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땅밑 배관 2만 킬로미터 얼기설기

이종호 기자 / 기사승인 : 2020-02-12 14: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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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공단 공사 현장 잦은 배관 사고

지하매설 정보 실시간 확인 불가능

울발연, 혼합현실(MR) 관리 시스템 제안

[울산저널]이종호 기자= 산업공단이 밀집해 있는 울산의 땅밑에는 총 길이 2만km에 이르는 각종 배관과 매설물이 묻혀 있다. 지하 배관의 종류만 8가지로 나뉜다. 전력 배관 5731㎞, 하수 배관 3799㎞, 상수 배관 3023㎞, 가스 배관 2552㎞, 통신 배관 1896㎞, 송유 배관 1741㎞, 화학 배관 722㎞, 스팀 배관 60㎞가 땅속에 매립돼 있다. 파이프가 오래돼 사고 위험도 높다. 지하 배관의 70퍼센트가량이 매설한 지 15년이 지났다. 묻은 지 30년이 넘은 노후관도 74km나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배관 사고도 잦다. 2014년 1월 남구에서 굴착공사 중 배관이 손상돼 프로판 가스 40톤이 누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2월엔 울주군 온산공단 도로에서 자일렌 배관 굴착 작업 도중 파이프가 파손돼 자일렌 3만 리터가 유출됐다. 2015년 한국전력이 지질조사를 위해 굴착 작업을 하던 중 수소 배관에 손상을 입혀 주변 공장에 수소 공급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6년엔 배관 사고로 질소가스 6만㎥가 누출됐고, 2017년엔 노후 배관에서 산화프로필렌이 누출돼 사방에 악취가 진동했다. 2018년 9월 13일엔 스팀 배관이 폭발하는 사고가 터졌다.

 

산업공단 공사 현장에서 배관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까닭은 지하 매설 배관 관리 시스템 정보를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바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지하 매설 배관 정보는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는 사무실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땅밑을 흐르는 각종 화학물질과 가스, 스팀 누출·폭발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공사 현장에서 지하 배관 매설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박재영 울산발전연구원 경제사회연구실 부연구위원은 기본과제 연구보고서 <혼합현실(MR) 기반 지하매설관리 활성화 연구>를 통해서 혼합현실(MR) 기반 지하 배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배관 정보를 현장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혼합현실(MR, Mixed Reality)이란 현실 영상, 데이터와 가상으로 구현된 정보를 혼합해 기존 가상현실보다 더욱 현실에 가까운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박재영 부연구위원은 기존 종이도면을 대체하는 동시에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고 갱신할 수 있는 혼합현실 기반 기술 활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울산에 산재해 있는 지하매설물에 대한 관리체계를 강화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현존 데이터와 미확인 데이터를 상호비교해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실시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사 현장용 종이도면과 혼합현실 기반 디바이스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공간정보 데이터와 3D(입체) 변환 기술을 활용해 기술과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같은 플랫폼에서 공유한 뒤 토지정보서비스, 부동산서비스 등 다양한 대민서비스로 확장하는 것도 주문했다. 기존 지하시설물 통합정보시스템과 수치지형도 관리시스템, 도로굴착 온라인 시스템과 도로포장 관리시스템을 응용 플랫폼인 공간정보 자동갱신시스템으로 연동해 통합관리하고, 유관기관 데이터(가스, 전기, 통신 등)와 연동할 수 있는 망 연결 시스템 구축도 아울러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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