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사회로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한 과제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19-10-08 12: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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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4~6일에 열린 2019 창원국제수소에너지 전시회에서 한 시민이 상용 수소추출기를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 ⓒ이기암 기자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 '수소' 미래의 대체에너지가 될 것인가?> 

 

기획취재 순서
 

1.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 ‘수소’ 미래의 대체에너지가 될 것인가?
2. 토요타시의 친환경차량보급 정책, ‘사쿠라프로젝트’
3. ‘전기차 VS 수소전기차’ 앞으로 향방은 어떻게?
4. 액체수소 기반의 수소에너지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MetaVista’
5. ‘수소 스마트 시티 계획’을 선포한 고베. 일본의 수소산업 전략은?
6. 수소사회로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한 과제

수소연관기업들 연구시설 울산내에 유치해야

울산의 경우 한국에서 생산되는 수소의 반을 생산하고 스스로 소비가 가능 할 정도로 수소산업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도시다. 이에 반해 기업들의 주요 연구시설은 대부분 울산외부에 있어 기업이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연구시설을 울산시로 유치하는 것이 큰 과제라고 할 수 있으며, 울산시의 인프라는 이미 국내 최고 수준이지만 이에 반해 시민들이 산업의 발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제품들을 접할 기회가 적다. 울산의 수소차 보급이 전국최대이지만 아직까지는 1000대 수준으로 미약한 부분이고, 버스도 1개 노선에 지나지 않아 시민들이 수소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에는 부족하다. 정연호 한국수소산업협회 팀장은 “수소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신규 업체들을 유치하는 방법도 있지만, 기존의 업체들이 업종전환을 해 자연스럽게 산업이 유지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 팀장은 “신산업이 성장하면 기존산업이 몰락하는 피해가 발생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산업의 업체들이 신산업에 도전 할 수 있도록 정부나 지자체의 다양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대기업이 먼저 초기 시장을 열어 시장 활성화 기반을 마련해야 중소기업이 이에 맞춰서 필요한 부분에 지원산업들을 펼쳐나갈 수 있다. 수소경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많은 기업이 연관돼 있다. 수소의 공급, 저장, 부품소재, 금형 등 여러 분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공급과 수요가 이뤄지며, 이를 통해 많은 기업들이 동반성장해 나가야 한다.

수소공급은 걱정할 필요 없다는 울산시

심민령 울산시 에너지산업과 과장은 창원국제수소포럼 중 각 지자체 관계기관과 수소산업종사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일본에서 생겨난 용어인 ‘부생수소’라는 말은 쓰지 말자고 한다. 수소는 대부분의 화학공정에 들어가는 핵심물질인데 ‘부생’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뜻이다. 또 심 과장은 화학공정에서 발생했다는 뜻의 ‘그레이(Gray)수소’라는 용어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수반하지 않는 Green수소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수소를 추출, 생산하는 과정에서 질수산화물, 이산화탄소 등을 배출하는 수소를 Gray수소라고 한다.) 심 과장은 “울산에서는 화학공정에서 추출되는 수소 뿐 아니라 천연가스 개질, 수전해 방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매년 82만 톤의 수소가 생산되고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울산에서 생산되는 수소를 ‘그레이수소’라고 칭하며 나쁜 수소라고 보는데,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심 과장은 “수소공급은 울산이 잘 할 테니 타 지자체는 수소차보급과 충전소확대 등 모빌리티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소 10만 톤이면 1년에 수소차 50만대를 가동할 수 있으며, 앞으로 몇 년간은 울산(매년 82만 톤의 수소생산)이 수소공급은 도맡아 하겠다는 얘기같다. 또한 도시가스 보급률이 높고, 인터넷망이 한국만큼 잘 돼 있는 나라가 없듯이 수소배관망 구축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가스배관과 수소배관은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 수소충전소 역시 전국적으로 300개 정도만 되면 사람들이 수소차를 이용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 울산에 위치한 (사)한국수소산업협회는 2014년 설립해 현재 약 150여개사, 500명의 회원이 속한 단체로 국제 수소포럼 진행, 국제 수소 학회 및 협회 네트워크 형성, 국책과제를 통한 정책 제언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2019 창원국제 수소에너지 전시회 및 포럼’에서 (사)한국수소산업협회가 수소산업 홍보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기암 기자

 

부생수소 생산지역, 일부에 집중 돼 있어

이처럼 울산이 수소선도도시로 나가기위한 힘찬 발걸음을 떼고 있지만, 대한민국이 진정한 수소강국이 되려면 몇 가지 더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먼저 대부분의 국내수소생산을 부생수소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현재 국내의 총 수소생산능력은 약 173만 톤(연간)이며, 실제 2017년 생산한 수소는 약 164만 톤이다. (정유공정 75%, 납사분해 13%, LNG개질 7% 등) 그리고 연간 23만 톤의 부생수소가 유통되고 있다. 이렇게 유통되는 부생수소는 울산, 여천, 대산 등에 생산지역이 집중돼 있어 생산지 추가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각 기업들은 개질수소(나프타분해, 메탄올)를 생산하고 있지만, 개질수소생산은 정유사 탈황 수소공급용으로 사용이 제한적이다. 이밖에도 수소의 저장과 이송에서의 문제도 있다. 유통사 중심의 수소이송과 운송이 생산지역 중심으로 편중될 우려가 있고, 수소운송의 거리 및 유통량에 따라 지역별로 수소가격격차가 생길 수도 있다. 이런 격차를 해소하려면 결국 국내 전 지역에 수소를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지난 9월 4일부터 6일까지 열린 창원수소국제포럼에서 임희천 수소산업협회 기술부회장은 “개질수소는 수소생산을 위한 중간단계로 대형시스템은 기술 성숙 단계로 국내 천연가스 기지 4곳 및 CNG기지 활용 시 개질 수소는 국내 전 지역에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부생수소로는 발전용 수소공급에는 한계가 있으며 수소사회 진입을 위해서는 수송용, 발전용의 대규모 수소공급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수소개질 및 저장기술개발 필요) 임 부회장은 “국가 에너지원으로서 수소공급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급을 위한 생산거점기지 구축이 필요하고, 초기산업 확장을 위해서는 개질기술을 통한 대량생산체계 구축도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현재 수소공급은 부생수소에 의존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수전해에 의한 그린수소 보급이 필요하며, 그 중간단계로 인프라 구축을 위한 경제성 확보를 위해 천연가스 개질에 의한 대량생산 및 시장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충전소의 안정적인 운영과 부품의 국산화 서둘러야

