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학습과 놀이가 되는 힐링의 ‘곰동네 체험학습장’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4 12: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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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2019년)에 곰동네 체험학교에서 체험학습을 한 아이들과 학부모들. ⓒ이음공동체협동조합제공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울주군 웅촌면에는 학생들이 직접 나무를 갖고 목공작업을 체험해보고 또 솔숲체험과 산책을 통해 숲사랑 교육도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바로 올해 행정안전부 우수마을기업으로 선정된 이음공동체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곰동네 체험학교다. 이곳에서는 웅촌의 역사·지리·문화적 여건을 살린 자기주도적 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강대성 이음공동체협동조합 대표는 조합이 지금까지 있어왔던 것은 직원들의 노력 덕분이라며 이곳은 직원 모두가 먼 훗날까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이자 생활터전이라고 말했다. 물질적인 부의 축적보다는 사람과의 관계를 더욱 중요시하는 강대성 이음공동체협동조합 대표. 인터뷰 내내 느낀 그의 온화한 인상과 너그러운 말씨는 그가 사람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해오며 살아왔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지금이 있기까지 고생해준 직원들을 모두 가족이라고 부른다는 강대성 대표의 얘기를 들어봤다.


학습이 놀이가 되는 곰동네 체험학교
이음공동체협동조합 우수마을기업 선정


울산저널 이기암 기자(이하 이)=이곳에 들어오니 다양한 목공예 제품과 숲이 잘 어우러져 정말 자연친화적인 장소라고 느낄 정도로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곰동네 체험학교에 대해 간략히 설명을 듣고 싶다.


강대성 이음공동체협동조합 대표(이하 강)=이음공동체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곰동네 체험학교는 영유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체험학습을 제공하고 있는데 목공예, 도자기, 부채 아트, 먹거리 만들기, 염색, 천연비누 만들기 등 체험과 숲속 작은 카페를 활용해 모임과 동아리 활동도 할 수 있는 힐링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또 학생들이 목공예 체험도 할 수 있는, 학습이 놀이가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우리 조합은 맞춤형 가구와 인테리어부터 제품 제작 그리고 판매가 가능한 기업이다.
 

이=2017년 5월에 행정안전부 지정 마을기업에 선정된 이후에 우수마을기업으로 선정되기까지 3년이 걸렸는데 그간의 과정이 궁금하다.
 

강=처음 2015년에 협동조합을 설립했고 2017년에 행정안전부 지정 마을기업에 선정됐는데 3년 후인 올해 9월 행정안전부 우수마을기업으로 선정됐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한 달 중 반 이상은 밤 12시 넘어서까지 일했던 거 같다. 다음날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할 재료를 만들기 위해선 무조건 일을 끝내야 했기 때문에 야근이 많았던 거 같다. 이를 버텨준 직원들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 

 

또 지금은 은퇴하셨지만 모교 은사님 박성재 교장 선생님께서 도와준 영향이 컸다. 주로 학교 쪽과 관련해 일을 진행하다 보니 아무래도 교장 선생님께서 판로개척에 많은 힘을 써주셨기에 지금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 선생님께서 처음에 활로를 뚫어주면 우리는 그걸 기반으로 학교에서 원하는 것을 충실히 이행해주고, 또 학교에서도 믿음을 갖고 계속 일을 맡겨주다 보니 사업이 날로 성장해 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잠깐 말을 들어봐도 그간 고생이 많았다는 걸 알 수 있을 거 같다. 우수마을기업에 선정됐을 때 기분이 어땠나?
 

강=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마을기업들이 많이 있는데 우리가 뽑히게 돼 고맙게 생각한다. 애초에 우수마을기업이 되려고 했던 건 아닌데 전 직원이 열심히 하다 보니 이런 기회가 온 거 같다. 우수마을기업 발표회 할 때 발표시간이 10분인데 그중 7할 이상을 직원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할 정도로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원래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우리 직원들이 전부 다 가서 응원도 하고 수상의 기쁨도 같이 누렸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 곰동네 체험학교에는 많은 학생이 다녀갔다. 학생들이 직접 나무에다 방명록을 새겨놓은 모습. ⓒ이기암 기자


직원들이 함께 살아가는 생활터전
투명한 경영으로 직원들 사기 고취 돼


이=지금까지 많은 고생을 했는데 처음 시작할 때 얘기를 듣고 싶다. 


