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는 게 보람”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19-06-27 13: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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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울산남구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소장
▲ 김현주 울산남구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소장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청소년쉼터(단기, 중장기)는 주로 어떠한 이유(주로 학대)로 가정에서 지낼 수 없어서 내몰린 '가정 밖 청소년'이 지내고 있으며, 특히 중장기쉼터는 자립을 준비하는 청소년들이 지내고 있다. 청소년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가정과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지만, 정작 사회로 나오면 갈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다. 이로 인해 일탈과 범죄의 늪에 빠지기 쉬우며,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후에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가게 되는 경우도 있다. 가출청소년들이 가정과 사회로 복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소년들이 왜 가출을 했는지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하는 김현주 울산남구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소장을 만나봤다. 


Q. 청소년쉼터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한다면?

청소년쉼터는 '가출청소년들의 안전한 보호를 통해 가정과 사회로의 복귀를 돕는 생활시설' 이지만 이를 문장 그대로 해석하기 보다는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청소년쉼터는 일시(고정형, 이동형), 단기, 중장기, 자립지원관 등으로 나뉜다. 그 중 울산은 일시(고정), 단기(남,녀), 중장기(남,녀) 총 5개소가 있다. 일시청소년쉼터는 거리에 있는 거리청소년들을 주로 만나게 된다. 그 중 고정형은 건물을 가지고 아이들의 숙식과 기본 의식주를 해결해 줄 수 있으며 최대1주일까지 보호가 가능하다. 거리에서 발견되는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며 위험한 곳으로 가지 않고 안전하게 보호되다가 가정 내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 경우 자발적으로 쉼터를 나가게 되는데, 이 중 가정학대(아동학대, 성학대 등)로 인해 집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친구들은 단기쉼터로 연계가 된다. 수사중이거나 재판중인 사항 또는 상담이나 조정이 많이 필요한 상황의 학대피해를 입은 아이들이 단기쉼터로 가서 최장9개월까지 지내면서 가정이나 사회로 복귀한다. 이 과정에서 가정복귀가 불가능해 스스로 자립해야 하거나, 가정의 기능을 회복하는데 장기간의 시간이 걸릴 아이들이 중장기 쉼터로 연계돼 최장4년까지 지내게 된다.

Q. 울산남구여자청소년쉼터는 언제 생겨났는지?

울산남구여자단기청소년쉼터가 2005년에 개소해 여자아이들을 모두 보호했고, 중장기쉼터의 필요성이 제기돼 2013년 여자중장기쉼터가 개소하게 됐다. 쉼터 내에서 안정을 찾고 지내는 아이들이 하루밤새에 입소하는 거리청소년들로 인해 재가출이 일어나게 되고, 서로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에 거리청소년에 대한 지원 필요성이 강화되면서 2018년부터 일시청소년쉼터가 운영됐다. 울산에는 없지만 일시쉼터(이동형)는 대형버스를 개조해서 아이들이 밀집한 지역에 이동하면서 지원하고 있고, 자립지원관은 2019년 시범사업으로 운영중이며 중장기청소년쉼터 퇴소이후 경제적,심리적으로 준비가 덜 된 채 자립해야 하는 아이들의 자립을 전담하여 지원하는 시설이다. 울산남구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는 울산남구청 위탁으로 사)마이코즈에서 위탁운영중이며, 가정 내 학대 등을 피해 쉼터에서 지내며 학업을 유지하고 있는 아이들이 주말 아르바이트만으로 자립금을 모아 자립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2015년 LH매입임대주택을 임대해 개별자립지원실(4개호)이 있는 현재위치로 이전하게 됐다.

Q. 청소년쉼터를 이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중장기쉼터는 바로 입소가 불가능 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단기쉼터나 타 생활시설등에서 생활하다가 '자립'을 해야 하는 목표가 있는 아이들이 입소해 '자립'을 중점과제로 두고 생활하게 된다. 청소년기본법에서 말하고 있는 청소년 나이인 만9~24세 청소년이 이용가능한데, 아동은 아동시설로, 성인은 성인시설로 주로 가고 1순위가 초등고학년~고등학생 정도다.

Q. 희망상담도 있던데,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쉼터에 입소하는 청소년들은 모두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입소하게 되면 담당선생님이 배정되고, 개별 사례관리와 상담이 이뤄진다. 개별 상황에 맞춰 심리치료가 우선 지원되기도 하고, 생활지원이 우선되기도 한다. 학업, 자원연결, 병원진료 등 지원되는 부분이 모두 다르다.

Q. 그동안 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많았을텐데 어떤 안타까운 사연들이 있었나?

청소년쉼터를 찾는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안타까운 상황으로 입소하는데 기억에 많이 남는 몇 사례를 소개 하자면, 부모 이혼 후 친척집에서 지내며 폭행을 많이 당해서 온 몸에 멍자국이있고 빗자루질을 한 방향으로 안 한다는 이유로, 걸레질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입에 걸레를 물리는 경우도 있었다. 어렸을 때 부모가 아이 목에 목줄을 걸고 외출을 하며 집에 가둬뒀던 경우도 있었고, 아이가 하교하고 집에 가보니 재혼한 부모님이 아이 몰래 이사하고 집이 비어있는 경우도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아버지가 도박중독으로 인해 집에 오지 않아 그대로 방치해 도시가스, 수도, 전기등이 끊겨서 아이가 씻지를 못하고 돈이 없어 작은 생수통으로 앞머리만 겨우 감고 다니다가 머리전체에 머릿니, 치아부식이 된 채로 온 경우도 있었다.

Q. 개인적으로 느끼는 보람, 그리고 바라는 점이 있다면?

청소년쉼터에 오는 아이들이 비행이 있는 가출청소년이라는 인식이 바꿔지면 좋을 것 같다. 최근엔 어떤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선생님 저 요즘 행복하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처음으로 알게 됐어요"라며 “모든 어른을 불신했었는데, 자기를 진심으로 생각해주고 자신을 위해주고 바라봐준다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라. 어떤 큰 변화가 있어야 보람이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어릴 때 느껴보지 못한 감정, 사랑과 행복을 느끼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는 게 제일 보람된 부분인 것 같다. 아이들의 드라마틱한 변화는 사실 아주 많은 시간이 흘러야 나타나기 때문에 저희는 드라마틱한 변화보다는 소소하게 아이들의 변화됨을 바라본다. 청소년쉼터에서 일한지 올해10년이 지났는데, 도움을 받으며 성장한 자신도 남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사회복지사가 돼 있는 친구도 있고 대학에 가서 대학생활하고 있는 친구도 있다. 회사에 취직해서 돈을 많이 번다며 후원을 하고 있는 친구도 있다.

Q. 현재 여러 가지 고민을 가지고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책이 있다. 즉,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많은 흔들림이 있어야 한다는 건데 우리 아이들은 계속해서 흔들려왔고, 가족이라는 탄탄한 흙이 없다. 모래위에 서 있는 것과 같다. 그래서 흔들릴 때마다 넘어지곤 하는데 그걸로 인해 좌절하지 말고 많이 흔들린 갈대가 더 단단해 지듯이 '흔들려도 괜찮아. 더 단단해 지는 중이야' 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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