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느티나무처럼 포근한 쉼터를” 병영초 느티나무사랑방

김선유 기자 / 기사승인 : 2020-07-29 14: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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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교육공동체 탐방

▲ 권상연 느티나무사랑방 대표 ⓒ김선유 기자

[울산저널]김선유 기자= 느티나무사랑방은 병영초등학교 학부모들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병영초등학교 들머리에 있는 느티나무사랑방은 2019년부터 병영초등학교 사택을 리모델링해 문을 열었다. 권상연 대표는 올해 에세이 문학 <살살이 꽃>으로 등단하고 수필집 <이소 뻐꾸기는 홀로 뻐꾹한다>를 출간했다. 작년 교육청의 학부모나눔지기 교육을 통해 하부르타 독서지도 자격증을 취득하고 느티나무사랑방에서 독서지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권 대표는 “병영초등학교의 상징인 느티나무처럼 느티나무사랑방도 작은 공간이지만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크게 자랄 수 있는 상징적인 쉼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느티나무사랑방은 매주 금요일 ‘실험으로 풀어보는 궁금증’ 자연과학 실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7월 24일 현미경을 통해 양파 세포 보기 실험.  ⓒ김선유 기자


Q1. 느티나무사랑방은 어떻게 설립됐나?
첫 활동은 병영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에서 시작됐다. 병영초등학교 슬로건인 ‘아이살림’에 도움이 되려고 만든 모임이었다. 학부모 모임이 하는 활동은 급식모니터링, 도서관 사서, 녹색 어머니 등이다. 원래 느티나무사랑방은 병영초등학교 사택이었다. 2019년 4월부터 병영초등학교 아이들을 위해서 교육청의 공모사업에 지원해 당시에는 서로나눔공동체 예비학교로 들어갔다. 학교 측에서 사택이었던 부지가 비어있으니 의미 있게 활용해보자는 얘기가 나왔고 2019년 6월 26일 느티나무사랑방 개소 후 마을방과후 학교로 활동했다. 2020년부터 교육청의 마을교육공동체 공모를 통해 마을돌봄사랑방으로 확대 운영하게 됐다.

Q2. 느티나무사랑방의 대표를 맡게 된 계기는?
지금 조카 둘을 키우고 있다. 아이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학교 운영위원을 지원했지만 학부모가 아니라는 이유로 탈락했다. 친부모가 아니라는 이유로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교육청의 주민예산위원을 지원했고 다행히 선발돼 2년 동안 활동할 수 있었다. 이 활동을 통해 지금 네트워크의 방향을 알게 됐고 병영초등학교 도서관 사서로 들어갈 수 있었다. 돌봄 사각지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으로서 도움이 되려고 대표를 맡게 됐다.

Q3. 느티나무의 의미는?
병영초등학교는 114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학교다. 울산병영 3.1 만세운동이 본교 운동장에서 시작됐다. 큰 느티나무가 운동장 중앙 끝에 자리를 잡고는 아이들을 넉넉하게 품어준다. 느티나무는 병영초등학교의 상징이기도 하고 각종 행사 때도 중심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병영초등학교의 캐릭터도 느티나무를 형상화한 ‘느티와 누리’이며, 교목 역시 느티나무다. 이 느티나무는 행복, 화합, 평화, 번영, 성장 등을 상징하며 줄기처럼 강인한 의지를 갖고 가지와 잎처럼 사회에 조화롭게 어울리며 예의 바르게 자라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리 사랑방 역시 병영초의 느티나무와 같은 공간이 됐으면 했다. 또 다른 의미로는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에게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쉼터와 그늘이 되고 싶었다.

Q4. 느티나무사랑방의 목표는?
병영초등학교 학생이면 누구나 언제든지 찾아오고 쉬어 갈 수 있는 안전한 돌봄을 실현하는 것이다. 마을돌봄학교의 운영 취지 역시 아이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병영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사택을 내주고 사랑방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준 취지도 아이들에게 쉼터를 제공해주자는 것이었다. 또한 서로나눔공동체부터 이어오고 있는 목표가 ‘아이중심! 나눔과 성장의 느티나무 행복 병영교육 실현’이다. 우리는 이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다양한 놀이와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아이들을 위해 쉼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운영하면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느티나무사랑방을 찾는 아이들의 시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느티나무사랑방에 왔을 때 무엇이든 얻어 갔으면 한다. 학부모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랑방이 되는 것이 일차적 목표지만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아이들의 자기계발에도 도움이 되는 사랑방이 됐으면 한다. 아이들이 누군가의 이끌림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어울리면서 유대관계를 쌓고 책도 가까이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Q5. 느티나무사랑방은 어떤 형태로 운영되고 있나?
운영진은 대표 1명, 실무팀 3명을 포함한 마을강사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실무팀은 마을강사가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수업 전에 아이들의 건강체크, 감염여부 확인, 출석체크 등을 하고 있다. 현재 마을교육공동체 느티나무사랑방을 이용하는 아이는 1~2학년 10명 3~4학년 10명으로 총 20명이다. 다양한 아이들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두 달마다 새로운 아이들을 선정하고 있다. 앞으로 이용 대상을 3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원래는 인원을 제한하지 않고, 누구나 찾아와서 함께 어울릴 수 있게 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부득이하게 인원을 제한하게 됐다. 대부분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이고, 서류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실제로는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생각보다 실제 조손가정(서류상 문제로 학교돌봄에서 제외된 가정), 맞벌이 가정, 다자녀 가정 등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이 많다. 예를 들면 등본상 부모가 다 있지만 따로 지낸다거나,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 양쪽 모두가 양육을 거부해 조부모나 친척집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다. 느티나무사랑방은 이런 돌봄 사각지대의 아이들을 찾아내 마음을 다해 도와주려고 한다. 느티나무사랑방의 마을교사들은 교육청 학부모나눔지기 교육을 통해 지속적으로 학습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들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교사들도 같이 성장하고 있다.

