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꾸고 더불어 누리는 숲-지역숲경영과 공정관광

이종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8-22 13:20:49
  • -
  • +
  • 인쇄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공동기획

울주형 그린뉴딜 일자리 모델 1,3분과 통합워크숍
▲ 지난 13일 울산시의회 3층 대회의실에서 노사발전재단과 김미형 울산시의원이 주최하고 울주군과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이 주관한 ‘지역 숲경영과 공정관광’ 워크숍이 열렸다. 울산시의회 제공.

 

지난 13일 오후 2시 울산시의회 3층 대회의실에서 ‘지역 숲경영과 공정관광’을 주제로 워크숍이 열렸다. 이날 워크숍은 노사발전재단과 김미형 울산시의회의원(행정자치위원장)이 주최하고 울주군과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이 주관했다. 2년째 노사발전재단의 상생형 지역일자리 컨설팅 지원사업을 수행하는 울주군과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은 ‘울주형 그린뉴딜 일자리 모델’을 개발해왔다. 지난 7월 21일 울주군청에서 열린 2(목재이용), 4(전환교육)분과 통합워크숍에 이어 이날은 1분과(산림경영)와 3분과(생태관광) 통합워크숍으로 진행했다.


김종관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인사말을 하면서 “우리 숲이 많이 좋아졌고 이제는 임업 경영을 할 수 있는 시기에 도달했지만 2헥타르 미만 영세 사유림이 80% 이상을 차지해 경영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사유림을 규모화해 공동경영할 수 있는 경영주체를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주형 그린뉴딜 일자리 모델 개발 연구사업을 총괄하는 한상진 울산대 교수도 “사유재산제 하 사유림의 공동이용을 위한 공동자산(commons), 공동자산화(commoning)라는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개별적 소유로 숲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관리를 통해 숲의 이용권을 높이는 것은 울주군은 물론 지구적 숲의 회복력 유지에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또 “공정성(公正性)은 공적 영역이 민영화돼가는 21세기 사회에서 공동체적 정의라는 공정성(共正性)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며 숲경영과 목재활용, 공정관광에서 분배적, 절차적, 승인적 공정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임업 전성시대가 도래한다”

이강오 한국임업진흥원 원장은 “지역사회와 산주가 지역의 숲을 잘 가꾸고 가치 있게 만드는 것 자체가 진정한 관광자원화”라며 “지역의 산림으로 지역사회가 먹고살 수 있도록 인제군 자작나무숲이나 순천 백이농장 편백숲처럼 지역산림경영과 지역임업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숲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우리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221조 원에 달한다. 국민 1인당 연간 428만 원의 혜택이 돌아간다. 임업총생산액은 1차 산업 기준 6조7000억 원, 2차 가공 포함 약 40조 원이다. 국토의 63%가 산지인 우리 숲은 해마다 3%씩 성장한다. 1960년대 헥타르당 10㎥에 지나지 않던 산림축적은 2010년 헥타르당 150㎥으로 성장했다. 


