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창작 이야기

추동엽 (사)울산민예총 음악위원장 / 기사승인 : 2021-04-06 00: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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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

겨우내 잘 놀았다. 물론 작년 코로나19로 한 해 동안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과 공연이 제대로 진행되지는 못했다. 물론 집에서 코로나로 학교 가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돌밥돌밥도 열심히 수행했다. 평소에는 잘 파악되지 않았던 살림살이들과 먹거리, 아이들 이동 동선 등이 대부분 파악됐다. 코로나 덕택에 내 일상의 새로운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내 삶의 큰 의미를 차지하는 노래 창작을 쉬지 않았다. 물론 창작이라 함은 두 발 딛고 있는 그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진정하게 살아있는 노랫말과 노랫가락이 나온다는 내 철칙과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노동자들과 함께 노래할 땐 늘 투쟁의 현장에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노랫말로 노랫가락으로 많은 곡을 담았다.


임길택 선생님의 시집을 여러 권 책방에서 사서 열심히 읽었다. 그리고 백창우 선생님처럼 시집에서 열심히 노래를 캤다. 2개의 소중한 시에 음악이라는 새로운 숨을 불어 넣어 보았다(또 다른 하나는 가락을 붙일까 고민 중이다). 물론 원시도 너무 좋다. 오히려 가락을 붙이는 것이 필요 없을 정도로 좋은 시다.


그중 하나가 “별이 될 때가 있단다”다. 시를 읽을 때마다 맘이 참 착해진다. 안 그래도 착한 시에 착한 가락까지 입히면 “완전 무장 해제”될 것 같은 맘이 불뚝 불뚝 솟았다.


노래 만들 때 그림이 그려지는 시나 글이 참 좋다. 그려지는 문장 하나하나에 마치 딱 맞는 가락이 내 마음 깊숙한 곳에서 슬그머니 기어 나오는 거 같다. 그렇게 기어 나오는 가락에 생명을 불어넣는 관건은 내 집요함이다. 좋은 가락이 온전히 완성될 때까지 온통 내 몸의 일부로 만드는 것이다. 나의 일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48년 한 해 한 해 염색체에 새롭게 쌓아온 미적 감수성을 총동원해서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씹는다. 밥을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것처럼 시를 손에 쥐고 끊임없이 되뇐다. 소리에 깊게 새긴다. 어찌 보면 내 귀에 마취시켜 나가는 과정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 문장에 이 가락이 최고야. 더 이상 다른 최상의 가락은 없어’하고 주문을 걸어 나가는 과정일 수 도 있겠다 싶다.


곡 만들기 가장 좋은 최상의 장소는 내 말초신경이 무장해제되는 바로 화장실이다. 내가 만든 150여 곡의 60%가 화장실에서 만든 곡들이니 내 창작 공간은 화장실이다. 집중과 집요가 뒤섞이고 해소가 함께 버무려지니 가락도 좋은 것들이 마구마구 쏟아진다. “별이 될 때가 있단다” 첫 테마와 가락의 전개, 후렴 부분들이 화장실에서 만들어졌다. 


최근 코로나 덕택에 두 번째 노래로 만들어진 것은 “나 혼자 자라겠어요”다. 세상은 규범, 관습, 도덕, 법 등의 이름으로 끊임없이 우리를 어떤 형태로 길들인다. 또 그렇게 길들여 왔다. 평소에 자신을 짚어보고 되돌아 보고하는 성찰이 없이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내가 원하는 인간이 아닌, 세상이 원하는 인간으로 돼버린다. 내 삶이 행복으로 가득 채워지지 않고 허망하고 쓸쓸한 이유는 임길택 선생님의 시처럼 길들여진 인간이라 그런 것일 게다. 다람쥐처럼, 하늘의 새처럼 내 삶의 주인이 된 사람은 당당하고 아름다운 아우라가 풍긴다. 또 주변 사람들에게 그 기가 전해진다. 


이 시는 락풍으로 힘있게 만들고 싶었다. 당당한 멋있는 아우라가 풍기는 돌 위에 도토리 들고 딱! 가슴 펴고 서있는 다람쥐처럼 말이다. 글로 전할 수가 없으니 이 2개의 시를 노래로 만든 것은 조만간 너튜브에 녹음해서 올리도록 하겠다. 기대하시라!


추동엽 울산민예총 음악위원장,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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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동엽 (사)울산민예총 음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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