Q6.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가?
요일별로는 월요일 독서지도와 놀이수업, 화요일 손으로 만들기, 수요일 종이접기, 목요일 오카리나 연주, 금요일 과학실험 등으로 진행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설명하면 월요일 독서지도시간에는 그림책으로 하부르타 방식의 독서토론을 하고 있고 아이들이 책을 읽고 생각한 후 문제해결까지 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스스로 앉아서 독서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동시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놀이수업시간에는 여러 가지 놀이활동을 통해 배려를 배우고 신체능력을 기르고 있다. 화요일 ‘손으로 꼼지락꼼지락’ 만들기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공예수업과 요리수업을 통해 환경과 지구의 이야기를 나누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요일 ‘종이랑 나랑’ 종이접기 수업은 주제에 따라 만들기를 하며 접기활동을 통해 응용력과 창의력을 기르고 있다. 목요일 오카리나 연주는 동요 등을 연주하며 악기연주를 통해 협력과 동행을 배우고 정서적 안정과 성취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금요일 ‘실험으로 풀어보는 궁금증’ 자연과학 실험은 주위 자연과 일상에서 생긴 궁금증을 실험을 통해 풀고 있다. 학교와 집에서 할 수 없는 실험을 실행하면서 호기심과 흥미를 이끌어내고 있다. 느티나무사랑방의 마을교사들이 모두 학부모들이기 때문에 방학 때는 자녀들에게 할애해야 할 시간이 커져서 마을교사가 없을 때는 외부에서 강사를 초빙해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Q7. 운영하면서 힘든 점은?
학부모마다 생각하는 방향과 시각이 달라 이를 조율하기가 힘들다. 틀린 생각은 아니지만 맞지 않는 마음을 맞춰가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다행히 수업에 있어서는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있다. 프로그램 진행에 있어서 마을교사들은 의무감과 책임감이 뒤따르지만 누구든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방적인 희생은 큰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사들 중 집에 갑자기 어떤 일이 생겼을 때 긴급하게 대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나 지금까지는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며 잘 버텨내고 있다.

Q8. 느티나무사랑방에 오면 좋은 점은?
운영진 모두가 학부모들이기 때문에 병영초등학교 학생들을 향한 관심도도 높고 애정도 크다. 교육프로그램 제공에 앞서 강사들 모두가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자율성을 위해 무엇을 해주지 말아야 하는지 (경계선을)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느티나무사랑방 운영진 모두가 아이들의 부모가 되자는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다. 우리가 마을강사지만 느티나무사랑방을 찾는 아이들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다. 병영초등학교에는 ‘다모임’이라는 학부모 모임이 있다. 우리는 ‘다모임’ 활동으로 학부모들과 학교 교사들이 함께하는 많은 소통을 통해 아이들의 상황을 공유하고 이해해 문제해결에 도움을 받고 있다.

Q9. 주변의 반응은?
두 달에 한 번씩 재심사를 통해 다양한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한다. 이번 느티나무사랑방 모집 정원이 20명인데 50여 명이 지원했다. 지원자 수를 보면 알 수 있듯 반응이 뜨거웠다. 느티나무사랑방에 보내고 싶어 하는 학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다. 병영초등학교 교장 또한 학교와 연계해 서로 소통하는 마을사랑방의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우리도 학교와의 문턱과 벽을 허물어 함께 소통하고 고민하는 마을사랑방이 되고자 노력한다. 이를 위해 한 달에 한 번 정도 ‘사랑방협의회’라는 간담회를 실시하고 있다. 이 간담회에는 병영초등학교 교장을 비롯한 학교 교사들과 느티나무사랑방의 마을교사들이 모여 안건에 대해 얘기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함께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이렇게 학교 안에는 ‘다모임’이라는 활동, 학교 밖에서는 ‘사랑방협의회’를 통해 병영초등학교와 느티나무사랑방의 긴밀함을 유지하고 있다. 마을교사들은 힘들지만 나름대로 보람을 느끼고 있다.

Q10.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느티나무사랑방을 더 많은 아이들이 이용했으면 좋겠다. 느티나무사랑방이 학부모와 아이들 모두가 서로가 만족하고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 같은 역할을 하며 발전하길 바란다. 마을교사들도 힘들지만 무언가를 꼭 이루고자 하는 생각보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활동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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