한반도 산림 규모와 비슷한 독일의 목재산업·임업 일자리는 약 120만 개로 자동차산업 일자리 77만5000개보다 많다. 도심 숲은 글로벌 기업들이 본사를 이전할 때 가장 크게 고려할 만큼 도시경쟁력을 좌우한다. 숲은 다양한 대안적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낸다. 우리 숲은 개발이 어려운 만큼 다양성이라는 무기가 있다. 우리 산의 단풍은 100가지 수종으로 이뤄져 있지만 캐나다의 단풍은 한 가지뿐이다. 영하 20도와 영상 20도를 견디는 우리 동백꽃은 유전적 특징으로 영국 큐가든에서 사랑받는다. 임업진흥원은 청정 임산물로 만든 식탁 위의 작은 숲 ‘K-forest Food’와 국산 목재를 활용한 목재제품 ‘K-Wood’, 국산 석재를 활용한 ‘K-Stone’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강오 원장은 K-Wood 지역목재 지정과 플라스틱 대체 목재제품 생산, 신기술 지정과 연구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화, K-Wood 챔피언 기업 지원 등 K-Wood 핵심 콘텐츠를 소개했다.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을 위해 산림에서 어떤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이강오 원장은 최근 벌채를 둘러싼 논쟁을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으로 가는 진통으로 해석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백년숲은 한 살부터 백 살까지 다양한 연령의 나무가 함께 살아가는 숲이고, 침엽수와 활엽수, 다양한 수목과 야생동물이 함께 살 수 있는 숲이다. 산나물과 약초, 바이오매스 에너지자원과 산업원료, 건축재와 고급가구재가 생산되는 숲이고 새로운 일자리의 보고이며 선순환적사회적 경제의 터전이다. 또한 숲과 나무의 문화가 숨쉬는 치유의 숲이다. 이강오 원장은 “숲은 시장에 맡겨두면 가장 좋은 숲부터 사라질 것”이라며 50년 숲을 반복하는 수탈경영이 아니라 백년숲을 키우는 지속가능 산림경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산림경영을 강조했다. 지역의 경제, 사회,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생태계 서비스 경영이어야 하고, 지역사회의 임업인과 이해관계자가 주도하는 지역 산림거버넌스를 통해 실현돼야 하며,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다양한 영역과 협력을 통해 발전하는 지역임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강오 원장은 “산림경영은 이어달리기와 같다”며 “1972년 출발한 첫 번째 주자의 치산녹화에 이어 지금은 두 번째 주자가 솎아베기를 통해 지속가능 산림경영을 시작하고 세 번째 주자에게 바통을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쓰고 버리는 소비가 아닌 관계의 여행

유영준 지속가능광관컨설팅 공동대표는 국내외 공정관광 사례를 소개하고 울산지역 적용 방안을 제시했다. 공정여행이란 우리가 여행에서 쓰는 돈이 그 지역과 공동체 사람들에게 직접 전달되는 여행이고, 우리의 여행을 통해 숲이 지켜지고 사라져가는 동물들이 살아나는 여행이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경험하는 여행이며 여행하는 이와 여행자를 맞이하는 이가 서로를 성장하게 하는 여행이다. 쓰고 버리는 소비가 아닌 관계의 여행인 셈이다. 


인구 180만 명인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관광객이 연간 3000만 명 이상 방문한다. 바르셀로나시는 2015년부터 조사관 80명이 관광지를 돌아다니면서 관광수요를 통제하고 관리한다. 도시 치안과 주민 편의를 위해 관광버스의 도심지 진입을 제한하고, 신규 숙박업소의 지역별 차별을 허가했다. 숙박업소를 통해 관광세도 징수한다.


연간 1800만 명이 방문하는 인구 86만 명의 도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관광객의 여행 쾌적도를 높이기 위해 유명 관광지의 혼잡도 데이터를 공유하고 관광객의 시간적, 공간적 분산을 유도한다. 암스테르담 관광청의 목적은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더 적은 수의 관광객이 더 오래 체류하며 관광객에게 최상의 경험을 선사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연간 2700만 명이 방문하는 인구 5만4000명의 도시 이탈리아 베니스는 섬 고유의 정체성을 보전하기 위해 방문객을 제한하는 의무예약제를 도입했다.


생태관광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제주 선흘1리와 서귀포 하례리 사례도 소개했다. 유영준 대표는 울산지역에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적용하기 위해 공정여행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공정여행 상품에 대한 주민 참여 프로그램 확대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공정여행 기획가를 양성해 청년층의 취업과 장년층의 재취업을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철새홍보관과 연계한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울산태화강삼호철새마을협의회를 마을협동조합이나 마을기업으로 육성하며, 대나무공예학교를 운영하고 대나무 밥통을 활용한 음식을 발굴해 철새마을 내 게스트하우스와 식당에서 활용하도록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전 공존숲, 도시숲가꾸기 그린짐

안재준 대전충남생명의숲 사무처장은 ‘기업이 공헌하는 숲, 대전 공존의 숲’을 주제로 발표했다. 공존숲은 지역 숲을 시민참여를 통해 건강하고 아름답게 가꾸고 자원봉사활동과 지역사회와의 공존을 도모하는 숲이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산림탄소상쇄, 산림복지서비스를 통한 지역사회 복지 증진, 지역주민 참여로 건강한 숲생태계 보전·관리를 목적으로 한다. 유한킴벌리가 예산을 대고 중부지방산림청이 국유림을 내놓았다. 운영은 생명의숲이 맡았다. 산림청, 지자체, 산림조합, 유한킴벌리, 생명의숲이 2014년 공동산림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2025년까지 산림교육, 조림, 숨가꾸기 등을 진행하고 있다.