강=2015년에 처음 시작했을 때는 여직원과 나 둘이서 시작했다. 그때 매출이 3000만 원 정도였는데 사업이 점점 확장됨에 따라 이듬해에는 약 2배 정도 매출이 늘었고 또 그다음 해 역시 2배가 늘었다. 매출과 직원이 매년 2배씩 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애초에 매출이 큰 편이 아닌 탓도 있었지만 이런 결과는 전 직원이 밤낮없이 일해준 것과 은사님의 판로개척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전 직원의 노력, 그리고 은사님의 판로개척이라는 두 요소가 잘 조합돼 지금의 이음공동체협동조합이 있게 된 걸로 볼 수 있는데 그밖에 경영상 노하우가 있는지?
 

강=대표가 돼서 고용을 직접 해보니 쉽진 않았다. 도중에 일이 없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최대한 있는 인원으로 해보고 일이 넘쳐서 감당이 안 될 때면 그때그때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유지해갔다. 또 우리가 협동조합인데 나를 포함해 이사들, 그리고 모든 직원이 회사가 개인소유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이곳이 사업을 하는 곳이긴 하지만 그보다 나와 전 직원이 앞으로 살아가는 생활터전이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 

 

내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면 후에 누군가가 맡아서 할 것인데, 그땐 나 역시 일반직원으로 돌아가 월급 받으면서 일하게 될 것이다. 또 전 직원이 법인카드를 하나씩 갖고 있다. 나와 직원들이 어디 가서 카드를 쓰게 되면 전 직원의 핸드폰에 바로 뜨게 돼 있다. 즉, 경영진이라고 해서 법인카드를 함부로 쓰지 않는 것, 그리고 통장잔고가 얼마나 있는지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고 직원들 역시 이런 오픈 경영을 장기간 신뢰해왔기 때문에 회사 내 불협화음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이런 투명한 회사경영이 꾸준히 있어왔기에 그간 힘들었어도 직원들이 버텨줬던 원동력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대표의 투명한 경영, 전 직원의 성실함, 은사님의 도움 이 세 가지가 잘 어우러져 지금의 회사가 이뤄진 것 같다.
 

강=하나 더 얘기하자면 우리 사무실에는 서류가 없다. 직원 6명인 회사가 서류뭉치가 없다는 게 이해가 잘 안 가겠지만 우리는 모든 회계처리를 바로바로 회계사무소에 넘겨버린다. 현금매출도 없기 때문에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게 전부 투명한 것이다. 행정업무를 볼 인력이 필요가 없어 인건비가 절약되는 측면도 있었다. 앞서 말했지만 우리는 불필요한 지출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투명한 경영이 직원들 간 화합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인테리어 공사 수익 체험학습에 투자
나이 먹어서도 체험학습 가능…천직이라 생각


이=학교에 대한 교섭이 정말 중요해 보이는데 은사님의 영향이 있었다고 해도 회사가 학교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면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강=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학교 생리를 파악하지 못해서 힘들었다. 학교는 처음 들어갈 때가 정말 까다로운데 견적해서 승인이 떨어지면 그 이후부터는 또 큰 문제가 없는 곳이 학교다. 은사님이 학교 몇 군데를 소개해주면 오로지 그 학교를 위해서만 일했다. 다른 곳에서 의뢰가 와도 전혀 받지 않았다. 아이들을 통한 체험학습도 만족스럽게 해주다 보니 학교 측에서도 우리를 점점 신뢰하게 되고 이후부터는 저절로 홍보가 되는 효과가 생기게 됐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협동조합이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학교가 훨씬 많다. 그래서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조그마한 트럭도 하나 샀다. 그 트럭을 타고 학교 여기저기를 다니며 좀 더 많은 학교와 관계를 맺어볼 생각이다.
 