수소산업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결국 수소차의 보급과 수소연료전지산업이 중요하다. 각 가정에 수소연료전지 보급이 확대되고, 거리에는 많은 수소차가 돌아다니고 수소충전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때 일반시민들은 ‘이제 수소시대가 왔구나’라고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은 인프라의 문제고, 가장 시급한 것은 수소충전소를 늘리는 일이다. 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로드맵을 보면 놀랍게도 2022년까지 전국에 310개소의 수소충전소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9년도 불과 몇 개월 남지 않은 현 시점에 전국의 수소충전소는 30개 밖에 되지 않는다. 과연 정부의 로드맵대로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 310개를 세울 수 있을까? 지금부터 3년 남았다고 하면 1년에 100개는 지어야 한다. 수소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하고 있는 일본도 작년(2018년)에 겨우 충전소 100개를 넘어섰다. 2022년까지 정부의 목표인 수소차(8.1만대, 그중 내수는 6.7만대), 수소공급(연간 47만톤, 가격 6000원대)은 가능할 수도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 310개를 목표로 했지만, 현실은 정부의 의지와는 사뭇 다른 거 같다. 각 지자체의 수소관련부서 공무원들과 얘기하면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애로사항이 수소충전소 설치문제였다. 모 지자체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 계획대로 수소충전소를 짓지 못하고 있다. 충전소를 지어야 수소차 보급을 추가로 할 텐데 충전소가 지어지지 않으니 수소차보급도 지연되고 있다고 한다. 다른 각 시도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 일 것이다. 수소충전소에 관해 지역주민과의 갈등문제는 각 지자체의 큰 고민거리다. 또 수소충전소 관리문제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충전소 부품이 고장이 나 약 일주일간 운영을 못한 곳도 있다. 독일에서 부품만 구해오는데 3~4일이 걸렸다고 한다. 당시 수소차 운전자들은 일주일동안 차를 세워둬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고 한다.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선 수소충전소부품의 국산화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수소충전소의 크고 작은 문제는 겉으로 드러나지만 않을 뿐 거의 모든 충전소에서 종종 일어난다고 한다. 물론 수소충전소를 처음 운영하는 데 대한 ‘어려움’,‘익숙치 못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하더라도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인재(부주의)로 인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올해 1월, 수소로드맵을 발표한지 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강릉에서 수소탱크폭발사고가 났다. 강릉사고는 수소로드맵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새로운 산업에 대한 안전경각심을 일깨워준 사고가 돼버렸다. 특히 우리나라 산업현장의 사고들은 대부분 인재다. 빨리, 그리고 대충 하다가 발생하는 사고가 태반이다. 수소충전소에 종사하는 관리자들은 관리규정이나 안전수칙을 제대로 숙지하며 운영해야 한다. 충전소의 안정적인 운영, 부품의 국산화가 함께 이뤄져야만 수소충전소의 보급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유기적으로 공조하여 수소 충전소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규제 완화 및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이와타니산업에서 운영중인 일본 간사이 국제공항내의 수소충전소 모습 ⓒ이기암 기자


수소기획취재를 마치며

수소취재를 하면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수소관련 부서의 몇몇 지자체공무원들과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면, ‘수소산업이 정부의 로드맵처럼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구나(충전소 확대와 일원화된 수소컨트롤타워의 필요해 보인다)’라는 걸 느낀다. 또한 각 지자체마다 수소전담부서가 따로 있는 경우가 많진 않았다. 이제 막 산업의 초창기여서 그런지 몇몇 기업들이나 일부 지자체는 취재협조에 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앞서 설명했듯이, 수소사회로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정책적 실행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불필요한 규제를 최소화하고 적합한 규제 및 인증 기준을 신속히 도입해 원활한 연구개발 및 제품화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개발된 기술을 테스트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실증사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도 필요하다. 또한 대기업이 시장 활성화 기반을 마련해줌으로써 중소기업이 이에 맞춰 필요한 부분에 지원 산업들을 펼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정부와 각 지자체는 수소에너지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수소의 과장된 위험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 최근영 수소산업진흥원 유치위원회 간사는 “2030년 이후 수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된다면 그 어느 지역보다 수소인프라 구축이 잘 돼 있는 울산이 수소선도도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수소산업진흥원 유치위 최근영 간사, 황명필 공동대표, 김기철 상임공동대표, 김미형 시의원, 심규명 상임공동대표 ⓒ이기암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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