2014년 1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대전 공존숲 숲지킴이 교육과정을 30회 진행하고, 9.6헥타르에 소나무, 백합나무, 가래나무, 편백, 느티나무 등 3만9000그루를 심었다. 114헥타르에 대한 숲가꾸기도 진행했다. 도시숲 어린이 생태학교는 산림청과 환경부 인증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2018년부터 그린짐(GREEN GYM)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린짐은 지역 숲생태계를 시민과 마을주민이 직접 관리하고 참여하는 운동이다. 자연과 소통뿐 아니라 정신과 신체 건강활동을 개선하고 참가자들과 교류를 통해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는 숲 문화공동체 운동이다. 1997년 영국에서 시작한 그린짐 운동은 2017년 생명의숲이 협약을 통해 그린짐 브랜드를 처음 사용했다. 그린짐 활동은 준비운동과 도구 및 작업내용, 방법 설명, 작업(활동), 휴식(티타임, 간식, 대화 등), 작업(활동), 정리운동 순으로 진행한다. 지난 6월 대전 유성구, 충남대, 카이스트, 한밭대, 침례신학대, 대전충남생명의숲이 도시숲가꾸기 그린짐 협약을 체결했다.

“산주 주도 산림경영이 필요하다”

이교원 한국산림레포츠협회 대표는 “숲가꾸기 간벌재가 산림에 방치돼 썩어가면서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어린나무의 가지 대목들이 뒹굴면서 산을 찾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며, 산주들마저 이런 숲가꾸기 모습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돼버렸다”면서 “이제는 산주가 나서서 산을 막연히 세금만 내는 재산이라는 관념을 소득창출의 장이라는 인식으로 바꿔줄 때”라고 말했다. 산주 주도의 산림경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림 현황을 파악하고, 목재 생산이 목적이라면 경제림 단지 조성을, 복합경영이 목적이라면 적절한 간벌과 작업로를 개설해 구역을 설정해야 한다. 이교원 대표는 “산림경영계획을 세우고 한 걸음씩 시작한다면 10년 뒤 산림은 부가가치 있는 재산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교원 대표는 간벌재의 효율적 생산을 위해 기계톱과 우드그랩, 하산차량 등을 이용한 숲가꾸기(제거율 35%, 헥타르당 52톤 생산) 톤당 단가를 5만8900원에 맞출 수 있다고 제시했다. 원목 납품단가 톤당 6만5000~6만7000원보다 낮다. 작업로 개설비도 미터당 1만500원이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복합경영림 숲가꾸기와 쓰임새에 따른 목재 조재 방안도 제안했다. 낙엽송, 잣나무, 소나무 등은 직경 15cm 이상 제재목으로 정확하게 조재하고, 참죽나무, 느티나무, 벚나무, 박달나무, 물푸레나무 등 특수목은 대경재와 소경재 모두 수요자의 요구대로 조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의 숲가꾸기 간벌재 활용도는 약 5% 안팎으로 아까운 산림자원이 버려지고 있다며 목재유통 클러스터를 조성해 제재목 10%, 특수목 5%, 버섯종균용 톱밥, 산림퇴비 등 10%, 산업용 팰릿 25%, 화목, 장작, 목탄 등 20%로 간벌재를 분류하면 ㎥당 평균 9만7000원에 판매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교원 대표는 “현재 우리 산림에서 생산되는 간벌재와 미이용재의 활용효과는 아주 적지만 산주 스스로 미래와 방향을 찾는다면 소득 증대 기여는 물론이고 새로운 경영 시스템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사회적, 공익적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며 “백년의 숲, 숲다운 숲, 소득 창출의 숲을 조성하는 데 이제는 우리 산주가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