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으로 스트레스 받지 않는 통일된 한반도를 꿈꾸며

정진우 전교조울산지부 통일위원장 / 기사승인 : 2021-04-05 00: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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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필자는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해마다 학교 전체의 업무분장을 하면서 몇 학년의 어떤 과목을 지도할지를 수학 선생님들과 논의해 정한다. 올해는 1학년 “수학”, 2학년 “수학Ⅰ”을 각각 두 학급씩 지도한다. 지금은 1,2학년이 격주로 등교하기 때문에 필자는 매주 한 학년은 원격수업을 하면서 다른 한 학년은 교실에서 학생들과 마주해 수업을 진행한다. 


누구나 어떤 과목에 흥미가 있으면 어떤 과목은 그에 비해 흥미가 떨어지는 법이다. 필자야 중·고등학교 때 다른 과목보다 수학에 흥미가 있었으니 진로·적성을 잘 찾아 결국 수학교사를 하고 있지만 수학교사로 근무하면서 마주하는 학생들은 대체로 수학에 흥미가 있다기보다는 대학에 진학할 때 필요하기 때문에 수학을 공부하며 그게 아니라면 대체로 수학 공부를 포기한다. 수학을 재미있게, 이해하기 쉽게, 그러면서도 공부를 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도한다는건 사실상 불가능이다. 어쩌다 수학은 학생들에게 포기하는 걸로 유명한 과목이 됐을까?


우리나라에서 학생들이 수학 공부를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문제 풀이 위주의 수학교육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수학”하면 떠오르는 가장 큰 이미지는 어쨌든 연필이랑 종이 들고 문제를 잘 푸는 장면이다. 수학 선생님이면 칠판에 잔뜩 필기를 하고 지시봉을 들고 필기한 거 가리키면서 “이 문제는 이렇게 푸는 거다”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긴, 필자도 수업 시간에 교실에 들어가면 출석 확인부터 하고 오늘 몇 쪽 할 차례니까 어디 펴라는 식으로 얘기한 다음 차례차례 설명하는 식의 수업이 익숙하다. 그나마 평가 방법을 다양하게 하라는 지침이 있어서 수행평가를 여러 가지로 해야 하기에 그걸 빌미로 학생들에게 발표 활동을 시킨다. 그거 외에 더 다른 다양한 수업 방식에 대한 아이디어가 필자에게도 쉽게 떠오르진 않는다. 뭘 해도 결국 문제 해결은 해야 하는 거니까.


입시 위주의 교육이 수학 교육하면 이런 식의 방법만 익히게 한 건 아닐까? 결국 성적이 높아야 일류대학에, 인기 있는 학과에 진학할 수 있고 그래야만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남을 수 있고 잘 먹고 잘 살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분명 우리나라는 교육제도뿐만 아니라 온갖 모순으로 가득한 사회다. 누구나 안정적인 직장을 가질 권리가 있고 행복한 삶을 살 권리가 있음에도 누군가는 반드시 패배자가 나와야만 하고 그 패배자는 다시는 일어설 기회를 주지 않기에 안정적인 생활을 꿈꾸기 어려운 비정규직이 돼버리는 사회다. 아이를 가진 여성이 당당히 육아 노동을 인정받고 재취업할 권리를 누려야 함에도 그게 쉽지 않은 사회다. 친일 역사를 청산하고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이 당당히 대접을 받아야 함에도 독립운동을 하면 삼대가 망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처럼 오히려 독립운동을 했던 집안이 가세가 기울어 그 명맥을 잇지 못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조선인을 탄압하기 위해 만든 치안유지법이 아직도 국가보안법이라는 이름으로 살아남아 자주평화통일을 바라는 여러 사람이 탄압당하고 있다. 이 땅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들어와 있는 주한미군을 위해 천문학적인 혈세를 퍼부어 주고 이제는 주한미군이 다른 지역에서 실시하는 훈련비용까지 우리가 내줘야 할 판이다. 주한미군에 대주는 비용이면 모르긴 몰라도 대학에서 반값 등록금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다.


통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통일되면 좋고, 아니어도 지금 이대로가 좋은데 굳이 뭐하러 통일할 필요가 있냐고 할 수 있으나 지금 이대로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모순으로 가득한 사회가 계속될 뿐이다. 통일은 우리가 혈세를 퍼부어 북쪽 사람들 먹여 살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가득한 모순을 없애는 과정이 돼야 할 것이다. 대학입시에 얽혀있는 우리 교육과정에도 성적으로 줄 세우기식의 방식에서 벗어나 개성을 살릴 수 있고 다양한 체험을 접할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 과정에 우리 학생들이 수학하면 포기하기 바쁜 과목이 아니라 수학도 즐기면서 학습할 수 있고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갖춰야 하는 교양의 일부라는 인식으로 받아들여 수학으로 스트레스받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정진우 전교조울산지부 통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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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전교조울산지부 통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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