이=지금 체험학습과 학교 인테리어 2가지 사업을 하고 있는데 올해 코로나 때문에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나?
 

강=체험학습은 거의 봉사활동 하다시피 하기에 솔직히 이것으로만은 유지가 안 된다. 작년에 6000명 정도의 학생이 체험학습을 했는데 그래도 적자더라. 대략 생각하기에 학생들 1만 명 정도는 돼야 손익분기점이 넘는 거 같더라. 원래 체험학습은 큰 수익이 나는 사업이 아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학생 수가 더 줄어들었다. 지금까지 상황은 인테리어 공사로 낸 수익을 체험학습 쪽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행인 건 코로나로 인해 각 학교에서 수업을 안 하다 보니 오히려 학교 내 인테리어 공사가 더 늘게 됐다는 점이다. 코로나로 인한 체험학습이 작년에 비해 큰 폭으로 줄게 됐지만 대신 학교 인테리어 공사가 2배 이상 늘어나면서 회사가 큰 어려움에 처하지 않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체험학습을 하는 이유가 아이들과 같이 수업하고 지내는 보람 때문으로도 보여지는데?
 

강=그렇다. 체험학습은 꼭 수익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과 같이할 수 있다는 게 체험학습을 하는 가장 큰 이유다. 그렇다고 여기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생각할 때 수익 부분을 아주 포기할 수는 없다. 체험학습도 손익분기점이 넘으면 괜찮은 사업인데 우리 회사가 점점 더 학교에 알려지고 나면 장기적으로는 인테리어 공사보다는 체험 쪽으로 가려고 한다.
언젠가부터 인테리어는 나이 80 들어서는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체험은 80이 넘어도 할 수 있다. 망치 하나 갖고 이것저것 모형을 만들면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이기 때문에 아이들과 호흡하는 것을 좋아하는 내게는 천직이라고 볼 수 있다. 꼭 수익이 얼마가 더 나야 하는 것보다는 내가 나이가 먹어서도 보람 있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가 중요한 거 아니겠나.

 

▲ 강대성 이음공동체협동조합 대표는 찾아가는 목공학교를 통해 좀 더 많은 학생과 소통하고 싶다고 한다. ⓒ이기암 기자

아이들과 소통하고 함께하는 게 목표
선한 영향력 키워 사회에 환원하고파


이=전 직원과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공동체 형성, 아이들과 호흡하려는 모습에서 삶의 가치관이 느껴진다. 앞으로 이음공동체협동조합이 추구하는 가치나 목표가 있다면 간단히 말해 달라.


강=이곳을 다녀간 학교들이 상북초, 옥현초, 굴화초, 문현초, 그리고 두남중고등학교 등 셀 수 없이 많다. 앞서 말했듯 앞으로는 인테리어보다는 체험학교 운영에 좀 더 가치를 둘 것이다. 지금처럼 아이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같이하는 것이 목표다. 사회적경제의 꽃을 울산에서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시장, 군수, 교육감 등 울산의 각 단체장이 많이 하는 걸로 안다. 앞으로 사회적경제의 비전을 많이 보고 다양한 지원책을 열어둘 것이라고 하니 우리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다. 꼭 금전적인 도움이라기보다는 어떠한 희망을 열어주는 것 같다고 할까. 

 

또 산림은 목공과 연관이 많다. 울주군 안에서 나오는 나무들을 갖고 숲을 경영하면 거기서 나오는 목재료들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지금까지는 마을기업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 앞으로는 사회에 좀 더 환원할 수 있는 그런 선한 영향력의 마을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직원을 지금보다 조금 더 늘려나가면서 직원들과 오랜 시간 함께 할 수 있는 터전을 가꿔나가고 아이들과 항상 함께하는 것이 나와 우리 직원들의 궁극적인 삶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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