6월 16일 낮 12시 울산검찰청 앞에서 아동학대 사건 양형기준 강화를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울산지역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가족 제공.

울산지역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 가족, 양형 기준 강화 촉구

울산지역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 가족 20여 명은 16일 낮 12시 울산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 10일 북구 바 어린이집 아동학대 가해자들에게 내려진 1심 선고에 대해 “검찰이 앞서 구형한 징역 5년, 3년, 벌금 3000만 원과도 괴리가 클 뿐만 아니라 피해 가족 및 모든 학부모가 납득하거나 받아들이기 힘든 형량”이라고 항의했다. 

 

법원은 법원조직법을 통해 형을 정할 때 국민의 건전한 상식을 반영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양형을 실현하기 위해 ‘양형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피해가족들은 “양형위원회는 현재 살인, 성범죄, 사기 등 41개 주요 범죄의 양형 기준을 만들어 시행 중이지만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기준은 미미하고 기준의 정도 또한 국민의 상식에 턱없이 부족하고 피해 범위와 정도를 비교해도 많이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학대 사건의 발생건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지난 2020년 3월과 올해 3월에 걸쳐 아동학대범죄 특례법의 개정이 이뤄졌듯 더 이상 아동학대 범죄는 기존의 낡은 기준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동구 가 어린이집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울산지역에서 일어난 모든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의 가해자들은 피해자인 학부모들에게는 진실된 사과 한마디 없이 오직 감형을 목적으로 재판부에 악어의 눈물을 보이며 가짜 반성문을 제출하고 있다”면서 “피해자와 재판부를 기만하고 반성 없는 모습을 보이는 가해자들에게는 감형이 아닌 가중처벌로 엄히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음지에서 아동학대를 범하고 있는 파렴치한 자들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아동학대 범죄는 성범죄의 양형 기준에 준하는 잣대로 엄히 다스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피해 가족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 땅에서 아동학대 범죄가 사라지길 바란다”며 사법부가 양형 기준을 강화해 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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